올해도 국내 배우들이 미국 배우 조합상(SAG)에서 수상의 영광을 누렸다. SAG는 미국 배우 조합이 주최하는 시상식으로, 영화와 TV에서 활약하고 있는 미국 내 모든 배우들이 자신과 같은 배우들을 대상으로 상을 주는 행사다. 올해는 남녀 연기상에, 스턴트 앙상블상까지 차지하면서 처음으로 3관왕을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2019)으로 우리나라 작품의 국제적 위상을 미국 무대에서 다시 한번 공고히 했기 때문에 앞으로도 이같은 관심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드라마 ‘오징어 게임’에 출연한 배우 이정재와 모델 출신 배우 정호연이 2022 제28회 미국 배우 조합상(Screen Actors Guild Awards·SAG)에서 각각 남녀 연기상을 받았다.

27일(현지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모니카 바커 항거에서 28회 SAG가 진행된 가운데 ‘오징어 게임’의 이정재와 정호연이 TV 드라마 부문에서 나란히 남자 연기상, 여자 연기상을 차지했다.
먼저 호명된 이정재는 “너무 큰일이 저한테 벌어졌다. ‘오징어 게임’을 사랑해 준 전세계 관객 여러분들에게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수상소감을 쓴 종이를 재킷 주머니에서 꺼냈으나 “다 읽지는 못 하겠다”고 부끄럽게 웃으며 그냥 넣었다.
이정재가 수상한 TV 드라마 부문 남자 연기상 후보로는 ‘석세션3’의 브라이언 콕스, ‘더 모닝 쇼’의 빌리 크루덥, ‘석세션3’의 키에란 컬킨, ‘석세션3’의 제레미 스트롱이 함께 올랐다.

이날 시상식에는 이정재와 정호연, 박해수, 김주령, 아누팜 등의 배우들과 극본 연출을 맡은 황동혁 감독이 참석했다.
이어 시상 무대에 오른 정호연은 “여기 계신 많은 배우들을 TV와 스크린으로 보며 배우가 되고 싶다는 꿈을 키웠다”며 “제가 이 자리에 와 있다는 게 진심으로 영광스럽다”고 말하며 눈물을 흘렸다.
TV 드라마 부문 여자 연기상 후보로는 제니퍼 애니스톤(‘더 모닝 쇼’), 엘리자베스 모스(‘핸드메이즈 테일4’), 사라 스누크(‘석세션3’), 리즈 위더스푼(‘더 모닝 쇼’) 등이 함께 올랐다.

정호연은 이어 영어로 “제가 배우를 꿈꿀 수 있게 해줘서 감사하다. 그리고 제게 문을 열어주셔서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이날 그녀는 ‘오징어 게임’의 극본을 쓰고 연출한 황동혁 감독과 제작자 김지연 싸이런픽쳐스 대표, 이정재 박해수 김주령 아누팜 등 연기 호흡을 맞춘 배우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지난해 9월 17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드라마 ‘오징어 게임’은 456억 원의 상금이 걸린 의문의 서바이벌에 참가한 사람들이 최후의 승자가 되기 위해 목숨을 걸고 극한의 게임에 도전하는 이야기를 담았다. 이정재와 정호연은 각각 서바이벌에 참가한 기훈, 새벽 역을 맡았다.
이날 ‘오징어 게임’은 남녀 연기상뿐만 아니라, 스턴트 앙상블상까지 거머쥐었다. 총 3관왕을 기록한 셈이다. 그러나 배우들 전체에게 돌아가는 앙상블상은 아쉽게 불발됐다. TV 드라마 시리즈 부문 앙상블상은 HBO ‘석세션’이 차지했다.

지난해 열린 2021 SAG에서 배우 윤여정이 영화 ‘미나리’(감독 정이삭, 제작 Plan B Entertainment, 수입배급 판씨네마)로 영화 부문 여우조연상을 차지했다.
이에 앞서 ‘기생충’(감동 봉준호, 제작 바른손이앤에이, 배급 CJ ENM) 팀은 2020 SAG에서 영화 부문 앙상블상을 거머쥐었던 바.
2020년부터 올해까지 3년 연속으로 국내 배우 및 제작진이 수상하는 기쁨을 누리고 있어, 내년에도 한국 작품을 향한 미국 배우들의 관심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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