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배구 역대 최다 15연승을 질주했던 ‘무적 함대’ 현대건설도 강행군 앞에선 어쩔 수 없었다. 3일 휴식으로 재정비 시간을 가진 현대건설이 다시 정규리그 1위 확정을 노린다.
현대건설은 코로나 확산에 따른 시즌 중단 여파로 지난주 강행군을 치렀다. 지난달 22일 수원에서 IBK기업은행전(3-1 승)을 치른 뒤 바로 다음날 23일 김천에서 한국도로공사전(0-3 패)을 가졌다. 이어 하루 쉬고 25일 대전에서 KGC인삼공사(2-3 패)전까지 4일간 3경기를 소화했다.
국제대회가 아닌 이상 정규리그에선 거의 없는 살인적 일정이었다. 점프를 반복하는 배구 종목 특성상 체력이 떨어지면 경기력에 바로 나타난다. 점프 1~2cm 차이로 승부가 갈린다. 인삼공사전에선 1~2세트를 먼저 잡았지만 3세트 이후 선수들 체력이 급격히 떨어져 리버스 스윕패했다.

이날 경기 전부터 강성형 현대건설 감독은 “체력이 쉽지 않다. 그동안 1경기 하면 적어도 이틀은 쉬고 다음 경기를 했다. 체력이 남은 상태에서 올리는 것과 고갈된 상태에서 올리는 것은 차이가 크다”며 “야스민도 몸집이 크다 보니 컨디션 회복에 시간이 걸린다. 코로나 때문에 원정시 외부 웨이트 공간도 쓸 수 없다. 준비가 안 된 상대로 해야 한다”고 걱정했다.

우려는 현실이 됐다. 3세트부터 몸이 무거워졌는지 발이 따라가지 않았고, 범실이 쏟아졌다. 선수들을 로테이션으로 썼지만 쉽지 않았다. 양효진, 황민경, 황연주 등 국제대회 강행군 경험이 있는 선수들도 힘들어했다. 결국 시즌 첫 연패를 당하면서 정규리그 1위 확정 시점도 늦춰지고 있다.
강 감독은 “3세트부터 확실히 체력이 떨어졌고, 범실이 나오면서 정확도도 떨어졌다. 이런 스케줄은 안 나와야 한다. 나도 허리가 많이 아프다. 서있는 나도 이 정도인데 선수들은 더욱 힘들었을 것이다. 어떻게 끌고 갈 수가 없었다. 작전 타임을 불러도 할 말이 없을 정도였다”며 안타까워했다.
강행군 끝에 3일 휴식을 취한 현대건설은 1일 수원 홈에서 2위 도로공사와 맞붙는다. 승점 3점을 내면 정규리그 1위 확정이다. 올 시즌 현대건설의 3패 중 2패를 안긴 도로공사는 챔피언 결정전 상대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승부다. 강 감독은 “3연패를 하면 많이 다운될 수 있다. (고비를) 잘 이겨내야 한다”며 “우리가 그냥 1위가 아니라는 것을 선수들이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28일 훈련 중 3명의 선수가 코로나 유증상을 보여 PCR 검사를 받는 가운데 현대건설이 최대 고비를 잘 넘길 수 있을지 주목된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