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극장 개봉하는 ‘스텔라’가 느림의 미학을 통해 아버지의 사랑을 전한다.
29일 오후 서울 용산 CGV아이파크몰에서 영화 ‘스텔라’의 언론배급시사회가 열린 가운데 이날 손호준, 이규형, 허성태 등의 배우들과 연출을 맡은 권수경 감독이 참석했다.
‘스텔라’(감독 권수경, 제공배급 CJ ENM, 제작제공 CJ ENM, 배급 CJ CGV, 제작 데이드림)는 옵션은 없지만 사연은 많은 최대 시속 50km의 자율주행차 스텔라와 함께 보스의 사라진 슈퍼카를 쫓는 한 남자의 버라이어티 추격 코미디.

이날 권수경 감독은 “많은 사람들이 기억하고 있는 옛날 차들이 많지만 저는 특히 스텔라라는 이름이 갖고 있는 중량감과 개인적인 추억을 결합해 이 소재로 영화를 만들었다”고 기획의도를 밝혔다.
이어 권 감독은 “아무래도 스텔라가 올드카라서 촬영중 비상시에 대비해야 했다. 1대에 문제가 일어나면 다른 차로 진행을 해야 했기 때문에 추가로 한 대를 더 준비해 비상시에 대비했다”며 “근데 신기하게도 차가 고장이 잘 나지 않더라. 빨리 달리거나 부딪히는 장면이 많았는데 외관에 스크래치가 나는 것을 제외하고, 엔진 고장도 없었다”고 차와 관련된 에피소드를 전했다. 올드카지만 스텔라의 성능이 좋았다는 것.
배우들도 권 감독처럼 스텔라와 얽힌 어린 시절의 추억이 많았다.

먼저 영배 역의 손호준은 “제 친형이 인천에 살았었는데 (제가 무명시절) 그 집에 얹혀살았다. 당시 인천에서 강남까지 오디션 보러다니기가 힘들었는데 형이 대출을 받아서 차를 사준 게 스텔라였다”며 “그 차를 타고 다니다가 드라마 ‘응답하라’를 만났고, 머지않은 시간에 제가 대출을 다 갚고 형에게 차를 선물로 줄 수 있었다”며 스텔라라는 차와의 인연을 전했다.
차량담보업계 에이스 영배는 회사 일로 맡았던 슈퍼카를 친구 동식에게 하룻밤 맡긴다. 하지만 빚에 허덕이던 동식은 억대를 훌쩍 넘는 차를 손에 쥔 순간 친구를 배신하고 사라진다. 결국 두 사람은 각자의 운명을 걸고 쫓고 쫓기는 관계가 되어 분노의 추격전을 벌인다.
극중 추격신에 대해 “스텔라가 오래된 차지만 잔고장도 없고 좋았다. 영화를 보시면 위험해 보이긴 하지만 스튜디오에서 CG로 촬영했다”고 촬영기를 전했다.

동식을 연기한 이규형도 스텔라와 관련, “제가 기억하는 한 저의 아버지의 두 번째 차가 스텔라였다. 당시 가족 여행이나 조부모님 댁에 다녀올 때 그 차에 대한 추억이 떠오른다. 누나와 뒷좌석에 타고 다녔다. 어릴 때는 그 차가 굉장히 크게 느껴졌었는데 이번에 촬영할 때 보니 생각보다 작더라. 나이가 먹으니 좀 다르게 느껴지는 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동식 캐릭터가 유쾌하다 보니 저는 신선한 마음으로 접근했다. 배우들이 제 애드리브를 받아주시고, 그 애드리브를 받아서 연이어 애드리브를 해주셔서 굉장히 재미있는 장면이 탄생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 연기합을 전했다.
허성태는 영배와 동식를 뒤쫓는 빌런 서 사장 역을 맡았다. 서 사장은 차량담보업계의 거물로 빌린 돈을 갚지 않는 사람들에겐 자비 없이 살벌한 모습을 보이는 냉정한 인물이다. 그는 자신의 슈퍼카를 가지고 사라진 영배와 동식을 쫓아 추격전을 벌인다.

이날 허성태도 “(스텔라는 아니지만) 저의 어머니가 제가 어릴 때 차를 사셨을 때, 극중 장면처럼 제가 본네트에 올라가서 놀았던 기억이 있다. 영화 속 장면을 보면서 저의 어릴 적 추억이 떠올랐다”고 추억담을 보탰다.
권 감독은 “사람과 사람이 만나고 헤어지는 과정이 드러나려면 등장인물들의 케미스트리가 중요했다. 인물들간 생각과 감정을 잘 표현하려고 노력했다”고 배우들의 케미스트리에 집중했다고 말했다.
이어 감독은 “이 세 명의 배우들이 이전 작품에 만난 적이 없어서 저는 더 좋았다. 현장을 이끄는 이들의 헌신성, 인성, 현장 애드리브(멘트)가 좋아서 사고 없이 잘 마무리 했다”고 이 자리를 빌려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인생의 막다른 위기에 처한 영배는 아버지의 보물과 같던 스텔라의 도움을 받으면서 그간의 삶을 되짚는다. 최신식 자동차와 비교해 모든 면에서 성능이 뒤처졌지만, 불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했던 일들이 스텔라와 함께 하면서 마법처럼 벌어진다. 험난하고 힘든 세상이지만 가족의 연대와 사랑이 있다면 불가능은 없다고 말한다.
감독은 끝으로 “예전부터 생각해왔지만 코로나가 터지면서 다시 한번 느낀 건 가족애가 아닐까 싶다. 우리 사회에서 가족이 가장 중요한 게 아닌가 싶었다”며 “가족들끼리 서로를 보듬고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저희 영화를 보시면서 힐링이 되셨으면 좋겠다. 또한 로드 무비는 자연풍광을 담을 수밖에 없는데, 이 영화를 보시며 작게나마 가족들과 개인의 힐링이 되는 시간을 가지셨으면 좋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추격 코미디 ‘스텔라’는 4월 6일 극장 개봉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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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CJ E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