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는 말이 있다. 경주마 역시 예외가 아니다. 훌륭한 성적을 거둔 경주마의 ‘이름’은 세계 경마 역사에 영원히 남아 다른 말들이 같은 이름을 더 이상 사용할 수 없도록 보호받는다.
한국마사회(회장 정기환) 소속으로 세계 최고 경주마에 등극했던 ‘닉스고(KNICKS GO)’가 지난 1월 21일부로 국제보호마명에 등재됐다.
국제경마연맹(IFHA)이 주관하는 국제보호마명 등재는 11개의 주요 국제경주 우승마나 우수한 씨수·씨암말, 세계 최고 경주마상 수상마 등에게만 주어질 정도로 조건이 까다롭다. 그만큼 이번 국제보호마명 등재는 세계 경마계에서 닉스고의 가치와 성과를 인정하고 마명에 대한 예우를 공인했다는 점에서 남다른 의미가 있다.
![[사진]한국마사회 제공](https://file.osen.co.kr/article/2022/04/03/202204031221770458_624913f768176.jpg)
국제경마연맹에서는 이처럼 국제보호마명(International List of Protected Names)을 매년 공시해 보호마명에 대해 국제적인 공인에 나선다. 이제 닉스고의 이름은 세계 경마에서 통용되는 하나의 고유명사로 자리 잡아 국제적으로 보호받는다.
앞으로 미국, 영국, 일본 등 주요 경마 선진국을 포함한 약 60여 개의 국제경마연맹(IFHA) 회원국에서는 닉스고의 이름을 다른 말들에게 붙일 수 없게 된다. 작년 말 기준 국제보호마명은 3,197개가 등재됐으며 한국마사회 역시 이를 반영해 닉스고를 포함한 66두에 대한 말등록원 보호마명 등재를 완료했다.
![[사진]한국마사회 제공](https://file.osen.co.kr/article/2022/04/03/202204031221770458_624913f7cfc7e.jpg)
2017년 한국마사회의 유전체 기반 개량·선발 기술인 ‘케이닉스(K-Nicks)’를 통해 선발된 닉스고는 미국 최고의 경주 ’브리더스컵 클래식‘ 우승 등 통산전적 25전 10승을 기록, 약 111억 원의 상금을 획득했다. 작년 세계 경주마 랭킹 1위에 등극하며 자타공인 세계 최고 경주마로 인정받은 뒤 현재 씨수말로 제2의 마생(馬生)을 시작했다.
한국마사회 정기환 회장은 “한국경마가 100주년을 맞은 올해 씨수말로 활동에 나선 닉스고가 국제보호마명 등재라는 의미 있는 첫 걸음을 내디뎠다”면서 “향후 가까운 미래에는 우리 땅에서 태어난 우수한 국산마가 등재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는 굳은 의지를 밝혔다. /letmeou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