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출신 모델 겸 배우 파비앙이 눈물의 영주권을 취득했다.
파비앙은 5일 개인 유튜브 채널에 '한국을 떠나기로 결심했던 이유'란 제목의 동영상을 업로드했다. 이 영상에서 파비앙은 험난했던 영주권 취득 과정을 생생하게 전달했다.
그는 어릴 때부터 한국에 대한 애정이 가득했다며 "청소년 때 했던 것들이 모두 한국과 관련 깊었다. 태권도도 하고 케이팝도 듣고 한국 영화랑 드라마 보는게 삶의 낙이었다. 한국문화는 제 행복에 자양분이 됐다. 어릴 때부터 한국이랑 저랑 연결돼 있었다. 그리고 인생이 고통스럽고 힘들었던 시기에 한국에 와서 잃었던 웃음과 행복을 되찾을 수 있었다"라고 전했다.
이어 "한국에서 살면서 어렵고 힘든 적도 많이 있었지만 모든 게 가능할 것 같은 느낌, 내가 있어야 할 곳에 있는 느낌이었다. 이렇게 낙천적인 생각을 갖고 살던 때가 있었다"라면서 "하지만 인생이란 늘 행복할 수가 없다. 비자 때문에 마음 놓고 편안하게 생활할 수가 없었다. 비자 만료일이 다가올 때마다 전전긍긍했다. 갱신 과정에서 예기치 못한 문제 생길 수 있는데 항상 불안했다"라고 털어놨다. 자신의 처지를 추위를 피해 자동차 아래 잠시 몸을 숨기는 고양이에 비유했다.

성찰 끝 '빨리 결정을 내려야 한다'라는 것을 깨달았다는 파비앙. 한국에 머무를지 떠날지 양자택일을 놓고 고민했더니 너무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결론은 '남고 싶다'였다. 그러기 위해서는 영주권을 받아야했다.
쉽지 않은 과정이었다. 일단 영주권을 신청하기 위해 자격증을 다 모았다. 한국에서는 '스펙'이 아무래도 중요하니. 그는 "영주권 얻기가 진짜 어렵다. 10년 유효한데 충족 조건도 많다. 몇 달 지났는데도 아무 소식이 없었다. 불안해서 밤에 편의점에 가 아이스크림을 사서 통째로 먹는 날이 부지기수였고 감정 롤러코스트를 타는 것 같았다"라고 회상했다.
그러다가 법무부에서 새해 카드, 신년 달력 우편물이 와서 그와 '밀당'(?)을 펼쳤지만 정작 소식은 없었다. 그러다가 등기 편지를 받았는데, 출입국 사무소에서 보낸 것이었고 내용은 충격적이었다. 4월 비자만료를 알리는 것이었다. 그는 "도무지 잠이 안오더라"며 당시 깊이 절망했음을 고백했다.

헬스장에서 운동으로 슬픔을 달래고 있을 때 휴대폰으로 문자가 왔다고. 그는 "문자를 지우려고 하는데 출입국사무소에서 온 것이더라. '영주증 수령하시기 바랍니다'라고 쓰여져 있었다"라며 잊지 못할 그 순간에 대해 전했다. 인생에서 1위로 행복한 날이었다고.
그는 "여러분 저 드디어 영주권을 취득했습니다!"라며 양팔을 높게 들고 환호했다. "앞으로 10년간 한국에서의 삶이 보장됐다"라며 지금까지 해온 것처럼 한국 문화에 대한 콘텐츠로 대중을 만날 것을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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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파비앙 유튜브 채널 영상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