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심판’ 김혜수의 죄를 심판하라 [손남원의 연예산책]
OSEN 손남원 기자
발행 2022.03.06 12: 45

기자 나이가 이제 곧 환갑이다. 어느새 머리에는 흰 눈 펄펄 내리는 중이다. 앉았다 일어날 때면 ‘헉’ 소리가 저절로 나온다. 갑자기 무슨 나이타령이냐굽쇼? ‘소년심판’ 김혜수 때문이라고 아뢰옵니다.
기자가 한창 나이 때(‘응팔’ 시대라고 하면 이해가 편할 겁니다) 김혜수는 이미 10대 톱스타였다. 여기서 10대란? 중의법입니다. 십대 청소년이면서 톱 10 안에 들었으니까요. 싱그러운 건강미로 스크린과 TV를 넘나들며 매력을 뽐냈다. 과장을 좀 보태면 김혜수가 등장하는 CF를 보지않고 하루를 지내기 불가능했을 정도랄까.
그리고 2022년 3월. 수 십년을 한결같이 정상의 자리에 머무른 김혜수가 지붕을 뚫었다. 넷플릭스 드라마 ‘소년심판’을 통해서다. 한 마디로 미모와 연기, 열정이 모두 미(美)쳤다. 김혜수를 기자의 법정에 세운 세가지 죄목이다.

첫째, ‘소년심판’에서 법복을 입은 김혜수의 미모는 여전히 눈에 부신다. 도대체 이 배우, 나이를 어디로 먹는거죠? 김혜수는 최근 OSEN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저는 실제로 나이에 비해서 어른스럽지 않은 면이 많아요. 내적, 외적으로 태도나 행동에 대해 일관되지 않을 때도 참 많죠. 살아가면서 그 순간순간 제 앞에 당면한 사안, 관심을 갖고 있는 대상에 집중을 하면서 최대한 성숙해지기를 바라요. 이 나이에 전 아직 이런 경계에 있어요."
(미녀배우라면 으레 그럴 법한)화장 비결과 식이요법 강의 대신에 자신의 삶을 유지하는 내면을 털어놨다. 어른스럽지 않다? 속된 말로 ‘꼰대’처럼 굴지 않는 일상이 김혜수의 백년 청춘을 이끄는 특효약일 게다.
둘째, 김혜수의 연기는 끊임없이 진화하고 성장한다. 코로나 사태에 이런 비유는 그렇지만, 마치 숙주를 찾아 영원한 삶을 누리는 바이러스같다. ‘소년심판’ 속 김혜수는 사이다 펑펑 터뜨리는  심은석 판사, 그대로를 연기했다. 세상에 이런 판사 진짜 없을까요? 국민 세금을 펑펑 쓰더라도 이런 법관 구합시다.
셋째, 수 십년 연기자 인생에서 늘 본업인 배우 정신에 투철하다. 시선을 옆으로 돌리지도, 샛길로 빠지지도 않는다. 김혜수를 보고 배워야 할 연기자 아닌 연기자들이 너무 많은 세상이다.
김혜수는 '소년심판' 촬영장에서 서있을 기운이 없을 정도로 준비를 했다고 한다.  "'소년심판'을 처음 선택했을 때부터 굉장히 소중한 작품이니 제대로 잘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다른 작품 할 때도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지만, 조금 더 솔직히 말하면 '소년심판' 현장에서 서있을 기운이 없을 정도로 준비를 했습니다. 촬영 후 (집에)돌아가면 다시 준비하고 확인하는 과정을 6개월 동안 반복했으니까요.”
스포일러 없이 영화와 드라마 리뷰를 쓰는 것처럼 힘든 작업은 없다. 그래서 드라마 ‘소년심판’에 대한 소개는 제작사의 기획 의도를  전하는 걸로 간단히 끝내는 게 좋겠다.  '소년범을 혐오하는 판사 김혜수(심은석 역)가 지방법원 소년부에 부임하면서 마주하게 되는 소년범죄와 그들을 담당하는 판사들의 이야기로 자극적인 뉴스의 이면에 가려진 소년범죄의 현주소를 들여다보는 작품’이란다.
기자의 진짜 ‘소년심판’ 리뷰는? 정확하게 스무 자 요약으로 마치겠다. 꼭 보세요. 최고의 드라마입니다. 놓치면 후회해요. /mcgwire@osen.co.kr
[사진]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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