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 아홉’ 전미도가 죽음에 다가갈수록, 이무생의 사랑은 더욱 굳건해져갔다.
30일 방영된 JTBC 수목드라마 ‘서른, 아홉'(극본 유영아·연출 김상호)에서는 점차 하나씩 변화를 받아들이고, 이제는 인정하는 단계에 온 정찬영(전미도 분), 차미조(손예진 분), 장주희(김지현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차미조는 자신을 괴롭게 만든 친모와의 인연을 손수 끊었다. 앞선 방송에서 차미조의 친모는 차미조의 병원을 알아내 채권자들을 그곳으로 보냈던 것. 차미조는 "이경숙 씨께서 제 병원에 채권자를 보내는 건가요. 내 지난날에 당신은 없었어요"라면서 친모와의 선을 똑바로 그었다. 양심 한 번 찔린 기색 없는 친모는 차미조에게 "이제 그 나이면 인생 만만치 않다는 거 알잖아. 사연이 있는 거 아니겠어?"라고 물었다.
차미조는 "나이 들수록 알겠던데요. 인생이 만만치 않아도 사연이 깊어도 자식을 버리는 건 없던데요"라고 말하며 친모의 입을 막으려 했으나 친모는 "낳은 정이 있어"라며 차미조의 마음을 후벼팠다. 그러나 차미노는 뭐니뭐니해도 가족들이 사랑으로 길렀던 사람이었다. 차미조는 흔들림없이 "부모님 두 분 돈으로 공부하고 병원 열었다. 내 병원에 채권자 보내지 마라"라고 말한 후 "낳은 정, 혼자 안고 사세요. 나한테 부모님은 지금 엄마 아빠 두 분뿐이에요"라고 딱 잘라 말했다.

김선우(연우진 분)은 차미조의 부친(양부)를 만나 자신의 부친이 차미조에게 '고아'라서 꺼려했다는 실례를 저질렀던 사실을 고백했다. 차미조의 부친은 "우리 미조는 뭐라고 하던가요"라고 물은 후 차미조가 "속상해. 그런데 그것도 선우 씨 의지가 아니잖아. 그래서 괜찮아"라고 말했다는 것을 듣자 시원스럽게 웃으며 "미조가 날 닮아서 아주 현명해. 아주 참해. 그렇지 않아요? 잘 컸어, 신통방통하네 그놈 참"이라고 답했다.
이어 차미조의 부친은 나는 선우 씨랑 미조가 그 일에 끌려다니지 않았으면 해요. 두 사람의 일에 아버지가 끼든 안 그랬으면 좋겠어요. 물론 나도 기분 나쁘죠. 내가 얼마나 애지중지 기른 딸인데, 화나죠. 그런데 어쩌겠어요. 선우 씨 아버지 입장이 그렇다는데. 그건 아버지 숙제인 거고. 그런데 미조랑 선우 씨는 두 사람 일상을 살았으면 좋겠어요"이라고 말하며 김선우를 달랬다. 이후 김선우가 집을 방문하자 차미조의 부친은 누구보다 쾌활하게 딸의 애인을 맞이했다.

장주희에게도 과연 사랑은 올 것인가. 정찬영은 부모님의 가게가 낡은 것이 몹시 신경 쓰였다. 이를 안 차미조는 정찬영의 모친에게 "가게 공사하자. 부엌만 하자. 공사한다고 하면 찬영이가 신나서 있을 거 아니냐"라는 말로 정찬영의 모친을 달랬다. 부엌 공사가 시작되기 전, 부엌을 정리하고자 김선우와 차미조 커플, 정찬영과 김진석 커플, 그리고 장주희 이 다섯은 양평의 가게를 찾았다. 박현준(이태환 분)은 장주희가 자신에게 제대로 알리지도 않고 간 사실에 토라져 단박에 양평까지 달려왔다.
박현준은 "서운해서 짜장면을 만들 수가 없어서 왔다.의리가 이렇게 없어 사람들이"라면서 "누나들 일 있을 때마다 장소 제공하고, 그런데 왜 난 안 불러"라고 투덜거렸다. 이에 장주희는 "가게를 비울 수 없지 않냐"라며 좋은 말로 달래려고 했으나 박현준은 "주방 공사할 거면 주방 전문가 왜 빼. 누나 나 섭섭해"라고 말하며 모든 이가 자신의 편을 들게 만들었다.

정찬영은 차츰 끼쳐오는 죽음을 한없이 깊은 어둠에 누구도 원망하지 못하며 고통으로 느끼고 있었다. 정찬영은 영정사진까지 스스로 찍으며 죽음을 계속 받아들이고자 했다. 고통이 한 번 찾아오고 나면 많은 생각에 빠진다는 정찬영은 차미조에게 "사람이 죽으면, 내가 죽으면 말이야. 남은 사람들이 보이는 걸까? 내가 영혼이 돼서 울고 있는 엄마 아빠, 너희들, 진석 오빠, 다 보이는 걸까 궁금해"라고 말하며 죽음 이후를 알 수 없어서 두렵다는 말을 조심이 이었다.
차미조와 장주희는 그런 정찬영 곁에 한없이 머물렀다. 납골당 예약도, 영정사진도 스스로 찍는, 말도 안 될 정도로 기특하고 야무지게 죽음을 준비하는 정찬영을, 차미조와 장주희는 마침내 받아들이고자 한 것이다. 이들은 잃어버린 시간을, 잃어버릴 서로를 헤아리듯 한없이 살피고 또 살폈다.

한편 정찬영은 끝까지 김진석과의 사랑으로 눈물바람을 했다. 다만 김진석은 더 단단해졌다. 김진석은 "정찬영의 남편으로 살고 싶다. 그렇게 남고 싶다"라며 청혼을 했던 것. 이에 정찬영은 "두 번 다시 그 얘기 하면 얼굴 보는 건 오늘이 마지막일 줄 알아"라고 던진 후 뒤를 돌았으나 김진석은 "그건 안 돼"라고 말하면서 답지 않게 뻔뻔하게 정찬영을 쫓았다.
이를 정찬영에게서 전해들은 장주희는 "나는 찬성"이라며 흔쾌히 긍정했으며 차미조는 "철들었네, 진석이?"라고 말해 정찬영의 힘을 더욱 빼놓았다./osen_jin0310@osen.co.kr
[사진] JTBC 수목드라마 ‘서른, 아홉'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