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판의 판정을 인정하지 않고 자신이 빨랐다 어필하고, 기자회견에서도 오심이라고 주장하며 얄미움의 끝판왕에 등극했다. 하지만 그럴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공개되면서 시청자들고 그의 행동을 납득하고 이해할 수 있었다. 진한 감정 연기로 캐릭터를 완벽하게 풀어냈다. ‘스물다섯 스물하나’ 고유림 역을 연기한 보나다.
8회를 맞이하면서 반환점을 맞이한 tvN 토일드라마 ‘스물다섯 스물하나’(극본 권도은, 연출 정지현 김승호). 이와 함께 고유림(보나)의 감정과 서사에도 변화가 생겼다.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두고 격돌했던 나희도(김태리)가 3년 동안 위로와 응원, 공감대를 형성했던 PC통신 친구 ‘라이더37’이라는 걸 알게 됐기 때문이다.

‘스물다섯 스물하나’ 지난 방송을 접한 시청자들은 고유림을 보며 “얄밉다”와 “짠하다”의 반응을 보였다. 아시안게임 펜싱 결승전에서 나희도와 격돌햇지만 패해 은메달에 그쳤는데, 자신이 빨랐다고 주장하며 심판의 오심을 주장했다. 전 국민의 응원을 받고 있는 고유림의 ‘오심’ 발언에 나희도는 ‘금메달 도둑’이 됐고, 결과에 승복하지 않고 피해자인 듯 말하는 모습이 얄밉게 비춰졌다.
나희도에게 금메달이 간절했듯이, 고유림도 금메달이 간절했다. 최연소 펜싱 금메달리스트이자 스타이기에 자신을 응원해주는 이들의 기대에 부응해야 했다. 무엇보다 가족을 위해서였다. 넉넉하지 못한 가정 환경에도 뒷바라지를 묵묵히 해주는 부모님에게 미안해 한순간도 억울하고 싶지 않다는 고백이 심금을 울렸다.
또한 어머니가 보증을 선 집이 야반도주하고, 국가대표 자격 3개월 정지라는 징계까지 받으면서 고난이 연속으로 찾아왔다. 묵묵하게 이겨낼 것처럼 보였던 고유림이었지만 아무도 없는 수영장의 다이빙대에 올라가 노래를 들으며 마음을 다스리고, 물에 뛰어들면서 어린 아이처럼 울고 말았다. 최연소 펜싱 금메다리스트에 스타 선수, 어른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해도 아직 속은 18살 청춘이었다.
그런가하면 문지웅(최현욱)을 만나는 모습에서는 빛나는 눈빛과 수줍은 미소, 고백으로 안방을 풋풋한 설렘으로 물들였다.

보나는 고유림의 아픔을 눈물 열연으로 그려내며 탁월한 캐릭터 소화력을 보였다. 캐릭터의 감정 변화를 깊게 그려내며 시청자들의 몰입도를 높였다. 보나를 향해 “얄밉다”, “짠하다”라는 반응이 따라온 게 바로 그 증거다. 극 중 전 국민의 응원을 받는 고유림처럼, 보나 역시 시청자들의 응원을 받으며 고유림이라는 캐릭터를 더 입체적으로 그려내고 있다.
이제 고유림은 ‘라이더37’이 나희도라는 사실을 알고 마음이 더 복잡해졌다. 라이벌이면서도 서로를 응원했던 사이였다는 걸 알게 된 고유림. 지금까지 고유림의 행동과 감정을 몰입도 있게 그려내며 시청자들을 사로잡은 보나가 앞으로의 고유림의 감정을 어떻게 그려내며 극을 더 풍성하게 할지 기대된다. /elnino8919@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