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아홉' 전미도가 부고리스트를 만들었다.
31일 방송된 JTBC 드라마 '서른,아홉'(연출 김상호, 극본 유영아)에서는 정찬영(전미도 분)이 차미조(손예진 분)에게 부고리스트를 넘기는 모습이 담겼다.
이날 찬영은 고통을 느끼고 병원에 실려갔다. 의사는 미조에게 이제 자주 이럴 거라며 병원에 있기를 권유했다. 하지만 찬영은 병원에 이틀 있는 것도 답답해해 친구들을 데리고 산책을 나갔다. 찬영은 미조에게 퇴원 시켜달라고 부탁했고, 미조는 이를 거절했으나 거듭 미조가 부탁하자 "집에서 치료받을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자"라며 한 수 져주었다.
산책을 끝내고 돌아가려는 찰나 장례식장 앞을 찬영은 우연히 보게 되었다. 찬영의 시선 끝을 안 미조는 날이 춥다며 찬영을 이끌었다. 찬영은 이날 밤 잠에 들지 못하고, 엄마의 동행을 거절한 뒤 링거를 꽂은 채로 병원 한 편의 장례식장을 찾았다. 찬영은 이름도 모르는 이의 장례식장을 보며 자신의 장례식을 상상했다.

며칠 뒤 찬영은 미조와 나란히 앉아 김진석(이무생 분) 이야기를 하다 주머니에서 쪽지 하나를 꺼넸다. 찬영은 "내가 며칠 전에 장례식장에 가본 거야. 생각해봤어. 내 장례식은 어떨까. 연락처에 있는 모든 사람한테 내 장례식을 알리고 싶지는 않더라"며 부고리스트를 적은 것이라 말했다. 미조는 "나 요즘 네 생각 진짜 많이 해. 그런데 네 마음에 닿지도 못하는 거 같아"라고 고백했다.
이에 찬영은 "나도 네 생각 많이 해. 네 생각을 하면 든든하면서도 불안해. 든든해서 이런 부고 리스트도 떠넘기는데 괜찮을까 걱정 돼"라고 전했다. 찬영의 마음에 비춰 제 마음을 안 미조는 장주희(김지현 분)과 찬영의 부고 리스트를 나눠 연락을 돌렸다. 찬영이 정말로 친한 지인들과 헤어지기 전에 마주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한 것. 이는 찬영이 부고 리스트를 만들 때 "밥 한 번 먹자고 연락오면 나가서 밥 한 번 먹고 싶은 그런 사람"이라고 말했기 때문이었다.
진석과 함께 브런치를 먹으러 가는 줄만 알았던 찬영은 자신을 위해 많은 이들이 모인 레스토랑에서 눈물과 반가움을 감추지 못하며 "제 이야기 듣고 오신 것 같은데 제일 먼저 생각나는 말은 건강검진 꼭 하시라는 거"라고 말문을 뗀 뒤 "여러분들 덕분에 더할 나위 없는 나의 인생이었습니다. 진심으로 고맙습니다"라 인사했다. 찬영의 인사에 하늘에서는 눈이 내렸다. 미조는 '우리는 아무도 울지 않았다. 약속을 한 적은 없었지만 모두 미소를 잃지 않았다'고 회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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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서른,아홉' 방송장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