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브루클린 홈에서 한 번도 뛰지 않은 카이리 어빙(30, 브루클린 네츠)이지만 높은 인기는 여전했다.
코로나 백신접종을 거부해 올 시즌 데뷔가 늦어진 어빙은 지난 1월 7일 인디애나와 원정경기서 복귀했다. 뉴욕州법에 따라 여전히 백신을 맞지 않은 어빙은 영리목적의 실내체육활동을 할 수 없다. 이 때문에 어빙은 홈경기를 거르고 원정경기에서만 뛰는 ‘반쪽자리 알바’를 하고 있다. 그는 복귀 후 16경기서 24.7점, 4.8리바운드, 5.4어시스트, 1.3스틸로 여전히 정상급 기량을 뽐내고 있다. 자유투는 92.1%에 달한다.
현재 미국은 8일부로 마스크 착용 의무조항이 폐지됐다. 공항 등 특정실내시설을 제외하면 일반인들이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생활에 전혀 문제가 없다. 버스나 지하철에서도 마스크를 쓰지 않고 음식까지 먹는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다.


하지만 백신접종의 경우는 적용이 더 엄격한 편이다. 음식점이나 상가에 ‘백신패스’가 없으면 미국인들도 출입이 제한되거나 출입하더라도 포장만 허용되고 있다. 백신을 맞지 않으면 일상생활을 하는데 큰 불편함이 따른다. 그럼에도 어빙은 여전히 자신의 철학을 고수하며 백신접종을 거부하고 있다. 미국내에서는 어빙의 행동에 대해 ‘개인의 자유’라며 나무라지 않고 존중하는 분위기다. 어빙이 홈경기를 뛰지 못한다고 해서 인기가 크게 추락하거나 그런 일은 없다.
기자는 지난 4일 브루클린 홈경기를 취재했다. 에이스 케빈 듀란트가 47일 만에 복귀한 경기라 큰 관심을 모았다. 그 사이 제임스 하든은 필라델피아로 트레이드 됐고, 어빙은 여전히 원정경기만 뛰고 있어 자리를 비웠다. 벤 시몬스는 네츠에 합류했지만, 컨디션 회복을 못해서 사복을 입고 벤치에 앉았다. 오직 듀란트 혼자 31점으로 분전했지만 팀 패배를 막지 못했다.

브루클린 네츠 팀스토어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선수는 역시 듀란트였다. 그의 네츠 유니폼뿐만 아니라 USA 국가대표 저지까지 판매돼 인기가 높았다. 그 다음으로 인기가 높은 선수는 어빙이었다. 그의 11번 저지는 네츠에서 두 번째로 많이 팔리는 상품이었다. 어빙의 캐릭터를 딴 티셔츠도 인기품목이었다.
네츠 직원은 “어빙은 여전히 네츠에서 인기가 높은 선수다. 듀란트 다음으로 어빙의 저지가 가장 많이 팔린다. 팬들은 백신패스 제도가 하루빨리 폐지돼 어빙이 홈경기에서 뛰길 바라고 있다”고 전했다.

한때 동부 1위였던 네츠는 현재 32승33패로 9위까지 추락했다. 듀란트의 복귀와 분전만으로 한계가 명확한 상황이다. 어빙이 뛰었을 때 네츠는 원정 8연패를 당하는 등 5승 11패로 딱히 성적이 좋지도 않다. 플레이오프 진출 고비에 선 네츠는 백신접종을 거부하는 어빙의 고집에 속이 쓰리지만, 워낙 마케팅에서 많은 돈을 벌어다 주는 스타선수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모양새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뉴욕(미국)=서정환 기자 jasons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