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1에 이어) 2010년 7월 11일, SBS ‘런닝맨’은 유재석, 지석진, 김종국, 하하, 송중기, 개리, 이광수로 시작했다. 7회부터 홍일점 송지효가 투입됐고 송중기가 41회를 끝으로 ‘런닝맨’을 떠났다. 2016년 11월에는 송지효와 함께 ‘월요 커플’로 불리며 폭발적인 사랑을 받았던 개리가 하차해 아쉬움을 자아냈다.
그러나 2017년 4월, 동갑내기 양세찬과 전소민이 투입돼 ‘런닝맨’ 제2의 전성기를 지금까지 이끌고 있다. 비록 지난해 6월, 원년 멤버였던 이광수가 눈물로 하차해 많은 이들을 안타깝게 했지만 현재 유재석을 중심으로 지석진, 김종국, 하하, 송지효, 양세찬, 전소민은 더욱 똘똘 뭉친 상태다.
최보필 PD는 OSEN과 인터뷰에서 “멤버들끼리 워낙 친하니까 카메라 앞과 뒤의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오프닝부터 의상을 지적하는 등 근황 토크를 길게 가져가고 있다. 멤버들끼리 얘기만 해도 재밌으니까. 억지로 토크를 끌어내는 것보다는 나누던 대화를 편집하지 않고 많이 내보내고 있는데 재밌어 해주시는 것 같다”고 밝혔다.

“명예사원 지석진, 2022년엔 연예대상 받았으면”
멤버들의 케미는 말그대로 물이 올랐고 시청자들은 그저 믿고, 보고, 웃고 있다. 덕분에 지난해 열린 2021 SBS 연예대상에서 ‘런닝맨’은 최우수프로그램상을 비롯해 방송작가상 양효임, 남자 최우수상 양세찬, 명예사원상 지석진, 올해의 예능인상 유재석-지석진-김종국까지 트로피를 여러 개 챙겼다. 비록 유재석이 코로나19 확진으로 시상식에 불참하고 지석진이 기대했던 대상이 아닌 명예사원상을 수상했지만 오히려 ‘런닝맨’의 2022년은 더욱 기대해 볼 만하다.
최보필 PD는 “연말 시상식에서 최우수프로그램상을 받았는데 멤버들은 개인상 받는 것보다 더 뿌듯해하더라. 감사하고 좋은 경험이었다. 유재석은 따로 ‘너무 고생했다. 제작진 덕에 받은 것’이라고 해줬고 저희는 ‘멤버들 덕에 받은 것’이라고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특히 그는 “지석진이 대상을 놓쳐 크게 아쉬워했던 것 같은데”라는 말에 “실제로 지석진의 대상 수상을 기대했던 사람도 있고 현실적으로 어려울 거라 본 사람도 있었다. 저 또한 받았으면 좋겠다 싶었지만 티를 내지 않고 실망하지 않으려 했다. 멤버들은 올해 대상에 대해 농담처럼 얘기하는데 작년처럼 빵빵 터뜨려 주신다면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런닝맨’ 단체 대상도 좋지만 벌써부터 기대하지 않으려고 한다”고 미소 지었다.

“‘런닝맨’의 유재석=절대적인 존재감”
2010년 7월, 출발선을 지나 벌써 12년째 달리고 있는 ‘런닝맨’이다. 그 사이 멤버들의 하차와 재구성이라는 변화가 생겼고 미션 스케일, 게임 성격, 벌칙 종류, 제작진의 연출 컬러도 많이 달라졌다. 무엇보다 개개인별로 12년간 나이가 들었다. ‘유임스본드’, ‘유르스 윌리스’로 불렸던 유재석은 50대가 됐고 지석진은 환갑까지 4년 남았다.
하지만 ‘런닝맨’ 멤버들의 케미는 더욱 무르익었다. 그 중심엔 당연히 1인자 유재석이 있다. 유재석은 방송에 종종 밝혔듯 ‘런닝맨’ 레이스 소화를 위해 담배도 끊고 운동에 집중하는 등 체력을 키웠다. 다른 멤버들도 팀에 민폐가 되지 않도록 운동으로 자기관리를 열심히 하고 있다. 유재석이 본보기를 보이며 12년째 모범적으로 ‘런닝맨’을 리드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보필 PD는 “‘런닝맨’에서 유재석의 존재감은 절대적이다. 촬영 때 없는 순간도 있었는데 덜 웃겨지는 게 있다. 특히 전체적으로 진행 측면에서 유재석이 있을 때와 없을 때의 강약조절이 느껴진다. 제작진도 많이 의지하고 있다. 멤버들끼리 의리도 대단한데 그 중심에 역시나 유재석이 있다. 개별적으로 개개인이 다 친하지만 팀으로서는 유재석이 확실히 이끌어주는 편”이라고 자랑했다.
1인자가 있다면 2인자도 있기 마련. “유재석 다음으로 ‘런닝맨’의 2인자는 누구라고 생각하는가”라는 짓궂은 질문을 던졌다. 고민에 빠진 최보필 PD는 나머지 멤버들 모두가 스스로 1인자라 생각할 거라며 누구 하나 콕 찍어 답하는 대신 개개인별 칭찬을 쏟아냈다.
최보필 PD는 맏형 지석진에 대해 “저 개인적으로는 너무너무 편하다. 나이 차도 엄청나고 예능적으로도 엄청 선배인데도 편하다. 평면적으로 단순하게 행동하시기 때문이다. 카메라 앞뒤에서의 행동과 반응이 똑같다. 멤버들은 리액션이 작위적이라고 놀리지만 그게 본래의 성격이다. 무엇보다 저를 비롯한 제작진에게 잘하고 있다며 격려를 많이 해준다”고 말했다.

하하에 관해서는 “이광수가 하차하고 나서 요새 더 크게 하하의 존재감을 느낀다. 멤버들을 공격하고 공격 받는 빈자리가 생겼는데 하하가 놀림 받는 건 받고 공격도 하면서 고군분투 중이다. 재밌게 칠 땐 치고 당할 땐 당해준다. 유재석과 ‘놀면 뭐하니?’도 같이 하는데 그곳과 우리쪽에서의 다른 케미를 보여줘서 고마울 따름”이라고 치켜세웠다.
원년 멤버이자 러브라인으로 시청자들의 웃음 포인트를 다양하게 주는 김종국-송지효도 빼놓을 수 없다. 최보필 PD는 “김종국은 본인의 캐릭터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해주는 것 같아 감사하다. 송지효는 참 따듯한 사람이다. 약간 고모가 줄 법한 선물 같은 걸 자주 보내준다. 의도가 있는 게 아니라 맛있는 걸 먹게 되면 나눠주고 싶은 마음인 거다. 그래서 멤버들도 제작진도 참 좋아한다”고 애정을 내비쳤다.
새 멤버로 투입돼 완벽하게 자리잡은 양세찬-전소민에 관해서는 “두 사람이 번갈아가며 촬영에 빠진 적이 있는데 확실히 빈자리가 느껴졌다. 막내 라인이라 제작진이 다가가기도 편하다. 제작진이 참 좋아한다. 전소민은 카메라 앞뒤가 똑같아서 좋다. 양세찬은 제작진으로서 의도를 전할 때 부탁하기 편해서 의지하는 편이다. 어떻게 해야 웃긴지 고민을 하니까 이미지 손해를 개의치 않고 제작진의 의도한 대로 웃겨준다. 그래서 깡깡이, 시큼이 캐릭터가 나온 거다. 참고로 양세찬의 발냄새는 암모니아, 홍어 수준이었다(538회 참고)”라고 박수를 보냈다.
(인터뷰 3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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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SBS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