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1 나와!’
이제 그들의 상대는 T1이다. 그야말로 짜릿한 뒤집기였다. 글로벌골드 1만 이상 뒤처지면서 패색이 짙은 상황에서 믿을 수 없는 역전극으로 LCK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젠지가 엄청난 격차를 만회하면서 극적으로 LCK 결승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젠지는 27일 오후 서울 종로 롤파크 LCK아레나에서 열린 ‘2022 LOL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LCK)’ 스프링 담원과 플레이오프 2라운드 경기서 팀의 기둥인 ‘쵸비’ 정지훈과 ‘룰러’ 박재혁이 고미바다 제 몫을 다 해내면서 치열한 접전 끝에 3-2로 승리, T1이 기다리고 있는 결승의 남은 한 자리를 차지했다.

이로써 젠지는 1년만에 다시 LCK 결승 무대를 밟게됐다. 정규시즌 3위로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진출한 담원은 정규시즌 최종전서 패배를 안겼던 브리온을 1라운드에서 3-0 셧아웃으로 제압한 흐름을 2라운드까지 이어가지 못하면서 4시즌 연속 결승행 티켓을 아쉽게 놓쳤다.
젠지가 라인전의 강점을 내세워 시작부터 담원을 압박해 들어갔지만, 담원이 체급의 열세를 딛고 영리한 운영으로 먼저 기선을 제압했다. 수세에 몰렸던 담원은 기습적인 바론 버스트를 연속으로 성공하면서 반전의 발판을 만들었다.
여기에 장로드래곤 버프를 ‘버돌’ 노태윤이 기막히게 가로챘고, 이어진 한타에서 젠지의 챔피언들을 쓸어버리면서 곧장 넥서스까지 돌진 1세트를 정리했다.
1세트를 내준 젠지도 ‘헤카림+아리’ 돌진 조합이 힘을 쓰면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지만, 담원은 3세트 탑에 ‘호야’ 윤용호를 기용하는 강수를 두면서 다시 2-1 리드를 잡았다. 봇 주도권을 가지고 있는 젠지가 전반적으로 협곡 전체에 지배력을 행사하던 가운데, 담원의 상체가 불리한 전황을 뒤집는 괴력을 발휘했다. 역전의 중심에는 ‘캐니언’ 김건부가 있었다. 네 번째 드래곤 스틸을 신호탄으로 ‘캐니언’ 김건부는 오브젝트 주도권과 한타에서도 난타전을 진두지휘하면서 담원의 반격을 조율했다.
28분 미드 지역서 벌어진 한타서 사실상 승부가 갈렸다. ‘쇼메이커’ 허수가 날카롭게 파고들면서 잘 성장한 ‘룰러’ 박재혁의 이즈리얼을 넉다운시켰고, 한타에서 대승을 거둔 담원은 그대로 바론 버프까지 두르면서 승기를 잡았다. 여기에 ‘캐니언’ 김건부의 리신이 신들린 캐리를 펼치면서 다시 세트스코어에서 2-1로 앞서나갔다.

벼랑 끝에 몰린 젠지도 4세트 ‘쵸비’ 정지훈의 코르키가 대활약을 펼치면서 다시 한 번 승부를 2-2 원점으로 돌렸다.
추격을 허용한 담원이 5세트 초반부터 과감한 카운터 정글을 하는 역대급 설계로 ‘피넛’ 한왕호의 발을 묶으면서 주도권을 잡았다. 담원의 일방적인 공세에 20분 초반 글로벌골드 격차가 1만까지 벌어지면서 패색이 짙어졌다.
위기의 순간 젠지가 시리즈 최고의 명장면을 만들어냈다. 최악의 상황에 몰린 젠지도 내각 탑 앞에서 한타로 격차를 조금씩 좁혀나갔다. ‘룰러’ 박재혁이 ‘캐니언’ 김건부를 쓰러뜨리고, 드래곤과 포탑을 챙겨가면서 목표물 현상금을 하나 하나 수집했다. 1만 골드 이상 차이났던 격차를 다시 7000까지 좁히는데 성공했다.
두 번째 출몰한 내셔남작을 젠지가 접수하면서 모든 것이 뒤 바뀌었다. 바론 버프를 두른 젠지는 기회를 놓치지 않고, 담원의 본진까지 단숨에 달려가면서 짜릿한 역전극의 마침표를 찍었다. / scrapp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