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쯤 멈출 수밖에’ 박정현이 1집 노래를 다시 듣기 어렵다고 고백했다.
17일 방송된 KBS2TV 예능 ‘한 번쯤 멈출 수밖에’에서 박정현이 이선희와 이금희의 여행메이트로 등장한 가운데 1집 노래를 다시 듣기 어렵다고 말해 관심을 모았다.
이날 셋은 강원도 평창 대관령목장에서 만났다. 이선희는 "3월의 평창 바람 너무 세다"며 "오늘 오는 친구는 연약한데 걱정이다"라고 운을 뗐다. 그러자 이금희는 "요정이잖아"라고 답했고, 이어 나타난 건 박정현이었다. 이선희는 "이렇게 추운 건 정현씨 때문인 것 같아"라며 박정현의 신곡 '다시 겨울이야'를 언급, 이금희 또한 공감하며 "촬영하면서 눈 맞은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전했다.
이금희가 듣기에 이 노래는 더 살랑살랑해졌다고. 박정현은 "힘은 늘 빼고 싶죠. 다들 따라 부를 수 있는 노래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이전 노래들은 너무 대곡이라 따라부르기가 어렵고, 저도 힘들어요"라며 대중들이 듣기에 좋고, 따라부르기까지 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신곡 발매 소감을 전했다.

이어 이금희는 이선희와 박정현의 인연을 궁금해했다. 이선희는 "같은 무대에 선 게 거의 없어"라고 말했고 박정현은 "'불후의 명곡' 때 전설로 나오셨는데 저는 전설을 보면서 노래를 했죠"라고 추억했다. 이선희는 "그래서 정현씨가 나온다고 했을 때 정현씨도 전설인데 이걸 왜 나와? 의아했어"라고 답했다. 이금희는 "오늘은 전설 아닌 언니로 얘기 많이 나누자"며 목장으로 이동했다.
양떼목장에 다다른 이들은 양들을 부르거나 먹이를 주는 것에도 직접 도전했다. 이선희는 "너희들 정말 음메라고 우는 구나?"라며 신기해했고, 이금희는 "친화력이 좋아야 해, 사람이든 양이든"이라며 "얘들도 얘들만의 사회가 있어"라고 인정했다. 추운 바람을 쐬고 양들까지 본 뒤 이들이 간 곳은 목장의 휴게소였다. 이곳에서 라면즉석기계를 본 박정현은 "요즘은 이런 것도 있어요?"라며 감탄했다.
원래 박정현은 라면을 일 년에 한두 번만 먹는다고. 이금희는 "이 맛있는 걸?"이라고 되물었고, 박정현은 "오늘이 그날이에요"라며 라면에 물을 올렸다. 한국에 거주한 지 26년차에 접어든 박정현은 라면을 먹다 대뜸 "한국 산 지 오래 됐는데 끝까지 이해 못한 게 라면국물에 밥 말아 먹는 거예요"라고 폭탄발언을 했다.

그러자 이선희는 흔들리는 눈빛으로 "나 밥 말아 먹어"라고 고백, 그것도 따뜻한 밥 아닌 찬밥만 말아먹는다고 해 식성을 밝혔다. 박정현은 "그럼 내년에 라면 먹을 때 밥도 도전해 볼게요"라며 태세를 전환해 웃음을 안겼다. 이후 이금희는 "어려서부터 노래 잘했죠?"라고 물었다. 박정현은 "노래를 열심히 했죠, 어렸을 때부터 거울 앞에서 셀프 인터뷰를 했어요. 세계적인 가수라고 상상하면서. 옛날부터 무대에서 빛나는 순간을 희망하고 있지 않았을까 싶어요"라 고백했다.
이선희는 "노래 하나 좋아한다는 걸로 한국에 왔는데 모든 게 낯설고 힘들었을 것 같아"라 공감했다. 박정현은 "'지금 긴장 풀면 안돼' '방심하면 다 망할 거야' 예전에는 그렇게 생각했어요.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 바뀌어서 이제야 여유를 찾고 즐기는 것 같아요"라 답했다. 이어 이선희는 "누구나 처음은 다 특별한 기억이잖아. 정현씨 데뷔곡은 어때? 나는 'J에게'라는 노래가 언제나 1순위거든"이라 말했다.
박정현은 "점점 이 노래랑 저랑 관계가 깊어져가요, 오래된 친구 같이. 제일 힘이 안 들어요. 많이 불러서 그럴까요?"라며 '나의 하루'라는 데뷔곡과 자신의 관계를 설명했다. 하지만 처음에는 이 노래를 이상하다고 생각했다고. "언어적인 것도 있고, 나이도 어렸어서 처음엔 스토커 이야기 같았어요. 고등학생 때 3년 동안 짝사랑했던 기억 떠올리면서 노래 불렀죠"

그러자 이선희는 '나의 하루'를 들어봐야겠다며 틀어주었다. 노래가 흘러나옴에 박정현은 “언니는 오글거리는 줄 않으세요? 저는 1집 거의 못 들어요. 그때의 저를 예뻐하긴 하는데 노래 쪽으로는 ‘아직 너무 멀었다’는 생각이 자꾸 들어요. 그땐 정말 뭘 할 줄 아는 줄 알았는데, 아무 것도 몰랐어요”라며 보컬리스트로서 어렸던 자신이 들려 불편하다고 전했다. 이선희는 그 마음 안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방송 말미, 박정현은 “하루에 굉장히 많은 걸 경험한 것 같은. 짧은 시간 안에 신기한 경험들을 했어요. 처음이란 말이 자꾸 나왔어요. 그렇게 느낄 수 있게 만들어주셔서 너무 좋은 날이었어요”라며 작가와 책 속 주인공이 서로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를 담은 'The end'라는 곡을 불러주었다. 이금희는 "우리는 끝이 아니었으면 좋겠네"라고 소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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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한 번쯤 멈출 수밖에' 방송화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