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우승후보로 꼽히는 안산시청이 충격의 개막 3연패를 당하더니, 이번에는 1위 서울시청이 코로나 불운에 3연패에 빠졌다. 프로탁구 남자 코리아리그가 거의 매경기 파란이 일어나며 ‘이보다 더 재미있을 수 없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치열한 순위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라스트 펜홀더’로 유명한 이정우 감독이 이끄는 부천시청은 지난 17일 경기도 수원의 탁구전용경기장 스튜디오T(광교씨름체육관)에서 열린 2022 두나무 한국프로탁구리그(KTTL) 남자 내셔널리그에서 ‘명품 랠리’로 유명한 에이스 양상현이 두 단식을 모두 잡아내고, 탄탄한 복식조가 완승을 거둔 데 힘입어 1위 서울시청을 매치스코어 3-1로 꺾었다. 승점 3점을 보탠 부천시청은 누적 7점(2승1패)으로 5위로 올랐고, 서울시청은 승점 1점을 보태는 데 그치며 13점(3승3패)로 불안한 1위를 지켰다.
3연승 후 2패를 당한 서울시청은 이날 오전 에이스 이승준이 코로나 확진판정을 받았고, 2장 김민호마저 컨디션 난조로 출전을 포기했다. 차포가 빠진 상태에서 고참 최원진, 18세 신예 김현소 등을 내세워 연패탈출을 노렸지만 역부족이었다. 양상현은 1매치에서 최원진을 2-0(11-9 11-3)으로 일축했다. 국가대표 출신의 최원진은 서브가 좋고, 경기운영이 노련하기로 유명하지만, 국군체육부대 시절 함께 복무했던 후배 양상현은 흔들리지 않고 쉽게 포인트를 따냈다.

서울시청은 2매치에서 올해 대광고를 졸업한 김현소가 까다로운 서브를 앞세워 상대 이정호를 2-0(11-9 11-6)으로 제압하는 파란을 일으켰다. 회전량의 변화가 큰 김현소의 서브에 이정호는 당황했고, 김현소는 적극적인 공격을 곁들여 이변을 완성한 것이다.
하지만 서울시청의 반격은 여기까지였다. 부천의 함소리/이정호 조는 3매치에서 최원진/박민준 조를 파워로 밀어붙여 2-0(11-8 11-7)로 승리했다. 이어 내셔널리그에서 플레이의 연결이 좋기로 유명한 양상현이 4매치에 등장했다. 양상현은 1게임 중반까지 신예 김현소의 서브에 고전했으나 이내 적응해내며 역전에 성공했고(11-9), 2게임마저 11-7로 잡으며 승부를 마무리했다.
남자 내셔널리그는 경기마다 탁구인들의 예상이 빗나갈 정도로 연일 치열한 승부가 계속되고 있다. 당초 중하위권으로 평가됐던 인천시설공단과 제천시청(이상 승점 9점)이 3승무패로 ‘선두 같은’ 3, 4위를 달리고 있고, 경기수가 많은 전통의 강호 서울시청(13점, 3승3패)과 산청군청(10점, 2승3패)는 불안한 선두권을 형성하고 있다.
여기에 개막 4연패를 당했던 영도구청이 전날 4-0 퍼펙트 승리로 다크호스의 기염을 토했고, 부천시청도 만만치 않은 전력을 과시하고 있다. 여기에 3패의 안산시청은 언제라도 연승을 달릴 수 있는 우승후보다.
KTTL의 강희찬 해설위원은 “남자 코리아리그는 수비전형, 중펜(중국펜홀더) 등 선수들의 스타일이 다양하고, 랠리가 많다. 여기에 7개 팀의 전력 평준화가 어느 정도 이뤄져 있어 명승부가 많이 나오고 있다. 동호인들로부터 재미있다는 얘기를 많이 듣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여자 내셔널리그에서는 장수군청이 대전시설관리공단을 잡으며 3연패를 끊고 첫 승을 거머쥐었다. 장수군청은 1매치에서 유주화가 권아현을 상대로 2-1(11-9 9-11 11-9)로 승리하며 기분 좋게 출발했다. 하지만 이내 전력이 앞선 대전시설관리공단의 매서운 반격이 시작됐다. 대전의 ‘여자 주세혁’ 박채원은 2매치 단식과 3매치 복식에서 수비탁구 특유의 멋진 플레이를 선보이며 잇달아 승리를 가져왔다.
4매치를 패하면 장수군청이 4연패에 빠지는 위기. 장수의 최지인이 4매치 첫 게임(세트)을 4-11로 패하자 패색은 더욱 짙어졌다. 그런데 이때부터 하위팀의 반란이 시작됐다. 2게임부터 최지인은 완전히 다른 선수가 된 것처럼 파상공격을 퍼부으며 2-1 역전승을 만들어냈다. 이어 5매치에서는 류영주는 만만치 않은 수비수 윤아린을 접전 끝에 2-0(12-10 13-11)으로 누르며 장수군청의 우승 같은 첫 승을 완성했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