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축구가 '손흥민 시대'에서 행복한 꿈을 이어가고 있다.
손흥민은 2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이란과 맞대결서 전반 추가시간 기습적인 오른발 중거리 슈팅으로 득점, 한국의 선제골을 뽑아냈다. 손흥민에 이어 김영권(울산)의 득점이 이어진 한국은 2-0으로 승리, 조 1위로 올라섰다.
압도적인 공격을 펼쳤지만 골이 터지지 않던 전반 추가시간 손흥민은 기습적인 오른발 중거리 슈팅으로 선제골을 터트렸다. 아크 왼쪽 모서리 부근에서 시도한 강력한 슈팅은 이란 골키퍼의 수비를 뚫고 골네트를 흔들었다. 갑작스러운 득점이었고 손흥민의 능력이 완벽하게 드러난 결과였다.

프리미어리그에서 최고 수준의 공격수로 완벽하게 자리잡은 손흥민은 대표팀 주장의 역할도 완벽하게 해냈다. 관중들의 압도적인 응원에 손흥민도 활발한 움직임을 선보였다. 전방에서 활발하게 움직이면서 대표팀 동료들에게 기회를 만들어 주기 위해 노력했다. 또 전반 막판 터트린 골은 압도적인 공격에도 골이 터지지 않던 상황서 만든 결과물이었다.
손흥민이 선제골을 터트린 한국인 경기를 쉽게 풀어갈 수 있었다. 후반서도 경기 양상은 크게 변하지 않았다. 이란은 한국의 공격을 막아내는데 급급했다. 반격을 펼치지 못했고 한국이 점유율 뿐만 아니라 순도 높은 축구를 선보일 수 있었다.
손흥민은 ‘캡틴’의 자존심을 세웠다. 한국 축구의 레전드 박지성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그동안 한국은 1958년 처음 이란과 맞붙은 이래로 총 32차례 맞대결에서 2경기 연속골을 기록한 건 박지성이 유일했다. 박지성은 2009년 남아공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당시 연속골을 넣었다. 이후 아무도 박지성의 기록에 도전하지 못했다. 그러다가 손흥민이 12년 만이자 한국 축구 역대 두 번째로 이란전 연속골에 성공했다. 손흥민은 앞서 지난해 10월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선제골을 터뜨렸다.
박지성은 한국 축구의 아이콘이다. '해버지'라고 불릴 정도로 해외축구에서 가장 성공한 선수다. 또 대표팀 주장을 맡은 손흥민도 그 길을 걷고 있다. 유럽에서 최고의 선수로 인정 받은 손흥민은 박지성처럼 큰 책임감을 갖고 대표팀 주장으로 활약중이다.
이란전을 마친 뒤 손흥민은 여전히 집중력을 잃지 않았다. 그는 "최종예선이 아직 끝나질 않았다. 마지막 한 경기도 승리하는 게 목표다. (박)지성이 형이 잘한 만큼 이 팀을 잘 이끌 수 있었으면 하다. 첫 주장직을 맡아 그런지 애정이 많이 간다. 팬들의 기대에도 부흥하고 싶다"라고 전했다.
또 경기장을 가득채운 관중들에게도 고마움을 전했다. 그는 "관중들이 행복한 모습을 보니 너무 기쁘다. 같이 웃고, 같이 좋아하던 모습이 너무 그리웠다. 평일 늦은 시간에 많은 분이 찾아주셨다. 추운 날씨에 고생 많으셨다. 안전하게 귀가하셨으면 좋겠다"라고 따뜻한 마음도 드러냈다.

한편 손흥민은 이번 득점으로 아시아 최종예선 득점 순위 공동 1위로 올라섰다. 우레이(중국), 메흐디 타레미(이란), 이토 준야(일본)와 함께 4골이 되면서 치열한 싸움을 벌이게 됐다. 손흥민은 남은 아랍에미리트(UAE)전에서 단독 1위에 도전한다. /10bird@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