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팬들이 그토록 원했던 '이란에 승리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파울루 벤투 대표팀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대표팀은 24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9차전에서 이란을 상대로 2-0 완승을 거뒀다.
이날 대한축구협회는 ‘붉은악마’ 응원단과 협의해 킥오프 직전 동쪽 스탠드를 수놓을 카드섹션 문구를 ‘보고 싶었습니다’로 정했다. 양쪽 골대 뒤쪽은 태극 문양과 대한축구협회 엠블럼이 새겨졌다.

김승준 대한축구협회 마케팅 팀장은 문구 채택 배경에 대해 “코로나19로 인한 제한때문에 오랫동안 팬들이 직접 운동장에서 태극전사들을 보고싶어 했었고, 선수들도 경기장을 가득 채운 팬들의 열정을 보고파 했던 마음을 담았다. 또한 10년 넘게 이란을 상대로 맛보지 못했던 승리의 장면을 이번에는 꼭 보고싶다는 염원을 표현했다"라고 설명했다.
팬들은 이 경기 6만 4천 375석을 가득 매우며 선수들이 바랐던 열정을 보여줬다. 코로나19가 세계를 강타한 후 기록한 국내 최다 관중이었다. 선수들은 이에 뛰어난 경기력으로 보답했다.

쉬운 경기는 아니었다. 전반전 다소 답답한 흐름이 이어졌다. 경기 내내 손흥민-황희찬-황의조로 이루어진 공격 조합은 이란의 골문을 두드렸지만, 득점은 터지지 않았다. 중원에 나선 권창훈과 이재성의 침투도 마무리로 이어지지 못했다.
0-0으로 전반전을 마치기 직전, 추가시간 한국의 득점이 터졌다. 이재성의 패스를 받은 손흥민은 홀로 공을 치고 나간 후 박스 앞에서 강력한 오른발 중거리 슈팅을 날렸다. 강력했던 슈팅은 아미르 압데 자데 골키퍼 손에 맞았지만, 그대로 골망을 흔들었다.
후반전에 들어선 한국은 기세를 올렸다. 후반 시작과 동시에 상대 수비 라인을 파고든 손흥민이 곧바로 날카로운 슈팅을 날렸고 아미르 압데 자데 골키퍼가 쳐낸 공은 황의조가 다시 슈팅으로 연결했다. 득점은 터지지 않았지만, 위협적인 장면이었다.
계속해서 추가 득점을 노리던 한국은 후반 18분 한 골 더 달아났다. 왼쪽 측면을 휘저은 황희찬은 박스 안으로 침투한 이재성에게 패스했고 이재성은 골문 앞에서 대기하던 김영권에게 공을 넘겼다. 김영권은 곧바로 슈팅해 다시 골망을 갈랐다.
2-0으로 앞서기 시작하자 경기장은 뜨거워졌다. 선수들은 한결 가벼워진 몸놀림을 보여줬고 더욱더 활발하게 이란을 압박했다. 팬들은 경기를 즐기기 시작했다. 그간 경기장에서 선수들의 움직임을 오감으로 느끼고자 했던 팬들에게 선수들은 완벽하게 보답했다.
17년만에 홈에서 이란을 잡아낸 한국은 승점 3점을 획득, 승점 23점(7승 2무)으로 이란(22점)을 제치고 조 1위에 올라섰다. /reccos23@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