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를 연출한 박동훈 감독이 코로나 및 OTT로 인해 극장 상황이 어려워진 것과 관련, “아쉽지만 받아들여야 할 현재”라고 말했다.
박동훈 감독은 OSEN과 진행된 화상 인터뷰에서 “현재 상황이 좋진 않아서 우울하고 힘들다. 하지만 저희 영화가 불쾌하고 답답한 마음을 덜어드릴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걸 해냈다면 영화의 임무는 다했다고 본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제공배급 쇼박스, 제작 조이래빗)는 신분을 감추고 고등학교 경비원으로 일하는 탈북한 천재 수학자 이학성(최민식 분)이 수학을 포기한 학생 한지우(김동휘 분)를 만나며 벌어지는 감동 드라마.

‘OTT 공개를 논의해보지 않았느냐’는 물음에 “그런 얘기는 배급사, 제작사와 전혀 해보지 않았다”며 “저와 제작자, 배우, 스태프들의 입장은 극장에서 개봉하길 바랐다. 극장 개봉 이후 시기가 언제든 OTT로 공개가 될 터니까”라고 소신있게 답했다.
박 감독은 제작사로부터 시나리오를 받았다며 “예전에 영화인들의 모임이 있었다. 술자리였는데, 제작사 대표님은 저와 가끔씩 술을 마시던 영화계 동료였다. 그에게 받은 시나리오를 읽었는데 (시나리오가) 예의 바르다는 인상을 받았다. 학생을 다그치는 게 아니라 ‘네 노력이 부족해서 그래’라고 차분히 말하는 느낌이었다. 조용히 자신의 의견을 얘기하는 듯한 느낌을 받아서 이 시대에 필요한 얘기라고 생각했다”고 연출을 맡은 이유를 전했다. 시나리오를 집필한 이용재 작가는 경제학과를 졸업한 경제부 기자, 증권사 펀드매니저 출신이다.
이어 박동훈 감독은 “이 제목은 처음부터 시나리오에 있었다. 이상한 나라라는 게 ‘N포 세대’, ‘수저 계급론’ 등 포기를 암시하거나 종용하는 신조어들이 생성되는 우리나라를 말하는 거 같더라”며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있듯이 어른들을 위한 동화가 될 거 같았다”고 제목에 대해 설명했다.

개봉 전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 측은 사전 시사회를 열고 관객들을 만났다. 그날 세대와 성별을 막론하고 다양한 의견과 호평이 나왔다. 이에 박 감독은 “가장 기억에 남는 리뷰는 ‘엔딩을 본 후 너무 많이 울어서 마스크를 바꿔야했다’는 반응이었다. 그 글을 본 저는 영화가 슬퍼서 울었다기보다 환희에 젖어서 흘리는 눈물로 예감했다. 제가 연출하면서 목표했던 바를 그분을 통해 달성했다 싶었다. 물론 모든 관객들이 그렇게 느끼시진 않을 거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개봉 후에 영화를 보신 관객들이 흐뭇한 마음을 안고 집으로 가셨으면 좋겠다. 불쾌함이 지속되는 요즘인데 환한 미소를 지으셨으면 한다. 특히 ‘파이 송’율을 접하고 흐뭇해지셨으면 한다”고 바랐다.(인터뷰②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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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쇼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