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국생명 주전 세터 김다솔(25)이 생애 첫 FA 계약에 골인하며 수련선수 성공 신화를 써냈다.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는 지난 1일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FA 자격을 얻은 김다솔과 계약하며 동행을 이어간다”고 FA 세터 김다솔의 잔류 소식을 전했다. 계약 조건은 3년 연봉 1억 1천만원, 옵션 1천만원이며, 김다솔은 오는 2024-2025시즌까지 분홍색 유니폼을 입게 됐다.
세화여고를 나와 2014-2015시즌 수련선수로 흥국생명에 입단한 김다솔은 커리어 대부분을 웜업존에서 보냈다. 프로 입성과 함께 주전 세터 조송화의 벽을 넘지 못했고, 조송화가 2020-2021시즌 IBK기업은행으로 FA 이적하자 이번에는 현대건설에서 국가대표 세터 이다영이 합류하며 주전의 꿈을 접었다.

‘만년 백업’ 김다솔에게 기회가 온 건 2020-2021시즌 중이던 작년 2월이었다. 당시 이다영이 쌍둥이 언니 이재영과 함께 과거 학교폭력 가해자로 지목되며 전력에서 이탈했고, 웜업존을 지키던 김다솔이 새로운 주전 세터로 낙점돼 정규리그 20경기(53세트)를 소화했다. 이후 주전으로 포스트시즌을 뛰며 돈 주고도 못 사는 귀중한 경험을 쌓았다.

2021-2022시즌에 앞서 전면 리빌딩을 선언한 박미희 감독은 젊은 핑크스파이더스의 야전사령관으로 김다솔을 택했다. 김다솔은 지난해 여름 훈련부터 본격적으로 주전 세터 수업을 받으며 잠재력을 드러낼 준비를 마쳤고, 올 시즌 31경기(85세트)에 나서 세트당 6.647의 세트 성공을 기록했다. 타 팀 주전 세터에 비해 임팩트는 부족했지만 그래도 팀 내 어린 공격수들의 성장을 이끌며 데뷔 첫 주전 풀타임을 성공적으로 소화했다.
인고의 시간을 거친 김다솔은 결국 생애 첫 FA 계약을 이뤄내며 수련선수 성공 신화를 썼다. 비결은 꾸준한 노력이다. 박 감독은 “(김)다솔이는 수련선수부터 시작해서 지치지 않고 꾸준히 노력했다. 8년차에도 뛰지 않은 기간이 길었던 선수인데 그걸 잘 견뎌내면서 기회가 왔을 때 잘 잡았다”고 그가 남몰래 흘린 땀방울을 높이 평가했다.
김다솔은 새롭게 닻을 올리는 흥국생명 권순찬호에서도 주전 세터 임무를 수행할 것으로 보인다. 주전으로서 한 차례 풀타임을 경험했기에 보다 노련한 경기 운영이 예상되며, 다음 시즌에는 프로 9년차 및 연봉 1억 1천만원에 걸맞는 플레이가 필요하다.
"그 동안 포기하고 싶었을 때가 많았지만 열심히 했고 그렇게 하다 보니 기회를 잡았다"는 김다솔의 FA 첫해 활약에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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