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사와 아가씨' 이세희는 친모 이일화를 결국 놓을 수 없었다.
26일 방영된 KBS2TV 주말드라마 '신사와 아가씨'(극본 김사경·연출 신창석)에서는 애나 킴(이일화 분)을 향한 박수철(이종원 분)과 박단단(이세희 분)의 어쩔 수 없는 연민과 그를 괴로워하는 차연실(오현경 분)의 갈등이 그려지며 애나 킴의 건강이 악화돼 긴장감을 주었다.
차연실은 애나 킴에게 간다는 박수철을 이해할 수 없었으며 배신감을 느끼기까지 했다. 비록 사랑으로 결혼한 관계는 아니었으나 인생의 막바지로 내몰렸던 박수철과 마찬가지로 힘겹게 삶을 이어가던 차연실은 서로 의지하며 무려 30년 가까이 부부로 살아왔기 때문이었다. 차연실은 울면서 “당신이 어떻게 나한테 그래"라면서 "그 여자한테 가. 대신 나랑 이혼 도장 찍고 가라"라며 강수를 두었다.
박단단은 그런 박수철을 이해하지 못했다. 그러나 이영국(지현우 분)이 주선한 애나 킴과의 만남에서 박단단은 말을 잃었다. 현재 애나 킴의 상태는 수술을 앞두고 있는 위독한 상태. 박단단은 애나 킴으로부터 “단단아. 우리 커피 한 잔 할 수 있을까?” “네 앞에 앉아있고 싶어서 그래. 네 얼굴 조금이라도 보고 싶어서”라는 말을 듣고 울먹였다.
박단단은 “이렇게 조금이라도 더 보고 싶으면서, 왜 그 동안 나를 속였냐. 처음부터 누구인지 밝혔으면 우리가 조금이라도 더 같이 있을 수 있었다. 사람 마음을 왜 이렇게 아프게 하냐”라고 펑펑 눈물을 쏟았다. 이에 애나 킴은 “엄마가 미안해”라고 말했다. 박단단은 엄마라는 그 말에 “엄마, 엄마, 엄마, 내가 미안해. 내가 너무 미안해”라고 말하며 애나 킴을 끌어안았다.

이런 박단단의 행동은 차연실을 깊게 상처주었다. 박단단은 이전 방송에서 차연실에게 그의 편이 되겠다고 했던 것. 차연실은 애나 킴과 함께 있는 박단단의 모습을 보고 상처 받은 얼굴로 돌아섰다. 심지어 차연실은 애나 킴을 위해 손수 호박죽까지 쒀 갔던 것. 박단단은 울면서 “애나 대표님이 너무나 미운데, 자꾸만 불쌍해. 엄마 너무 미안한데, 나 한 번만 이해해주면 안 돼?” 차연실을 잡았다.
차연실은 “단단이 너 집에 올 것 없다. 여기서 네 엄마랑 살아라”라고 말하며 박단단을 거절했다. 이어 차연실은 박수철에게 “가서 그 여자 살려라. 그래야 당신 마음이 편할 거 아니냐. 그래야 나도 마음이 편할 거 같다”라고 말했다. 차연실은 마음으로 길렀던 박단단은 물론 부부로 정을 쌓은 박수철을 끊어낼 생각을 했다.
애나 킴은 이 사실을 알고 직접 차연실에게 사과를 하러 갔다. 애나 킴은 “정말 잘못했습니다. 죽을 때까지 이 은혜 잊지 않겠습니다. 우리 단단이 예쁘게 키워주셔서 감사합니다. 정말 죄송합니다”라고 말하며 “제가 한때 나쁜 마음 먹은 거 맞다. 그러면 안 되는데 돈으로 회유해서 수철 씨랑 단단이 미국으로 데리고 가려고 했다. 저 지금 벌 받는 거 같다. 수철 씨랑 단단이는 걱정하지 마라. 저 아무도 모르게 미국 갈게요. 조용히 사라질게요”라고 말해 차연실의 마음을 약하게 만들었다.
결국 차연실은 박단단에게 “애나 킵 대표가 당신(박수철)이 도와주는 거 죽어도 싫다니까 단단이 네가 네 엄마 수술하고 회복할 때까지 옆에 있어줘”라고 말하며 모녀 간의 정을 쌓을 기회를 주었다.

그러나 너무 늦은 탓일까. 박단단과 애나 킴은 정답게 잠든 지 하루도 되지 않아, 애나 킴이 쓰러진 채 발견되었다. 박단단은 울면서 "엄마"라고 울부짖었으나 핏기 하나 없는 애나 킴은 미동조차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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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KBS2TV 주말드라마 '신사와 아가씨'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