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진영(27)이 무서운 이유는 뒤로 갈수록 강해지는 경기력에 있다. 분위기를 한 번 타면 집요할 정도로 강력한 집중력을 발휘한다. 6일의 경기에서 고진영은 또 한번 자신이 왜 세계 랭킹 1위인 지를 제대로 보여줬다.
고진영은 6일 최종일 경기가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HSBC 위민스 월드 챔피언십’(총상금 170만 달러=약 20억 6,900만원, 우승상금 25만 5,000달러=약 3억 1,000만원)에서 우승했다. 최종라운드에서 중반 이후 서서히 시동을 걸었지만 18번홀에서 가장 무서운 뒷심을 발휘했다.
고진영은 싱가포르 센토사 골프클럽 탄종코스(파72)에서 열린 최종일 경기에서 17언더파 271타(69-67-69-66)로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최종일 경기에서만 6타를 줄였다. 챔피언조에서 함께 경기한 전인지가 15언더파 공동 2위, 경기 내내 선수를 달리던 이정은이 14언더파 공동 4위로 대회를 끝냈다.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https://file.osen.co.kr/article/2022/03/06/202203061550777288_622460ebd6101.jpg)
우승컵의 향방은 18번홀 그린을 향해 올라가는 길에서 사실상 가려졌다. 챔피언조인 고진영, 이정은, 전인지가 파4 18번홀 티샷을 할 때만 해도 고진영과 이정은이 16언더파 공동 선두였고, 전인지가 15언더파 공동 3위였다.
드라이버 티샷을 페어웨이에 잘 올려 놓은 고진영은 세컨드샷도 홀컵 2, 3미터 거리에 안착시켜 놓았다. 그러나 이정은은 티샷이 우측 러프 지역으로 휘었고, 세컨드 샷은 그린 너머 벙커에 빠졌다. 신중하게 올린 벙커샷도 바운스가 커지며 그린 반대쪽 깊은 러프에 빠졌다. 앞선 17개 홀에서 버디만 5개를 잡았던 이정은은 마지막홀에서 더블 보기를 범하며 무너졌다. 그 사이 고진영은 버디를 낚았다.
전인지도 세컨드 샷이 그린 우측 러프 지역에 떨어지는 바람에 파를 기록하며 호주의 이민지와 공동 2위에 만족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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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진영의 이날 우승은 여러 가지 스토리를 완성시켰다. 올 시즌 첫 출전 대회에서 우승한 것이고, 작년 마지막 대회인 CME 그룹 투어 챔피언십(11월 19일)에 이은 2대회 연속 우승이다. 또한 작년 7월 2일 볼런티어스 오브 아메리카 클래식 우승 이후 10개 대회에서 6번 우승하는 엄청난 승률도 자랑했다.
공식 기록도 세웠다. 작년 10월 우리나라에서 열린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 2라운드부터 이어온 60대 타수 행진이다. 고진영은 ‘HSBC 위민스 월드 챔피언십’ 4개 라운드를 모두 60대 타수로 막아내면서 ‘15라운드 연속 60대 타수’ 신기록을 세웠다. 종전 기록인 14라운드 연속 60대 타수는 아니카 소렌스탐(2005년)과 유소연(2017년)이 갖고 있었다.
언더파 행진에서도 신기록을 세웠다. 고진영은 이날 대회로 ‘30라운드 연속 언더파’ 행진을 이어갔는데, 이는 종전 소렌스탐(2004년)과 리디아 고(2015년)의 기록을 넘어서는 신기록이다.
고진영의 이날 우승은 LPGA 투어 개인통산 13번째다. /100c@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