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남현우가 ‘좋좋소’를 시즌5까지 함께한 소감을 밝혔다.
왓챠에서 공개 중인 웹드라마 ‘좋좋소’는 사회 초년생 조충범(남현우 분)를 배경으로 중소기업 정승네트워크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담은 작품. 직원 복지 하나 없는 열악한 중소기업의 민낯을 리얼하게 담아내며 시즌1 1회의 유튜브 조회수가 350만명을 넘어설 정도로 뜨거운 화제를 모았다.
극중 조충범 역으로 신들린 연기를 펼친 남현우는 최근 진행된 OSEN과의 인터뷰에서 “유튜브 조회수에 대해 아무런 개념이 없었다. 처음 30만뷰가 나왔다고 얘기했을 때도 저는 ‘혹시 그게 높은 건가요?’라고 물어봤던 기억이 있다. 그만큼 개념이 없었는데 비교해서 알려주시더라. 그래서 ‘정말 잘 된 거구나’라고 생각했다. 길 가다가 간혹 한 분이 알아봐주실때마다 ‘많은 분들이 드라마를 봐 주셨구나’라는 걸 느낀다”고 ‘좋좋소’의 인기에 대한 솔직한 생각을 전했다.
남현우가 조충범 역을 맡게 된 것은 ‘좋좋소’에 함께 출연 중인 김태영(이미나 역)과의 인연 덕이었다. 2020년 3월, 김태영과 함께 연극을 준비하고 있던 당시 먼저 ‘좋좋소’에 캐스팅 됐던 김태영이 단체 채팅방에 ‘출연할 남자배우 누구없냐’는 메시지를 보냈던 것이 화근이 된 것. 남현우는 “그때 운 좋게 저만 답을 했고, 누나의 도움을 받아 오디션 영상을 보내서 출연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회사 경험이 전무했던 남현우는 어리버리한 사회 초년생 조충범이라는 캐릭터를 만들기 위해 많은 이들의 도움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참고했던 인물이 있긴 하다. 또 감독님이 처음 오셨을 때 티칭을 많이 해주셨다. 코멘트를 많이 해주시면서 캐릭터가 입체적으로 변했다. 그사이 스태프, 동료분들이 아이디어를 주면 수용해서 보여드리면서 만들어낸 캐릭터”라고 말했다.

특히 조충범은 ‘모쏠+아싸’의 표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어설픈 자세와 말투 등이 특징적인 인물. 남현우는 조충범 캐릭터를 표현하기 위해 “분위기를 많이 신경썼다. 캐릭터에 대한건 감독님이나 저도 나름대로 고민했지만, 그것 보다 좀 더 작품이 잘 나왔던 이유는 분위기가 너무 좋았다. 저희끼리도 같이 얘기도 많이 했었고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결에 맞춰서 자연스럽고 재밌는 캐릭터들이 많이 나왔다”고 말했다.
뿐만아니라 남현우는 작은 손짓부터 대기업 면접 당시 한껏 위축돼 횡설수설하는 화법까지 디테일한 부분 하나하나 놓치지 않고 ‘조충범’이 되기 위해 노력했다. 그는 “디테일을 살리려고 한 것보다는 자연스럽게 나왔다”며 “대기업 면접 장면에서는 조충범으로서 혼자 대본을 읽으면 ‘어떻게 어눌하게 표현 할까’ 생각하다가 말을 더듬는다는 걸 생각했다. 그런데 현장에 가보니 말을 더듬는 건 결에 안 맞는 것 같고 자기 혼자 생각과 생각들이 싸워서 나오는 갈등들을 표현해야겠다 싶었다. 그래서 대본에는 없는데 중간중간 혼잣말로 ‘아닌데?’라고 했다. 리허설을 할 때 ‘이렇게 하겠다’고 얘기하니까 감독님이 너무 좋아하셨다”고 설명했다.
‘아싸’ 조충범과는 달리 실제로는 까불거리는 걸 좋아하는 ‘인싸’라고 밝힌 남현우는 “충범이의 모습도 결국 제 안에서 나왔다. 제 안에 있는 부분을 확장시키고 깎아주고 살을 붙여서 그렇게 만들어진 거라 생각한다”며 “첫 촬영을 하기 전에 제가 생각하는 조충범이라는 인물로 일상생활을 한 적이 있다. 그때는 소품과 의상까지 모두 충범이처럼 입고 다녔다. 그러다 보니 버스를 탈 때 제가 타기도 전에 (존재감이 없어서) 문이 닫히는 일이 생기더라”라며 “너무 감이 안 와서 조충범으로 살아보려고 노력했다.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 힌트를 얻고 싶어서 한 행동인데, 결과적으로 도움이 많이 됐다”고 밝혔다.
그간 연극 무대에서 주로 활동했던 남현우에게 있어 ‘좋좋소’는 첫 드라마 주연작이었다. 그는 “매체에서 직접적인 대사가 많은 역할을 처음 하는 거라 걱정을 많이 했다. 피해를 주면 안 되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연극은 처음엔 못하더라도 개선해 나가면 되니 결과가 좋을 수밖에 없는데, 매체 연기는 처음부터 바로 촬영이니 부담됐다. 그런 것들을 완전히 깨준 게 빠니보틀 감독님과 촬영 감독님의 디렉팅이었다. ‘연극할 때처럼 해라’라면서 편하게 해주셔서 그때 부담을 내려놨다”고 말했다.

남현우는 ‘좋좋소’에 대해 “많은 부분들을 경험할 수 있었고 감사한 일들의 연속이었다. 아마 죽기 전까지는 절대 잊을 수 없는 작품이 아닐까 싶다”고 설명했다. 그는 “가장 큰 것은 경험을 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그 경험으로 인해 느낀 것들도 많았다. 그 역시 좋은 경험이라서 앞으로 살아가는 데 있어서 가이드 라인이 되지 않을까, 가치관이 좀 더 입체적으로 변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털어놨다.
또 ‘좋좋소’를 통해 시청자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묻자 그는 “저희 메시지가 ‘노력해서 뭔가를 바꿔주자’하고 만든 작품은 아니다. 문제를 꼬집으며 필요성을 느끼게 해주는 작품”이라며 “댓글을 보면 많은분들이 본인들이 겪었던 일, 상황들을 많이 써준다. 그것처럼 순수하게 자기가 겪었던 일들에 대해 상상하고 되뇌면서 자유롭게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좋좋소’ 시즌5까지 촬영을 마친 남현우는 “앞으로 어떤 연기를 하고싶냐”는 질문에 “장르나 연기라기보다는 다음 작품을 하고 싶다. 다음 작품을 하면서 전에 했던 부족한 것들을 개선 하고 싶고, 그 작품 속 인물을 만나 빠져들고 싶다”며 “지금 오디션을 계속 보고 있다. 열심히 할 것”이라고 각오를 전했다.
부산예술대학교 연극과를 나와 2015년부터 연극, 뮤지컬 등에서 연기를 펼쳐왔던 남현우. 햇수로 벌써 연기에 발을 들인지 8년차가 된 그는 지나간 시간들을 돌이켜 보며 “처음 연기를 했을 때가 더 재밌었던 것 같다. 그때는 선생님들이 마냥 예뻐해 주셨다. 지금은 한 살 한 살 나이를 먹고 있으니 그에 맞게 성숙해 져야 하는 부분이 있다”고 털어놨다.
과거의 자신과 달라진 부분으로 ‘경험’을 꼽은 남현우는 “경험 사이에서 만나는 사람들과 상황들이 좀 더 제가 지혜로울 수 있게 만들어 준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제가 느끼고 경험해서 새롭게 바뀌어질 가치관들, 연기관들을 그대로 행동하고 표현하면서 연기 생활을 하고 싶다. 그걸 위해 최선을 다해 노력할 뿐”이라고 다짐했다.

2021년을 ‘좋좋소’로 가득채운 남현우는 2022년의 계획을 묻자 “스크린에 한번은 서는 것”이라고 즉답했다. 그는 “티켓을 뽑고 극장에 앉아서 스크린에 제 얼굴이 나오도록 하는 걸 목표로 두고 있다. 제가 영화를 많이 보는 편이다. 영화관에 가는 걸 좋아한다. 배우라면 ‘스크린에 내 얼굴이 나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할 거다. 어떤 것 보다 더 기쁠 것 같다. 그때를 상상해보며 올해 목표를 높게 잡았다”고 말했다.
올해로 어느덧 20대 후반에 접어든 남현우. 그는 “30대의 나의 모습은 어떨 것 같냐”는 질문에 “스크린에 나와 있고, 제가 하고 있는 것을 꾸준히 잘 하면서 대한민국의 좋은 배우가 되어 있지 않을까 싶다”고 소망을 전했다.
이어 “어릴 때부터 나이를 빨리 먹고 싶었다. 지금도 비슷하다. 빨리 어른이 돼서 연기나 인간성으로나 지혜로운 사람이 되어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그러려면 30대에도 지혜로운 사람이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남현우는 “‘좋좋소’ 영상을 보면 ‘이 시대를 살아가는 충범이에게’, ‘우리는 그 시절 모두 조충범이었다’라는 댓글이 있었는데 너무 좋더라. 의미도 함축적이고. 제가 생각하는 모든 부분들이 거기에 다 들어가 있는 것 같았다. 그래서인지 평범하고 일상적인 생활을 하는 사람들, 또는 다른 곳에서 종사하는 분들 모두가 건강하고 행복했으면 좋겠다”며 “꼭 건강해서 제 작품을 많이 봐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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