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세희가 자신의 연기 인생에서 터닝 포인트를 맞았다. 이세희는 ‘신사와 아가씨’ 주연 캐스팅으로 자신의 운을 모두 썼고, 이제는 실력으로 자신을 더 보여주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500:1의 경쟁률을 뚫고 안방에 찾아온 이세희,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이유다.
이세희는 지난 30일 가족엔터테인먼트 사옥에서 OSEN과 만나 지난 27일 종영한 KBS2 주말드라마 ‘신사와 아가씨’ 종영 소감 및 박단단 역을 연기한 소감을 밝혔다.
‘신사와 아가씨’는 자신의 선택에 책임을 다하고 행복을 찾아가는 ‘아가씨’와 ‘신사’가 만나면서 벌어지는 파란만장한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다. 지난해 9월 첫 방송된 ‘신사와 아가씨’는 최고 시청률 36.6%(48회, 닐슨코리아 기준)를 기록하며 많은 사랑을 받았고, 2021 KBS 연기대상에서도 여자신인상(이세희), 남자청소년연기상(서우진), 여자청소년연기상(최명빈), 작가상(김사경), 장편드라마 부문 여자 우수상(박하나), 베스트커플상(지현우x이세희), 대상(지현우) 등 7관왕에 올랐다.
이세희는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밝고 당찬 성격을 지닌 ‘박단단’을 자신만의 색깔로 표현했다. 5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전격 캐스팅된 이세희는 드라마 ‘키스요괴’, ‘연예혁명’, ‘라이브 온’ 등을 통해 섬세한 감정 표현으로 시청자들의 몰입과 공감을 불러일으켰고, ‘신사와 아가씨’에서는 입주가정교사로 들어간 이영국(지현우)네에서 파란만장한 일을 겪는 모습을 보여주며 팔색조 같은 면모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500:1의 경쟁률을 뚫고 안방 시청자들을 만난 이세희는 인터뷰 중에도 ‘신사와 아가씨’를 돌아보며 울컥해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그만큼 박단단에 몰입하고, 감독, 작가, 선배, 동료 배우들에게 응원을 받았던 것. 이세희는 “감사할 뿐이다. 진짜 감사하다. 모두에게 감사한 마음 뿐이고, 그 중에서도 최고는 시청자 분들이다”라며 거듭 감사한 마음을 밝혔다.

▲ “500:1 뚫고 합격, 너무 충격이어 어안이 벙벙”
이세희는 알려진대로 500:1의 경쟁률을 뚫고 ‘신사와 아가씨’ 박단단 역으로 캐스팅됐다. 상대적으로 이름이 덜 알려진 배우였다는 점에서 ‘파격 캐스팅’이었다. 이세희는 “처음에는 강미림 역으로 오디션을 봤다. 오디션 후 2차를 보러오라고 했는데, 박단단 역으로 본다고 하더라. 그래서 나는 오히려 (캐스팅) 가능성이 더 없을 것 같아 편한 마음으로 내가 하고 싶은 걸 다 보여주자는 마음으로 오디션을 봤다”며 “합격 소식을 듣고 너무 충격적이었던 나머지 10초 정도 ‘어?’ 이런 상태였다. 그런데 눈물이 핑 돌았다. 진짜로 캐스팅이 됐냐고 물어보면서도 조마조마했다. 리딩을 하고, 현장에 가고, 촬영을 하면서 비로소 실감했다”고 말했다.
이세희에게 ‘신사와 아가씨’는 도전이었다. 그동안 짧은 호흡만 해왔기에 52부작 주말드라마 긴 호흡은 도전일 수밖에 없었다. 이세희는 “52부작 같은 긴 호흡의 작품을 해본 적이 없고, 주인공으로서 누가 되지 않을까 부담이 컸다. 작품이 끝날 때까지 누가 되지 말아야지라는 생각 뿐이었다. 내가 잘 해낼 수 있을까라는 의문도 있었다. 그때마다 선배님들이 좋은 말씀을 해주셔서 용기를 얻고 해 나갈 수 있었다”고 말했다.

▲ “지현우=로코장인, 믿고 따라갔다”
이세희가 박단단이 되고, 온전히 극에 몰입할 수 있었던 건 본인의 노력도 있지만 선배들의 독려와 응원도 컸다. 특히 이세희는 ”오현경 선배님이 따뜻하시다. ‘애썼다’고 해주셨던 게 기억에 남는다. 그 말을 들으면 지금도 울컥한다. 모든 의미가 함축적으로 들어간 말 같다“며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그리고 또 한 사람, 바로 상대역 지현우였다. 이세희는 ”워낙 로코 쪽에 있어서는 장인이시지 않느냐. 경험도 많으시기에 전적으로 믿고 따라갔다“며 ”내가 신인이라서 한번 더 연기를 하고 싶어도 말을 꺼내기 어려운 여건이 많았다. 그때 지현우 선배님이 다시 한번 갈 수 있게끔 주도해주셨다. 그리고 아이들과 연기하는 부분에 있어서도 미리 다 연락을 하고 약속을 잡아서 리딩을 하곤 했다“고 말했다.
이세희와 지현우의 케미는 통했고, 두 사람은 ‘2021 KBS 연기대상’에서 각각 신인상과 대상, 그리고 베스트커플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뤘다. 이세희는 ”당시 분위기는 정말 축제였다. 신인상부터 대상, 베스트커플상까지 받아서 너무 좋았다“며 ”난 시상식 자체가 처음이었다. 레드카펫에 드레스라는 것만으로도 좋았는데, 상을 받으니까 내가 받아도 되나 싶었다. 감사하다는 마음 뿐이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이세희는 지현우에게 생일 선물로 비데를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앞서 함께 출연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이세희가 지현우에게 생일을 언급하며 선물로 비데를 언급했던 것. 이세희는 ”받지 못했다. 그리고 다시 말을 꺼내기가 어려웠다. 선배니게 말해서 설치 기사가 오고 그런 과정들이 좀 말하기 그랬다“고 웃었다.
그리고 이세희는 ‘신사와 아가씨’의 숨은 공로자, 가수 임영웅에게도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그는 ”묻고 더블로 가는 느낌이었다. 감정 연기를 더 가야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할 때 이 정도까지 가고 임영웅의 노래로 채우면 밸런스가 맞았다. 정말 든든했다. 목소리에 울림이 잇어서 마음을 움직이는 게 있었다“고 말했다.

▲ 26살에 시작한 연기, 31살에 맞이한 터닝 포인트
이세희가 연기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건 26살이다. 천안여고 댄스동아리로 활동하며 끼를 보여준 바 있지만 치위생과로 진학한 그는 실습을 마무리하는 단계에서 부모님에게 ”내가 하고 싶은 거 하면 괜찮을 것 같아?“라고 물었고, 부모님은 ”그래“라고 하셨다. 이세희는 ”빨리 취직해서 가족을 부양해야겠다는 마음에 내가 내 자신에세 핑계를 대고 있었다. 모든 선택은 내 몫이다. 다시 그때로 돌아가도 똑같은 선택을 할 것이고, 더 빨리 시작하지 못한 아쉬움은 있지만 후회는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리고 이세희는 32살에 연기 인생을 뒤바꿀 ‘신사와 아가씨’를 만났다. 이세희는 ”‘신사와 아가씨’는 내 인생에 있어 터닝 포인트다. 캐스팅 된 것에 내 운을 다 쓴 것 같다. 이제 실력으로 다음 작품을 맞이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세희는 ”다음 작품에서는 지금과는 다른, 박단단과는 다른 매력을 보여주고 싶다. 이 일을 오래 하고 싶은데, 다양한 캐릭터를 보여줘야 오래 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을 한다“며 ”어떤 목표나 계획은 없다. 주어진 대로, 순간 순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elnino8919@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