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오세진 기자] ‘서른 아홉’ 전미도는 끝내 혼자 남을 이무생을 모른 척 할 수 없었다.
16일 방영된 JTBC 수목드라마 ‘서른, 아홉'(극본 유영아·연출 김상호)에서는 각자의 관계에서 절정을 맞이하는 차미조(손예진 분), 장주희(김지현 분), 정찬영(전미도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차미조는 자신을 버린 친모를 찾았다. 친모는 무려 교도소에 수감되어 있었다. 차미조는 친모를 어떻게 대해야 할지, 짐작이 되지 않아 멀뚱히 눈을 깜짝였다. 그러나 차미조의 친모는 마치 옆집 사람처럼 “너 근데 쌍꺼풀 수술 했어? 어릴 때 쌍꺼풀 없었던 거 같은데, 기억이 안 난다”이라고 말하며 속없이 웃었다.
결국 차미조는 울면서 뛰쳐나갔다. 이를 들은 정찬영(전미도 분)은 "오랜만이 아니잖아"라며 사납게 반응했다. 차미조는 견디지 못하고 양부모를 찾아갔다. 그러나 차미조는 양모의 손이 다친 것을 알고 속이 상해 "왜 전화를 안 해"라고 말하며 울먹였다. 이런 차미조를 가정으로 돌아오게 만든 건 양부였다. 차미조의 양부는 “너 잘 왔다. 설거지 할래, 빨래 할래? 혼자 하려니까 다리가 후들후들거려”라고 말했다. 차미조는 눈물이 그렁거리는 얼굴로 "난 욕실!"이라고 외쳤다.
끝내 양부모에게 말하지 못한 차미조는 밝게, 그러나 진정으로 가족들에게 스며들어 마음껏 응석을 부렸다. 차미조에게는 친모와 만났던 충격을 진짜 가족이 씻겨줄 수 있었던 것.

정찬영은 강선주(송민지 분)로부터 김진석(이무생 분)과의 결혼에 대한 진실을 들었다. 강선주는 정찬영에게 미국에 유학을 갔다가 클럽에서 술에 취한 김진석을 만난 일, 김진석이 울면서 전화로 "어떻게 지내는지 모르겠어. 멀리 와서도 너밖에 생각이 안 나. 내가 잘 할게. 다시 만나자"라고 말한 걸 들은 일, 그리고 그 상대방이 자신이 되고 싶었다는 일까지 털어놓았다. 정찬영은 괴로움에 강선주의 입을 막고자 고개를 홱 틀었다.
강선주는 "헤어진 남자친구 아이를 그 사람 아이라고 했다. 무슨 생각으로 그런 짓을 한지 모르겠다. 아이가 태어나면 혈액형이 다르면 들통날 텐데. 며칠 만이라도 김진석의 사람으로 살고 싶었다. 다행인지 아닌지 꽤 길게 버텼다"라고 고백했다. 다소 놀랐으나 정찬영은 의연했다. 강선주는 “부탁이 있다. 진석 씨 설득해달라. 주원이 내가 데려가는 걸로. 내가, 주원이 엄마로 잘 살아보고 싶다"라면서 “너무 억울해하지 말아요. 나는 한 번도 김진석 사람인 적이 없어요. 당신이 이겼으니까”라고 말했다.
정찬영은 죽음이 하루하루 자신을 덮는 것을 느꼈다. 정찬영은 생전 마지막으로 모친의 생일을 챙길 각오로 정성을 기울였으나 쓰러지는 바람에 예약한 케이크를 가지러 갈 수 없었다. 절망한 정찬영을 위해 차미조와 장주희는 기꺼이 벽돌을 들었다. 정찬영은 "전과범이 될 수 있다"라며 마지막까지 말리려 했으나 두려움에 떨면서도 우정을 위해 멈추지 않은 차미조와 장주희는 거침이 없었다.

차미조는 김선우의 부친을 만났다. 김선우의 부친은 "나는 차 원장의 양부모처럼 인품이 좋은 사람은 못 된다"라면서 "차 원장이 양부모랑 아무리 잘 지내고 있어도 내가 며느리로 맞이한다면. 무슨 말인지 알죠?"라고 말하며 차미조의 '태생'을 꾸짖었다. 차미조는 벌벌 떨면서 “선우 씨 아버님 마음도 이해합니다. 그런데 저와 선우 씨 마음으로 이해해주셨으면 합니다. 제 마음은 제 것이고 선우 씨 마음은 선우 씨 것이다. 제가 고아여서 불편하다는 아버님 마음을 탓하지 않는 것처럼”이라고 말했다.
이어 차미조는 “적어도 이 일로 헤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하며 자신의 마음을 굳건히 다졌다. 이를 안 김선우는 차미조에게 커플링을 건네며 “내가 당신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매일매일 알게 해줄게”라고 말한 후 “미안해. 그런 말 듣게 해서. 내가 너무너무 미안해” 사과를 건넸다. 마음이 흔들리던 차미조는 김선우가 건넨 반지를 받아들었다.

한편 정찬영은 혼자 남겨질 김진석이 걱정됐다. 정찬영은 김진석에게 “오빠. 이혼 나 보내고 해라. 갑자기 시간이 지나고 나면, 혹시 또 모르잖아”라고 말했다. 김진석은 애써 숨을 들이켰다. 정찬영은 간곡히 “내가 위너라고 하더라. 자기는 한 번도 김진석의 사람인 적이 없었대. 선심 쓰는 건 아닌데, 오빠가 혼자 있는 게 좀 그렇다”라고 말하며 김진석을 달래고자 했다.
김진석은 기어이 눈물을 흘렸다. 당황한 정찬영은 “입에 발린 소리 안 할게. 이혼해. 나랑 같이 있어”라고 말했다. 두 사람은 기한 있는 이 사랑을, 가을 바람에 떨어질 수밖에 없는 낙엽처럼 그저 받아들이는 수밖에 없었다./osen_jin0310@osen.co.kr
[사진] JTBC 수목드라마 ‘서른, 아홉'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