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자기' 박창준이 전하는 'K리그2 선두 부천 분위기' [오!쎈현장]
OSEN 강필주 기자
발행 2022.04.03 05: 33

부천FC가 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이영민 감독이 이끄는 부천은 2일 오후 6시 30분 부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2 2022' 8라운드 대전 하나시티즌과 홈경기에서 박창준의 선제골과 닐손주니어의 결승골을 앞세워 2-1로 승리했다. 
이로써 2연승을 달린 부천은 승점 16(5승 1무 1패)이 돼 선두를 질주했다. FC 안양(승점 14), 광주FC, 전남 드래곤즈(이상 승점 12), 서울 이랜드(승점 10)이 추격하고 있지만 부천은 좀처럼 1위 자리를 내주지 않고 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지난 시즌과는 확연히 다른 분위기다. 리빌딩을 내걸긴 했지만 시즌 내내 하위권에 머물다 꼴찌로 끝났던 부천이었다. 첫 시즌을 맡아 단단히 각오를 했던 이영민 감독은 물론 선수들도 풀이 죽은 잃은 모습이었다. 
1년의 된서리를 제대로 견뎌낸 부천은 이번 시즌 환골탈태했다. 매 경기 아기자기한 수비와 전술을 기본으로 버티면서 한 번에 무서운 역습을 펼쳐 상대에 위협을 가하고 있다. 이날 경기 포함 이번 시즌 9득점 4실점으로 균형을 이루고 있다. 
달라진 부천은 어떤 모습일까. 이날 선제골을 터뜨려 2경기 연속골을 신고한 박창준의 경기 후 인터뷰에서 그 분위기를 잠시 엿볼 수 있었다. 박창준은 이날 후반 35초만에 조수철의 슈팅이 골대를 맞고 나오자 문전 쇄도해 골을 기록했다. 
박창준은 "2주를 쉬면서 대전을 상대로 준비를 잘했다. 대전이 잘하는 것을 우리 수비가 잘 막아냈고 기회가 났을 때 득점까지 했다. 요르만이 크로스를 올렸는 데 내게 오지 않아 다음 공을 준비했다. 그 때 (조)수철이형이 슈팅을 때린 것이 골대를 맞았고 '들어가보자'하고 쇄도했는 데 운좋게 내게 걸려 들어갔다"고 웃어보였다.
[사진]부천FC 제공
지난해 13골을 기록한 박창준은 그 중 3골을 대전전에서 뽑아냈다. 이날은 "대전전에서 강하다기보다 매번 문전 쇄도를 하다보니 운이 좋았다"고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이렇듯 문전으로 쇄도하는 박창준의 전매특허(?)를 두고 '창자기'라는 별명이 생겼다. '창자기'는 박창준의 이름과 이탈리아 골잡이로 잘 알려져 있는 필리포 인자기를 합쳐 부른 말이다. 인자기는 어디선가 갑자기 나와 골을 넣는다고 해 '주워먹기 달인'이라고 다소 낮춰 불리지만 '탁월한 위치선정'을 상징하기도 한다. 
'창자기'란 별명은 어찌 보면 부정적인 뜻일 수 있다. 선수의 노력보다는 운이 더 작용했다는 의미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이 별명을 후배들이 지어줬단다. 박창준은 "이시헌, 김강산, 최재영 등 1998년생 동생들이 처음 붙여줬다. 다 친하게 지내서 나도 괜찮다"고 웃어보였다. 1996년생으로 두 살 위인 박창준이 얼마나 후배들과 허물 없이 지내나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런 분위기가 선두 부천을 이끌어가는 힘이 되고 있다. 박창준은 "작년에는 감독님 첫 해라 적응이 쉽지 않았지만 올해는 보강한 선수들도 잘해주고 있다. 공격수, 수비수 할 것 없이 다양하게 득점이 터지다보니 승리를 이어가는 것 같다"면서 "이제 7경기를 했지만 선두 자리를 지키기 위해 선수들이 서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우리가 매 경기 이렇게 하면 우승할 수도 있다며 장난스럽게 이야기하기도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시즌 팀 최다골을 넣은 박창준이지만 이번 시즌 개막전에는 선발로 뛰지 못했다. 이에 박창준은 "개막전에 선발로 나서지 못해 아쉽거나 그렇지 않다. 동계훈련 때 개막 2주 전 근육이 좋지 않아 일주일을 쉬었다. 그래서 감독님이 쉬도록 배려해주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창준은 "개막전에서 충남 아산과 비겼고 이후 안산과 김포를 이겼다. 우리가 올라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잡아야 하는 팀이었다. 오늘 대전도 절대 얕볼 팀이 아니었는 데 이겼다. 다음 주 서울 이랜드 경기에도 자신감이 쌓였을 것이다. 항상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뛰고 있다"며 팀내 충만한 자신감을 드러내 보이기도 했다. 
박창준은 "오늘은 스트라이커로 뛰어서 득점을 했다. 평소에는 득점보다 팀에 윤활류 같은 역할이나 수비적인 역할을 한다. 포워드로 뛰면 매 경기 골을 넣고 싶다. 이번 시즌에도 10골 정도만 넣으면 좋겠다"고 조심스럽게 자신의 목표를 밝혔다. /letmeou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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