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김재동 객원기자] 스스로 별을 꿈꾸던 소녀가 자라 별을 조각하고 그 별이 반사할 빛을 쏘아주기 시작했다.
조이현(31). 최근 종영한 MBC 글로벌 걸그룹 오디션 ‘방과후 설렘’ 데뷔조 클라씨 (CLASS:y)의 매니지먼트를 맡아 M25라는 종합엔터테인먼트사를 설립한 그녀가 강조하는 직업은 프로듀서다. 프로듀서란 컨텐츠 사업에서 제작과 관리의 책임을 맡은 사람으로 프로그램 자체를 기획한다.
그런 조이현의 출발은 아이돌이었다. 2010년 데뷔한 혼성그룹 ‘남녀공학’의 여성 멤버들로 구성된 유닛 걸그룹으로 출발, 2013년 독립그룹으로 활동을 시작한 ‘파이브돌스’의 멤버로 스타의 꿈을 시작했다. 이후 2015년부터는 다시 걸그룹 ‘다이아’로 활동을 이어갔다.
하지만 정작 조이현의 꿈은 배우였다. 국민대학교 연극영화과에 진학했던 것도 그 때문이었다. 2015년 5월 KBS 2TV 드라마 ‘프로듀사’에 걸그룹 핑키포의 리더 유주역으로 연기인생도 시작한다. 이후 KBS 1TV ‘별난 가족’, MBC드라마 ‘역적:백성을 훔친 도적’, tvN ‘쌉니다 천리마마트’ , OCN ‘애간장’ , SBS ‘브라보 마이 라이프’ 영화 ‘ 해피 투게더’ , ‘올레’ 등을 통해 연기력을 선보이며 필모그래피를 쌓아올렸다.
MC로도 활동했다. 2019년 ‘내일은 미스트롯’ 전국 콘서트 제작발표회 MC를 시작으로 ‘내일은 미스트롯’ 전국 콘서트의 모든 공연에서 MC로 활동했다.
프로듀서 경력은 2019년부터다. 포켓돌스튜디오의 프로듀서를 맡으며 아티스트로서의 계약을 함께 맺었다. 그 첫 행보로 그 해 5월 Mnet의 ‘프로듀스 X 101’에 출연한 이한결, 남도현이 소속된 BAE173 제작에 프로듀싱을 맡아 무대와 스타일링에 참여했다.

이외 홍자의 ‘내;딛다’ 뮤직비디오에 프로듀서로 참여했고 ‘미스 트롯’ 출신 정다경·두리·박성연이 결성한 유닛 ‘비너스’의 제작에도 참여했다. 그리고 ‘방과후 설렘’의 프로듀서도 맡았다. 될성 부른 아이들을 한눈에 알아보는 촉을 인정받았다는 방증이다.
가수·배우·MC·프로듀서를 경험해 본 조이현은 그래서 스스로 ‘올라운더 조이현’, ‘올플레이어 조이현’으로 불리길 바란다.
이제 주업이 된 프로듀서의 역할에 대해 조이현은 “멤버 한 명 한 명을 돋보이게 살려주는 것”이라고 단언한다. 그 자신 어느 그룹의 멤버였던 경험에서 우러나온 진심이 느껴진다. 영화 ‘라디오스타’의 안성기 대사 “자기 혼자 빛나는 별은 없어. 별은 다 빛을 받아서 반사하는 거야”가 떠오르는 대목이다.
완벽히 여물지 않은 청춘들을 성장시키는 역할 프로듀서. 아이돌로 출발해 이제는 어엿한 프로듀서 겸 매니지먼트 회사의 CEO로 자리잡은 조이현의 입장을 들을 수 있었다.
-프로듀서의 시선으로 본 클라씨는 다른 아이돌과 무엇이 다른가?
▲다양성과 신선함, 실력과 열정이 가장 큰 메리트다.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 실력은 검증됐다고 생각한다. 또 멤버들 대부분이 기존 엔터트레이닝 시스템을 거치지 않아서 우려되는 점도 있지만 예측할 수 없는 매력과 자유로움, 개성이 큰 무기가 될 것이다.
-프로듀서로서 클라씨가 어떤 팀인지 소개해 달라.
▲한마디로 ‘Same same but different’로 말할 수 있다. 제가 A&R로 이 곡을 선택했고 ‘방과후 설렘’의 단체곡이 됐는데 클라씨가 딱 이런 팀이다. 멤버 전원이 Z세대인데, 같은 것처럼 보이지만 다르다. 일시적이고 획일화된 유행이 아닌 자신만의 취향을 추구한다는 Z세대의 특징과 흡사하다. “나대로 할래. 그게 뭐 어때?” 하는.

-‘방과후 설렘’ 데뷔조인 클라씨를 위해 M25를 설립, 어린 나이에 대표가 됐는데 앞으로 본인이 가지고 가고 싶은 M25의 방향성은?
▲아티스트와 팬, 회사가 편하게 소통하는 엔터테인먼트 기업이 될 것이다. CEO 입장에서는 아티스트와 직원들이 모두 즐겁고 행복한 회사를 운영하고 싶다.
-‘방과후 설렘’ 제작과정(매니지먼트, 스타일링, A&R 등) 상당 부분에 참여한 걸로 알고 있다. 어떻게 이렇게 단기간에 성장할 수 있었는지?
▲제가 아이돌이었기에 빠른 성장이 가능했다고 생각한다. 오디션 지원부터 트레이닝, 방송 활동 등의 경험을 했고 제작가로 변신하고 3년동안 아이돌 만들기에 집중했다. 제가 아이돌이었을 때 아쉬웠던 부분(트레이닝 등)을 알기에 연습생들에게 더 좋은 선생님을 찾아주려고 노력했다. 직접 노래를 부르는 가수이기에 좋은 음악에 대한 안목이 있고 그래서 작곡가들을 적극적으로 만났다. 비주얼과 패션도 마찬가지였다. 뭔가 도미노처럼 연쇄적으로 쭉 이어져서 종합적으로 만들어지는 과정이 굉장히 재미있고 즐거웠다.
-3월부터 쏟아져 나오는 신인대전 속 클라씨의 차별점과 경쟁력을 뽑는다면?
▲서바이벌 오디션을 거쳐서 무대 경험이 많고, 무대에 대한 마음가짐 역시 신인답지 않다. 이것이 가장 큰 장점이 아닐까.
-걸그룹과 보이그룹을 만들 때 각각 중점을 두는 부분이 있다면?
▲케이팝 아이돌은 굳이 젠더(성별)를 나누지 않는다. 기본틀은 같기에 다를 바가 없다. 실력과 매력, 비주얼과 인성 등이 모두 갖춰진 아이돌이 사랑받는다. 성별에 상관없이 각각 멤버들이 잘 할 수 있고 돋보이는 것을 살려주는 것이 프로듀서의 역할이다.
프로듀서 조이현이, 그가 만들어 갈 ‘방과후 설렘’ 데뷔조 클라씨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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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조이현, 펑키스튜디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