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써클하우스’ 한가인이 수능 트라우마를 고백했다.
10일 방송된 SBS ‘써클하우스’에는 '무한경쟁사회'를 주제로 2022 베이징 동계 올림픽의 주역인 쇼트트랙 국가대표 이승훈, 곽윤기, 이유빈, 장재원이 출연한 가운데 한가인이 수능 트라우마를 밝혀 눈길을 모았다.
이날 한가인은 "요즘에 경쟁이 너무 일찍 시작되는게 솔직히 6살이 잘하면 얼마나 잘하겠어요. 비슷하잖아요. 그런데 엄마끼리도 아이들을 비교하는 게 있어서 불붙는 게 있는 거예요. 저희 아이도 우리 동네에서는 ‘정말 잘한다’ 소리 듣는데 대치동에 가면 ‘어머니 너무 늦었어요’라 하니까. 내가 늦었나, 뭐 시켜야 하나 고민돼요"라며 주제에 크게 공감했다.
이후 내로라하는 국가대표 선수들이 등장해 경쟁과 압박에 대해 이야기 나눴다. 베이징 올림픽 직후 뒷짐진 자세로 대국민사과한 곽윤기는 "은메달이 기쁘다기보단 분했다. 내 실수로 최고의 퍼포먼스도 하지 못했고, 그렇게 끝낸다는 게 너무 열받더라"라며 "국민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는데 그거에 도달하지 못했다는 게 화가 나는 이유였다"고 고백했다.

노홍철은 연신 "세계에서 2등인데?"라며 믿기지 않는다는 듯 되물었고, 이승기 또한 "10년 넘게 고전하던 남자 계주에서 은메달이라는 성과를 낸 건데도 기쁨보다 분노가 컸어요?"라 물었다. 곽윤기가 그렇다 하자 오은영은 "화가 났다기보다는 속상했던 것 같아요"라고 짚어주었다. 곽윤기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유빈도 "메달을 따야만 '내가 얼마나 힘들게 운동했는데'에 대한 보상심리가 충족이 되는 거 같아요. 지려고 싸운 건 아니니까"라며 과정보다 결과를, 정재원도 "'졌잘싸'(졌지만 잘 싸웠다)라는 말도 어쨌든 진 거잖아요. 선수로서는 4년이란 시간이 한 순간에 날아간 건데 속상하죠"라며 결과를 중시했다. 정재원은 2022 매스스타트 출전 당시 못했던 은메달 세리머니를 이곳에서 대신해 웃음을 안겼다.
하지만 동계올림픽 최다메달 기록을 보유한 이승훈만은 달랐다. 올림픽 4번 출전에 금메달 2개, 은메달 3개, 동메달 1개를 딴 이승훈은 "최선을 다했고, 또 좋은 기량을 보였으니까 그것만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하거든요"라며 결과에 해탈한 모습을 보였다. 더구나 이번 올림픽은 구경하는 관중도 없어 국내대회 같았다고. 곽윤기는 "형은 메달을 땄으니까 그렇게 말할 수 있는거야"라며 탄식하며 "'졌잘싸'는 선수들한테 최대 딜레마예요"라고 더했다.

한편 한가인은 승부욕이 강하다고 스스로 밝히며 “빨리 결혼한 이유도, 배우로 일하면 나이대도 비슷하고 비슷한 역할을 맡는 사람들이 있거든요. 그러면 아무도 그 사람이 내 경쟁자라고 안 했는데 제가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 거예요. 그러데 경쟁을 유연하게 받을 수 있는 사람이 아니니까 빨리 리그에서 빠져버렸어요"라고 말했다. 오은영은 "한가인씨가 열심히 하고, 또 잘하는 사람인 것 같아요. '100점 맞지 못하면 차라리 0점 맞을래'라는 건 방어기제일 수 있어요"라 답했다.
조금 뒤 이들에게 도착한 사연을 읽다 한가인은 "제가 쓴 사연인 줄 알았어요. 저는 수능본 지 20년이 넘었는데 아직도 한 달에 한 번은 수능보는 꿈을 꿔요"라며 시험만 앞두면 예민해진다는 사연자에게 공감했다. 한가인은 이어 "공부 못하지 않았죠. 저는 솔직히 수능 마지막 문제 풀고 제가 다 맞은 줄 알았어요. 그래서 '내일 만점자 소감 뭐라고 하지?'라 생각했는데 채점해보니 몇 개 틀렸더라고요. 400점 만점에 380점"이라며 출연진들을 놀라게했다.
한가인은 또 "몇 년동안 공부하고 고생한 게 단 하루에 결정난다는 생각이 어린 마음에 힘들었나봐요. 아직도 그 후유증을 겪고 있어요"라고 트라우마에 깊이 공감, 이유빈은 "아직도 못 보는 영상이 있어요. 평창 올림픽 때 영상인데 그때 넘어졌던 애가 저거든요"라며 용기내 트라우마를 밝혔다. 이유빈은 당시 올림픽 첫 출전에 부담감을 느끼며 넘어지지만 말자는 게 목표였다고.
오은영은 "그걸 가볍게 보는 것도 괜찮아요"라며 시도를 권유했고, 이유빈과 동갑내기 선수인 정재원은 "보자, 이제 봐도 괜찮아"라고 격려했다. 이유빈은 머뭇거리다 승낙했고, 출연진은 다같이 이유빈의 첫 올림픽 출전영상을 지켜봤다. 이유빈은 눈만 빼꼼 내놓은 채 인형을 안고 봤고, 정재원은 "넘어져도 1등한 거면 자부심을 가져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오은영 또한 "흑역사가 아닌 레전드입니다"라고 위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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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써클하우스' 방송화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