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군과의 전쟁에 참가하기 위해 우크라이나로 떠난 이근 전 대위가 사망설에 휩싸인 가운데 우크라이나에서 직접 생존 신고를 마쳤다.
이근은 15일 오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살아 있다”고 밝히며 “내 대원들은 우크라이나에서 안전하게 철수했다”고 근황을 알렸다.
이어 이근은 “난 혼자 남았다. 씨X. 할 일이 많다. 가짜뉴스 그만 만들라”고 욕설을 남겼다. 그러면서 임무 수행을 완료할 때까지 소식을 전할 일이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온라인상에서 이근의 사망설이 퍼졌다.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인근에서 특수 작전을 수행하던 한국인 3명이 사망했다는 내용의 게시물이 루머의 진원지였던 것. 하지만 해당 루머는 번역이 잘못됐던 것으로 신빙성이 없다는 설명이다.
“매일 전투하느라 바쁘다”는 이근은 “외교부, 경찰청, 국민 여려분. 모두 걱정해주셔서 감사하다. 하지만 제가 지금 한국으로 돌아갈 수가 없다”고 우크라이나를 돕기 위해 러시아군에 맞서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 현장 상황이 많이 심각하고 모든 파이터들이 철수하면 여기 더 이상 남을 게 없을 거다. 최선을 다해서 우크라이나를 도와 드리겠다. 나중에 귀국할 때가 되면 그때 연락을 드리겠다”고 자신의 계획을 전했다.

이달 6일 이근은 우크라이나 의용군으로 참전하겠다는 소식을 알렸다. 그는 공항에서 동료 2명과 함께 출국하는 사진을 올리면서 “최초의 대한민국 의용군인 만큼 우리나라를 대표해 위상을 높이겠다”고 결의에 찬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외교부는 여행금지 지역인 우크라이나에 무단으로 입국한 그를 여권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이근과 함께 출국했던 신원 미상 남자 2명도 함께 고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경찰청은 ‘이근 사건’을 서울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로 배당해 수사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역은 지난달 13일부터 여행금지 지역으로 지정돼 한국 국민이 여권법에 따른 정부의 예외적 여권사용 허가를 받지 않고 입국하면 형사처벌 대상이 된다.
정부는 이에 이근에게 현재 소지 중인 여권에 대한 반납 명령도 통지할 계획이다.
이에 이근은 자신의 여권에 대해 “아직 무효화가 안 됐으니까 걱정하지 말라. 무효화 되도 입국은 언제나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앞서 그는 “제가 살아서 돌아간다면 그때는 제가 다 책임지고 주는 처벌을 받겠다”고 덧붙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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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이근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