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패밀리 액션 누아르다."
배우 손현주가 30일 온라인을 통해 진행된 새 영화 ‘봄날’의 제작보고회에서 “우리 영화는 작은 영화가 아니다. 장례식장에서 벌어지는 패밀리 액션 누아르 장르다. (호성이)최선을 다해서 딸에게 돈을 마련해주고자 한다”라며 이 같이 소개했다.
이날 제작보고회에는 손현주, 박혁권, 정석용, 박소진 등 출연 배우들과 연출을 맡은 이돈구 감독이 참석했다.
4월 말 극장 개봉하는 영화 ‘봄날’(제공배급 콘텐츠판다, 제작 엠씨엠씨)은 한때 잘나갔지만 현재는 집안의 애물단지인 철부지 형님 강호성(손현주 분)이 아는 인맥 모두 끌어 모은 아버지의 장례식장에서 부조금으로 한탕 크게 벌이려다 수습불가 사건에 휘말리는 이야기를 그린다.

연출을 맡은 이돈구 감독은 “첫 날 촬영을 마치고 ‘나만 잘하면 되겠다’ 싶더라”고 배우 캐스팅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어 이 감독은 “호성이 가족을 위해 최선을 다해서 산다. 그런 점에 있어서 저도 영화를 찍으면서 ‘나도 최선을 다해서 살고 있나?’라는 의문을 가졌다”라고 배우들의 연기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어 “저희 할아버지 장례식장에서 인간 군상을 내밀하게 느꼈다. 그 풍경이 영화적으로 느껴졌고, 저희 아버지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막연하게 영화를 만들어야겠다 싶었다”고 기획의도를 전했다. “가족 영화지만 나 자신은 나 가족에게 어떤 존재인가에 대해 다시 한 번 살펴볼 수 있는 영화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저예산 영화로 시작해 투자가 잘 안 됐다. 용기 있게 해주신 제작자, 배우들에게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그간 영화 ‘숨바꼭질’ ‘악의 연대기’,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 ‘모범형사’ ‘트레이서’ 등 스크린과 TV를 종횡무진 누빈 손현주는 장르를 불문 선 굵은 연기를 선보여왔던 바. 손현주는 ‘봄날’에서 이제껏 선보인 적 없던 철부지 아저씨로 분해 ‘인생캐’ 경신을 예고한다.

이날 손현주는 “정석용, 박혁권, 박소진과 연기하면서 좋았다. 처음 만났다는 느낌보다 예전에 마치 주말드라마, 일일드라마를 했던 느낌이 들어서 편하게 했다”며 “이 영화는 작년에 지방에서 찍었는데 촬영 후 저희들끼리 시간을 갖기도 했다. 개인적 얘기도 했고, 작품에 대한 얘기를 많이 했다. 정석용씨가 아직 결혼을 안 했는데 좋은 사람을 소개하고 싶다. 다정다감하고 섬세하고 부드럽다. 굉장히 진중한 사람”이라고 칭찬했다.
호성은 8년 만에 교도소에서 출소했지만 아직 철들지 않았고, 잘나가던 시절의 영광을 다시 한번 누리고자 아버지의 장례식에서 기상천외한 비즈니스를 벌인다. 깊이 있게 연기 내공을 쌓아온 손현주가 미워할 수 없는 철부지 캐릭터를 어떻게 표현했을지 기대를 모은다. 호성 역의 손현주는 이어 “이 배우들, 이돈구 감독님과 이번 영화를 통해 처음 만났지만 케미가 좋았다”고 거듭 칭찬했다.
이에 호성의 친구 양희로 분한 정석용은 “손현주 선배님이 되게 오지랖이 넓다. 촬영이 끝나고 밥을 같이 먹고 얘기도 많이 나누고 했는데 선배님이 너무 깊숙이 관여하려고 한다.(웃음) 그런 점은 없었으면 좋겠다”고 폭로해 웃음을 안겼다. 그러면서 정석용은 “제가 술을 좋아하는 건 캐릭터와 닮았는데 남 일에 신경 쓰는 스타일은 아니다. 실제 성격은 쿨하다”며 “미운 캐릭터인데 밉게 보이지 않으려고 연기했다”고 말했다.

호성의 동생 종성으로 분한 박혁권은 자신이 맡은 캐릭터에 대해 “실제로 저는 안 참는 편인데, 역할에 ‘참으라’고 되어 있어서…”라고 말해 시작부터 웃음을 안겼다.
한편 호성의 장녀 은옥으로 분한 박소진은 “은옥이 아버지를 마음에 들어하지 않는다. 그래도 결혼할 사람을 소개할 때 만큼은 아빠답게 행동했으면 하지만, 가슴에 스크래치가 난다”고 캐릭터를 깜짝 소개했다. 그러면서 “딸이 아버지와 애증의 관계다. 실제로 부모님을 사랑하지만 한편으로 밉기도 한 마음이 드는 것처럼, 은옥이 호성의 마음은 아는데 무엇이든 안 해줬으면 하는 바람을 가졌다”고 틀어진 부녀 관계에 대해 예고했다.
그러면서 “저는 이 선배님들과 같이 연기를 해보고 싶었다. 주변 동료들도 부러워해서 ‘열심히 해야겠다’ 싶었다. 보는 것만으로도 배울 게 많아서 좋은 시간이었다”고 뜻깊은 시간을 추억했다.

이에 손현주는 “이돈구 감독의 짜임새 있는 시나리오 때문에 작품을 선택했다”며 “저예산으로 시작해 어려움도 있었지만 이돈구 감독님이 연출을 깔끔하게 해주셨다"라고 만듦새를 자신했다. 이처럼 ‘봄날’은 ‘아재’ 호성을 중심으로 제2의 전성기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따뜻한 공감을 이끌어낼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영화 ‘팡파레’로 2019년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감독상을 수상해 주목받은 이돈구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봄날’은 깊이 있는 공감을 선보이며 극장 필람 무비로 사랑받을지 주목된다.
4월 말 극장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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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콘텐츠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