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김재동 객원기자] 가정법원 소년부 판사들의 이야기를 다룬 넷플릭스 드라마 ‘소년심판’에 대한 시청자들의 호응이 높다.
2일 글로벌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순위 집계 사이트 플릭스 패트롤에 따르면 '소년심판'은 지난달 25일 공개된 이후 5일만인 1일 넷플릭스 TV쇼 부문 글로벌 7위를 차지했다. 한국 홍콩 등 8개국에선 1위에 오르기도 했다.
먼저 소년 법정이란 이색적인 배경과 사회적 관심사인 소년범죄란 시의성 높은 소재 선택이 눈길을 끌었다. 김혜수(심은석 역)·김무열(차태주 역)·이성민(강원중 역)·이정은(나근희 역)의 라인업이 펼치는 연기력도 완벽했다. 만 13세 중학생 남자 캐릭터를 맡은 만 27세 여배우 이연 등 소년범들로 분한 배우들의 현실연기도 극의 리얼리티를 한껏 끌어올렸다. 그래서 주제·연기·구성 면에서 흠잡을 데 없는 웰메이드 드라마가 탄생됐다.

경찰청에 따르면 2018년 촉법소년의 소년부 송치 건수는 7,364건이었다. 그러던 것이 2019년 8,615건으로 늘었고, 2020년 9,606건을 기록하는 등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인구감소 추세 와중에, 소년범죄 총량이 감소추세인 와중에 보인 증가세다.
그 3년간 살인 8건, 강도 28건, 방화 111건, 강간·추행 1,140건 등 강력범죄가 촉법소년들에 의해 저질러졌다. 하지만 현행법상 만 10세 이상 만 14세 미만 촉법소년은 이같은 흉악범죄를 저질러도 형사처벌이 아닌 감호위탁, 사회봉사, 소년원 송치 등의 보호처분만 받는다.
비단 촉법소년뿐 아니라 19세 미만 전체 소년범죄의 심각성도 가중되고 있다. 2010년 35.1%였던 소년사건 재범률은 2019년 40%로, 강력범죄 비율은 3.5%에서 5.5%로 늘었다.
이 때문에 현 21대 국회에는 촉법소년 연령 상한을 낮추는 내용의 법안 4건 등 9건의 소년범죄 처벌강화법안이 상정돼 있다고 한다.

그래서 김혜수가 맡은 심은석 판사는 ‘그 나이에 감히 범죄를 저지르는’ 소년범들을 혐오한다. 나이가 적어도 그들의 범죄는 피해자를 만든다. 그 피해자가 상처 입고 인생이 망가지고 가정이 파탄나는 것은 매일반이다.
그렇게 개인 심은석은 싫어하고 미워할지언정 판사 심은석은 소년을 위해서라면 최선을 다할 것과 냉정한 처분을 내릴 것과 어떠한 색안경도 끼지 않겠다는 원칙을 견지한다.
이에 반해 김무열이 맡은 차태주 판사는 소년범들을 지탄하는 것은 누구든 할 수 있는 일이지만 그들에게 갱생의 기회를 줄 수 있는 것은 판사뿐이라는 소신을 갖고 있다. 불우했던, 그래서 소년범이 될 수 밖에 없었던, 그리고 한 자비로운 판사의 영향으로 갱생할 수 있었던 스스로의 경험이 소년들을 연민하는 판사로 차태주를 성장시켰다.
이성민이 맡은 강원중 부장판사는 소년부 판사로서의 오랜 경험으로 소년범죄의 해결책은 결국 법 시스템을 개선해야만 성과를 거둘 수 있다는 가치관을 갖는다. 그리고 현장을 반영한 법을 만들기 위해선 결국 사법부를 떠나 입법부에서 역할을 찾아야겠다고 결심하게 된다.

이정은이 맡은 나근희 부장판사는 “내 법정은 감정이 없다”고 주장한다. 그래야 냉철한 판단을 내리기 때문이다. 때문에 소년범의 처리는 속도전으로 처리한다는 원칙을 스스로 견지해 왔다. 그리고 일련의 사건을 겪은 후 소년법정에서만큼은 그래선 안된다는 깨달음을 얻는다.
이 같은 소년부 판사 4인의 가치관은 법정에 선 소년들과 부대끼며 충돌하고 화해하면서 드라마의 지향점을 향해 달려간다. “아이 하나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 결국 온 마을이 무심하면 한 아이를 망치게 된다”는 김혜수의 결론으로.
혐오하던 말던 법의 공정함으로 소년들에게 행동에 따른 책임을 제대로 일러주고, 연민으로 그들의 상처를 감싸 안아주며, 그를 위해 사회와 법 시스템을 개선하는 등의 총체적인 관심을 보일 때 소년범죄의 추세에 변화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소년 심판’ 10부로 끝나서 아쉬움이 남는 드라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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