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알' BJ잼미→故김인혁 극단적 선택 다뤄.."사이버렉카, 수익+쾌감 때문"[종합]
OSEN 박소영 기자
발행 2022.03.13 08: 29

SBS ‘그것이 알고 싶다’가 이슈 유튜버와 악플러들의 문제를 짚었다.
12일 전파를 탄 SBS ‘그것이 알고 싶다’는 먼저 이슈 유튜버와 악플러들 때문에 스스로 생을 마감한 유튜버 율깡, BJ 잼미의 사건을 다뤘다. 특히 유튜버 율깡의 남동생은 누나가 생전 악플과 패드립, 성드립, 외모 비하에 힘들어했다며 “다른 유튜버가 누나한테 성적으로 방송하라고 조언했다. 이를 거부하니 저격 방송을 시작했고 악의적인 댓글이 많아졌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가해자로 지목된 유튜버는 “나이 먹은 내가 방송을 도와줬는데 오히려 율깡이 비난 방송을 했다. 괘씸하더라. 채팅을 읽어 준 적은 있지만 내가 그를 비난한 적은 없다. 걔들이 악마의 편집을 한 거다. 나는 걔한테 책임을 묻고 싶다. 왜 도와준 사람을 욕해서 악플이 생겼을까”라며 오히려 율깡을 원망했다. 

‘사이버 렉카’란 이슈나 사건이 생길 때마다 재빨리 짜깁기한 영상을 만들어 조회수를 올리려는 이슈 유튜버들을 가리킨다. 교통사고 현장에 누구보다도 빨리 출동하는 렉카에 비유해 만들어진 신조어다. 앞서 성범죄자 조두순이 출소했을 때 이슈 유튜버들 때문에 또 다른 피해가 발생하기도 했다. 
그와 같은 이슈 유튜버로 활동했던 이는 “아직도 죄책감을 느낀다"면서도 "가장 큰 핵심은 갈라치기다. 모르는 사람에 대해 단편적인 사실로 분노를 유발하게 만들어야 한다. 이걸 보고 쾌감을 느끼는 사람이 영상을 보고, 구독자가 올라가니까”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사이버 렉카는 “자랑하자면 제가 이슈 유튜브 영상을 올렸을 때 연관된 유튜버 구독자가 100만에서 80만까지 떨어졌다. 복귀하고 나서도 옛날만큼의 인기를 못 누렸다”며 어깨를 으쓱거렸다.
지난 2월 극단적인 선택으로 세상을 떠난 배구선수 고 김인혁을 위로했다가 사이버 렉카의 먹잇감이 된 홍석천은 “굳이 나서서 이야기하면 또 공격을 당하지 않을까 주변에서 걱정하더라. 저 역시 또 사이버렉카들이 공격할까 봐 고민되고 두렵긴 하다. 전 공격을 많이 당하는 입장의 한 사람이다. 공격하기 쉬운 대상”이라고 씁쓸하게 말했다.
하지만 그는 “저런 일들이 진짜인가 보구나 잘못 전달되는 경우가 있더라. 개인적으로 고 김인혁 선수가 얼마나 힘들어했는데 올 초 이야기를 많이 했다. 몇 년 전부터 알던 동생이라 걱정했는데 악플들이 어마무시했다. 분명히 공격했던 분들은 처벌 받지 않을 거다. 죄책감 느끼고 있는지 저는 모르겠다. 벌을 줄 수 있는 채널이 없으니까 억울한 사람이 계속 생긴다”고 안타까워했다.
방송인 곽정은 역시 제작진과 인터뷰를 통해 “이젠 악플 공격이 입체성을 띤다. 소리, 영상, 사진, 댓글, 디엠. 악의 향연이다. 이러한 혐오는 배제를 목표로 한다. 어마어마한 충격을 받을 수 있는 부분이다. 이러한 배제의 말에 아무렇지 않을 수 있을까? 보편적인 일이 되는 거다. ‘이런 더러운 콘텐츠가 다 있어?’ 하던 사람들한테 이젠 혐오가 보편의 정서가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3년 전 스쿨존에서 사망한 아들을 위해 민식이법을 만들었던 민식이 부모는 이슈 유튜버를 고소하기도. 민식이 아빠는 "유튜버가 협박을 워낙 많이 했고 제 전화번호도 방송에서 공개했다. 협박부터 사진 합성 모욕까지 연락이 엄청 많이 왔다"고 밝혔다. 극단적인 선택까지 시도했다는 민식이 엄마는 "유튜버의 공격을 받고 2020년 5월 14일, 내 아이를 지키지 못했다는 죄책감도 크지만 무차별 공격들이 힘들었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BJ 잼미 사망사건에 책임이 있다고 비난 받은 유명 사이버 렉카 B씨는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에게 서면으로 보낸 답변에서 “자극적인 콘텐츠를 제작하는 게 아니라 그런 논란들이 벌어지니 다루는 것 뿐이다. 잼미 이슈는 하루 뒤 다뤘다. 제 영상에 책임을 논한다면 기름을 부은 것이니 반성하지만 제가 잘못한 건 과도한 추측과 비꼬기였을 뿐”이라고 어필했다.
전문가들은 수익과 쾌감 때문에 자극적인 영상을 만드는 이슈 유튜버들이 자중하는 것은 물론 유저들 역시 이러한 콘텐츠에 대한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comet568@osen.co.kr
[사진] 그것이 알고 싶다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