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컷' 김동완 "버러지같은 인물, 나 같은 사람이 맡아야" [인터뷰 종합]
OSEN 김나연 기자
발행 2022.03.29 18: 41

가수 겸 배우 김동완이 영화 'B컷'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했다.
29일 오후 영화 'B컷'의 주연 배우 김동완의 화상 인터뷰가 진행됐다. 영화 개봉을 앞두고 최근 코로나19 확진 소식을 전했던 김동완은 “건강 회복 잘 했다. 다행히 큰 후유증 없이 회복 잘했다”고 현재 몸 상태를 전했다.
이어 “영화 개봉하는데 최근 언론시사회에 참여 못해서 아쉬운 마음이 들고, 오랜만에 극장에서 관객들을 만난다는 생각에 기대에 부풀어 있다”고 영화 개봉이 코앞으로 다가온 소감을 밝혔다.

영화 'B컷'(감독 김진영)은 일명 탐정까기로 한탕을 꿈꾸던 스마트폰 사설수리업자 승현이 유력 대선후보의 비밀이 담긴 핸드폰을 손에 넣으면서 벌어지는 디지털 범죄 스릴러다. 김동완은 극중 사설 스마트폰 기술자이자 고객들이 숨기고 싶어 삭제했던 데이터까지 복구해 협박하는 이른바 ‘탐정까기’를 일삼는 승현 역을 맡았다.
김동완은 ‘B컷’에 출연을 결심한 계기가 “캐릭터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감독님한테 연락을 받고 시나리오를 봤는데 부담스러운 소재였다. 현실과 연관지을 수 있는 소재이지 않나. 그런데 캐릭터가 매력적이었다. 제가 원래는 그렇지 않은데 이때까지 선한 캐릭터를 많이 하다 보니 가끔씩 저 스스로도 ‘식상하다’고 느낄 때가 많았다. 그런데 기본적으로 승현은 악인이다. 세상에 있으면 안 되는 버러지 같은 존재다. 실제 현실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 아니냐. 불쾌한 진실을 담고 있고, 저도 온라인 범죄에 대한 경계심을 평소에 갖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자신은 핸드폰 수리를 맡기지 않거나 컴퓨터 하드를 버릴 때 망치로 때려 부순 후 처리하고, 비밀번호도 사이트마다 다르게 설정하는 등 디지털 범죄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고. 김동완은 “연예인뿐 아니라 일반인들도 이런 끔찍한 일들을 많이 겪고 있다. 오히려 일반인들이 무방비로 노출돼 있는 것 같다. 연예인들은 기본적으로 조심하는데 일반인들은 ‘설마’ 하다가 휘말리니까. 경각심은 갖고 있는데 처벌과 장치들이 더 강화돼야 하지 않나 라는 생각이 든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어 “승현이라는 캐릭터가 더 비열하고 나빴어야 했는데 어느 순간 저도 모르게 선해진 것 같아서 아쉽다”고 털어놓은 그는 “실제로 저라면 (남의 비밀을) 절대로 까지 않을 것 같다. 대가도 필요 없다. 남의 사건에 얽히면 얼마나 일이 커질지 모르니까. 일단 이런 일을 하면 안 된다. ‘탐정까기’라는 게 현대판 살인자 아니냐. 참 끔찍한 인간”이라며 “생각해보니 끔찍한 인간을 연기했는데 왜 멀쩡한가 싶다. 권선진악이 일어났어야 했다고 생각한다”고 솔직한 의견을 전했다.
그간 밝고 건강한 이미지로 잘 알려진 김동완이 승현 역으로 캐스팅된 이유는 뭘까. 김동완은 “감독님이 왜 저한테 덜컥 제안했는지는 모르겠는데, 승현 역할은 저 같은 사람이 해야한다고 생각한다. 온라인 범죄는 상상하지 못한 사람들이 저지른다. 본인의 이면을 감추기 위해 완전히 다른 페르소나를 가진 사람이 일으킨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제가 연기하는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털어놨다.
그는 “화이트 해커를 하던 사람이 조작이나 토토에 연루됐다거나 그런 일을 벌여서 회사에서 버림받고 흑화된 거다. 그런 전사를 씌웠을 때 저 같은 사람이 할만한 역할이 아닐까 싶었다. 누가 봐도 어둡고 범죄를 저지를 것 같은 사람이 하면 단면적이지 않나”라고 말했다.
김동완은 승현이라는 캐릭터를 연기함에 있어 중점을 둔 부분을 묻자 “승현은 우리 주변에 있는 사람이다. 어떤 재능을 가진 사람이 조금만 마음을 잘못 먹었을 때 일어나는 일을 사건화한 이야기”라며 “처음부터 나쁜 사람은 없는 것 같다. 어떤 계기로 나빠진 거다. 그러다 예전에 좋아했던 민영(전세현 분)을 만나게 되면서 다시 이전의 상태로 돌아갔던 건 아닐까 그런 생각을 했다”고 전했다.
승현을 연기하는 데 있어서 처음 김동완이 모티브로 잡은 것은 캐릭터에 중점 둔건 처음에 잡았든건 영화 ‘택시 드라이버’의 로버트 드 니로였다. ‘택시 드라이버’ 속 트래비스 비클과 같은 사회 부적응자 캐릭터를 생각했다는 것. 하지만 김동완은 “감독님이 너무 어둡다고 있는 그대로 하라고 말씀하셔서 바꿨다. 그래도 중간 중간 사회 부적응자처럼 보일 수 있도록 녹여냈다”고 밝혔다.
그는 극중 민영과의 첫 베드신을 예로 들며 “정상적이지 않은 얘기를 정상적인 것처럼 한다. 그런 것도 의도적이었다. 정상적이지 않은 사람이란 걸 놓치지 않으려 했다. 사회규율에 맞지 않은 행동을 했고, 그런 행동을 하면서 민영을 위한다고 생각했던 인물이다. 민영을 향한 마음 역시 스토킹이고 삐뚤어져 있고 잘못돼있다. 집착이 있기도 하다”고 승현의 캐릭터성을 강조했다.
드라마뿐 아니라 연극, 뮤지컬 등 다양한 연기 활동을 병행하면서 “드라마나 영화 많이 보고 연구하고 최근에는 이론 책도 보고 있다. 지금 핫하다는 배우들의 연기를 많이 보는 편”이라고 밝힌 김동완은 최근 연기톤을 참고했던 작품으로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D.P.’를 꼽았다. 그는 “꾸며지지 않은 연기를 하고, 그래도 되는 시스템이 돼 있구나라는 걸 느꼈다”며 “요즘 재밌는 드라마들이 나처럼 연기를 안하더라. 그래서 스스로의 연기에 대해 경계를 많이 하고 있다”고 감탄을 표했다.
그러면서 “캐릭터 변신에 대한 것 보다는 카메라 앞에서 얻게 되는 희열에 아직 젖어있다. 할 수 있는 한 다 즐기고 싶다. 더 이상 (나를) 부르지 않는다 싶을 때는 자연스럽게 내려와야한다. 차분히 하강 곡선 그리는 시간을 가져야하고, 그전까지는 날아다닐 수 있는 하늘을 마음껏 날아다니고 싶다. 그래서 체력이 허락하는 한, 만들어서라도 하고 있다”고 열정을 드러냈다.
출연하고 싶은 예능으로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이야기’를 꼽은 김동완은 제작자로서 3분에서 5분 정도의 단편 이야기를 준비하고 있는 근황을 전하기도 했다. 그는 “콘티 작업 중이다. 하면 할수록 영화는 아무나 하는 게 아니라는걸 느끼고 있다. 찍는 게 다가 아니다. 잘못하면 다음 기회가 없을 수 있다는 생각에 신중히 고민하고 있다. 포트폴리오처럼 아류작을 만들어야지 ‘이게 저의 첫번째 영화입니다’라고 바로 말하기엔 조심스러워지고 있다. 천재들이 많더라”라고 고충을 토로했다.
이어 자신의 작품에 캐스팅하고 싶은 배우에 대해서는 “OTT 감독들이 이해 되는 게 얼굴이 잘 안 알려진 배우들이 탐나더라. 뮤지컬 할때도 배우들 유심히 본다. 어리고 외모 좋고 연기를 잘하는 사람이 많다. 무료로는 안 되니 적은 섭외비라도 들여서 제안할 수 있게 준비 중”이라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김동완은 영화 ‘B컷’을 찾아줄 예비관객들에게 “어려운 시기에 사람들 많은데 나오기 힘든데 상영관에서 함께 해주시면 너무 감사드릴 것”이라며 “그냥 즐겨주신다면 와 주시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고 말씀드리고 싶다”고 소망했다.
또 듣고 싶은 평에 대해서는 “욕만 안 먹었으면 좋겠다. 열심히 했는데 어떻게 받아 들이실지 저도 겁이 난다. 오래 활동해서 예전 연예인, 중년배우로 일컬어지고 있다 보니 ‘이게 맞나’, ‘틀에 박힌 게 아닌가’ 하는 고민이 들더라. 사람들의 눈밖에 벗어나지 않는 지금 시대의 연기 흐름을 잘 탈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고 그런 평을 받고 싶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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