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야 너무 좋다"..김혜수의 칭찬은 김무열도 춤추게 했다(소년심판)[인터뷰 종합]
OSEN 박소영 기자
발행 2022.03.08 13: 26

연기한 지 10년이 훌쩍 넘고도 남았지만 아직도 ‘무럭무럭 성장 중’이다. 선한 역과 악한 역을 오가며 자신만의 필모그래피를 탄탄하게 다져가고 있다. 넷플릭스 ‘소년심판’으로 전 세계 시청자들을 매료시킨 배우 김무열의 이야기다. 김혜수가 흠뻑 반한 이유가 여기 있다.
지난달 25일 공개된 ‘소년심판’에서 김무열은 검정고시 출신의 판사 차태주를 연기했다. 차태주는 소년범을 혐오한다는 심은석(김혜수 분)과 달리 마음 한 켠에 그들에게도 기회를 주면 제자리를 찾을 수 있을 거라는 기대와 믿음을 품고 있는 인물이다. 때로는 소년범을 대하는 심은석의 태도에 납득이 가지 않을 때도 있지만 좌배석 판사로서 그를 물심양면으로 돕는다. 
8일 오전에 진행된 ‘소년심판’ 화상 인터뷰에서 김무열은 “소년범죄에 대해 나름 관심이 있었다. 그동안 언론을 통해서 촉법소년에 대해 많은 의견이 나왔고 사건이 발생했을 때마다 저도 분개하곤 했다. 주변 사람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눴는데 소년범들이 어떤 아이들인지 보면서 오히려 고민이 많아지고 무거워졌다. 답을 낼 수 없는 일이더라. 사회에서 복합적인 문제를 떠안고 있으니”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야기를 있는 그대로 극으로서 전달하고자 했다. ‘소년심판’은 네 명의 판사, 소년범의 입장, 피해자의 입장, 피해자 가족의 입장을 균형적으로 보여줘서 게 좋았다. 저 역시 균형적인 시선으로 다가가서 관객들과 무거운 고민을 함께 하고자 했다. 소년범죄를 대해야 하는 신념도 소년범죄를 바라보는 시선에서 절대 간과해서는 안 될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소년심판'은 소년범을 혐오하는 판사 심은석이 지방법원 소년부에 부임하면서 마주하게 되는 소년범죄와 그들을 담당하는 판사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김혜수가 맡은 심은석은 차태주와 달리 잘못을 한 자에게 단호한 처분을 내려야 한다고 주장하는 인물이다. 이성민은 소년형사합의부 부장판사 강원중을 연기했고 이정은은 소년형사합의부 부장판사 나근희로 분했다.
김무열은 “같이 연기한 선배들이 훌륭한 연기자라 딱히 제가 뭘 드러내지 않아도 되겠다 싶었다. 차태주 고유의 색깔을 강직하고 은은하게 내비치면 되겠구나 싶었다. 선배들이 빈틈없이 잘 이끌어주셨다. 차태주 역을 위해 실제 재판에 참관한 적이 있는데 판사님이 입장하고 자리에 앉아서 자료를 살피는 동안의 침묵이 정말 대단하게 다가왔다. 숨을 못 쉴 정도로 긴장이 됐다. 내가 죄를 지은 것도 아닌데. 실제 재판에 참관하면서 판사가 피의자와 피해자에게 얼마나 큰 영향을 주는가를 느끼게 됐다”고 밝혔다.
이런 김무열에게 김혜수는 무한 애정과 칭찬을 쏟아냈다. 앞선 인터뷰에서 김혜수는 김무열을 '정말 좋은 배우'라고 치켜세우며 “원래 김무열에 대해 '너무 좋다'라고 생각했는데 실제로 만나니까 '정~말 좋구나'라고 느꼈다. 가장 좋은 건 작품 전체의 흐름을 잘 본다. 작고 사소한 하나하나까지 차태주로 연기를 하더라. 김무열은 스마트한 이성적인 접근과 진짜를 진심으로 집중해서 해내는 너무 좋은 파트너였다. 참 많이 느끼고 배웠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던 바다.
이에 김무열은 “김혜수 선배와 첫 촬영할 때 ‘자기 연기하는 거 너무 좋다’고 해주셨다. 그때부터 칭찬이 시작됐고 아직까지도 칭찬을 받고 있다. 덕분에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 그 칭찬과 응원이 힘이 됐다. 저 역시 감사하고 보고 배운 점이 많았다. 김혜수 선배는 상대를 칭찬하고 좋아해주고 상대 배우의 관객이 돼 주셨다. 주인공이니까 분량적으로나 가져가야 할 책임이 막중했을 텐데 현장에서 상대 배우에 대한 칭찬과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힘이 되고 자신감이 생겼다”고 화답했다.
이어 그는 “김혜수 배우라는 엄청난 존재감이 있다. 무서운 선배도 아닌데 한 배우는 긴장해서 대사를 다 까먹더라. 그 정도로 아우라가 엄청나다. 그런데 저희를 춤추게 해줬다. 심지어 너무 겸손하다. 본인 연기에 대해 한번도 만족하지 않고 부족함에 대해 얘기하고 후배인 저한테 질문도 한다. 저희에게 많이 배웠고 너무 좋았다는 얘기를 하신다. 어떻게 그런 태도를 아직도 유지할 수 있는 건지. 다시 한번 누군가와 작품을 해야 한다면 김혜수 선배와 함께 하고 싶다. 그 줄에 서 있겠다”며 무한 애정을 내비쳤다.
‘소년심판’은 그동안 한번도 다뤄지지 않았던 소년범죄, 소년범들, 소년부 판사들을 내세워 여러 가지 메시지를 보는 이들에게 전달한다. 김무열은 “소년범죄는 우리가 함부로 얘기할 수 없는 우리 사회의 커다란 숙제구나 싶더라. 관객들과 함께 나누고자 하는 게 제 진심이었다. 생각이 많이 필요하고 감정적으로 소비가 있는 작품인데 많이 공감해주셔서 너무너무 감사하다. 넷플릭스 특성상 외국분들의 반응이 보여서 더 신기하다. 아시아권에서 반응이 뜨겁다는 얘기도 들었다”며 미소 지었다.
끝으로 그는 “저 역시 소년범죄에 관해 극단적이고 근거없는 자기주장을 갖고 있었다. 분노하기도 했다. 그런데 청소년 보호 시설이 얼마나 취약한지, 수감 시설 또한 얼마나 지원이 부족한지, 가정 안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엄중한 법의 잣대 이후에 소년범들은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 우리는 어떻게 소년범을 바라봐야 할 것인지, 교육이나 복지에 대한 방대한 문제를 이번에 알게 됐다. 많은 분들이 보시고 어려운 문제를 함께 생각했으면. 엉켜있는 실타래를 하나씩 같이 풀어가자”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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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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