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치K 마지막 경기 보자!’ 듀크대 학생들 1월부터 캠핑+입장권 최고가 1억 2천만원 [서정환의 미국통신]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22.03.03 23: 05

마이크 슈셉스키(75) 듀크대 남자농구부 감독이 42년 만에 현역 지도자생활을 마감한다.
슈셉스키 감독이 이끄는 듀크대는 16승 3패로 ACC 선두를 달리고 있다. 시즌 총 전적 25승4패의 듀크는 미국언론이 뽑은 AP랭킹 전미 4위로 올해도 우승을 노린다. 감독들이 뽑은 USA TODAY 랭킹에서는 곤자가에 이은 전미 2위다.   

1980년 듀크대 지휘봉을 잡은 후 무려 42년째 팀을 이끌고 있는 슈셉스키 감독은 올 시즌을 마지막으로 은퇴를 선언했다. NCAA 토너먼트 우승만 5회(1991, 1992, 2001, 2010, 2015)를 달성한 슈셉스키는 이미 지난 2001년 농구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그야말로 ‘살아있는 전설’이다. 그는 통산 1123승으로 이미 NCAA 디비전1 최다승 기록을 연일 경신하고 있다. 
슈셉스키는 미국대표팀 감독도 맡아 2008년 베이징 올림픽, 2012년 런던 올림픽, 2016년 브라질 올림픽에서 3연패를 달성해 미국의 구겨졌던 자존심을 회복한 인물이다. 미국에서는 농구=슈셉스키로 통할 정도로 엄청난 영향력을 자랑한다. 슈셉스키의 제자들이 전미에서 인맥을 형성하며 미국농구를 끌고 가고 있다고 해도 전혀 과언이 아니다.
전설적인 지도자가 이제 3월 6일 마지막 홈경기를 앞두고 있다. 상대는 영원한 라이벌이자 마이클 조던의 모교인 노스캐롤라이나 타르힐스다. 지난 1일 시라큐스를 연장전에서 88-79로 물리친 노스캐롤라이나는 14승 5패로 듀크에 이어 ACC 2위를 달리고 있다. 두 팀은 ACC 토너먼트는 물론이고 NCAA 토너먼트에서도 우승을 다툴 예정이다.
전설의 명장이 치르는 마지막 경기를 앞두고 듀크캠퍼스에서 진풍경이 펼쳐졌다. 듀크의 홈구장’ 케머론 인도어 스타디움’ 앞에는 농구경기 입장권을 얻기 위해 학생들이 캠핑을 하는 모습을 일상적으로 볼 수 있다. 학생들이 앉을 수 있는 ‘스튜던트 섹션’의 경우 가격이 싼 대신 자리가 제한적으로 엄청난 경쟁률을 자랑한다. 이에 선착순으로 학교에서 판매하는 티켓을 받기 위해 학생들이 캠핑을 할 수밖에 없다.
이번에는 정도가 더욱 심하다. 학생들이 무려 1월부터 지금까지 두 달 넘게 캠핑을 하고 있다고 한다. 기자가 지난 25일 듀크 캠퍼스를 방문했을 때 50개가 넘는 텐트가 경기장 앞에서 장사진을 치고 있었다. 팬들은 이곳을 ‘슈셉스키빌’이라고 부른다.
듀크대 여자농구부에서 비디오분석을 맡고 있는 김태경 코치는 “학생들이 두 달 전부터 캠핑을 시작했다. 아침에 점호를 했을 때 출석체크를 하지 못한 학생들은 탈락한다. 학생들이 여러 명이 한 조를 이뤄서 교대로 캠핑을 하면서 티켓을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일반팬들에게도 듀크대 홈경기는 보기 힘들기로 유명하다. 듀크대가 워낙 인기가 높고 성적이 좋지만 홈구장 규모는 9314석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라이벌 노스캐롤라이나의 딘 스미스 센터 2만 1750석의 절반도 되지 않는다. 코치K가 지금의 분위기와 전통을 좋아해 절대 홈구장을 바꾸지 말라고 했다는 후문이다.
입장권을 재판매하는 ‘스텁허브’에 올라온 가격을 보면 3일 현재 듀크 대 노스캐롤라이나 입장권의 가장 싼 가격은 2950달러(약 356만 원)다. 가장 비싼 좌석은 무려 9만 9988달러(약 1억 2천만 원)에 달한다. 그마저도 미국의 열성팬들은 표를 구하지 못해서 안달이다. 그만큼 코치K가 미국대학농구에서 차지하는 위상은 어마어마하다.
듀크는 지난 2월 6일 노스캐롤라이나 원정경기서 87-67로 대승을 거뒀다. 하지만 최근 기세가 만만치 않은 노스캐롤라이나는 코치K의 마지막 경기에서 반드시 발목을 잡겠다는 의지가 대단하다. 코치K의 마지막 라이벌전을 전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더럼(美노스캐롤라이나州)=서정환 기자 jasonseo3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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