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청 사람들' 유라 "사내 연애? 서로 좋은데 어떻게 막아요" [인터뷰 종합]
OSEN 장우영 기자
발행 2022.04.04 09: 33

‘기상청 사람들 : 사내연애 잔혹사 편’을 통해 유라가 연기자로 한 걸음 더 성숙해졌다.
유라는 최근 OSEN과 가진 화상 인터뷰를 통해 지난 3일 종영한 JTBC 토일드라마 ‘기상청 사람들 : 사내연애 잔혹사 편’(극본 선영, 연출 차영훈, 이하 기상청사람들) 종영 소감과 채유진 역을 연기한 소감을 밝혔다.
‘기상청 사람들’은 열대야보다 뜨겁고 국지성 호우보다 종잡을 수 없는 기상청 사람들의 일과 사랑을 그린 직장 로맨스 드라마다. 지난 2월 12일 첫 방송 후 최고 시청률 7.8%(4회, 닐슨코리아 기준)을 기록했고, 지난 3일 16회를 끝으로 대미를 장식했다.

어썸이엔티, 앤피오엔터테인먼트, SLL 제공

유라는 극 중 기상전문 기자 ‘채유진’으로 분했다. 채유진은 흐려 보이지만 막상 나가보면 맑은 날씨처럼 복합적인 모습을 가지고 있는 평범한 20대 청춘이다. 유라는 주변에 있을법한 연인 사이의 복잡한 감정선을 섬세하게 표현해 내며 공감대를 형성했다. 현실과 이상 사이에서 갈등을 겪고 있는 캐릭터를 사실적으로 그려내며 호평을 얻었고, 시청자들의 몰입을 이끌어 내며 극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었다.
채유진 그 자체가 된 유라는 20대 청춘의 다양한 모습을 통해 점차 성장해 나가는 과정을 보여줬다. 직장인으로서의 성취와 결혼 후 부딪힌 현실적 문제, 임신과 경력단절까지,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문제로 갈등을 겪는 캐릭터를 보여주며 배우로서 한층 더 성장한 모습을 보였다.
유라는 “정말 소중한, 애착하는 드라마가 끝나서 너무 아쉽다. 내게 정말 많은 경험과 추억이 된 작품이라서 행복한 시간이었다”고 종영 소감을 전했다.
▲ “‘기상청 사람들’, 마라맛과 설렘이 있는 드라마”
2010년 그룹 걸스데이로 데뷔한 유라는 ‘연극이 끝나고 난 뒤’, ‘힙한 선생’, ‘라디오 로맨스’ 등에 배우로서의 가능성을 인정 받았다. 특히 지난 1월 종영한 ‘지금 헤어지는 중입니다’에서 인상 깊은 연기를 보여주며 존재감을 뽐냈고, 바로 ‘기상청 사람들’에 출연하며 기대를 높엿다. 유라는 “처음 대본이 술술 읽혔다. 마라맛과 설렘이 매력있는 드라마여서 꼭 하고 싶었다. 정말 열심히 준비해서 오디션을 봤다. 같이 함께 되어서 정말 영광이었던 작품이다”고 말했다.
유라는 “채유진을 어떻게 밉지 않게 소화할 수 있을까. 어떻게 시청자 입장에서 채유진을 이해할 수 있게 만들 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했다. 그게 내게는 큰 도전이었다. 반응은 반반 갈리는 거 같더라. 노력은 했지만. 덜 미워보였다와 시작이 그래서 밉다가 있더라. 그게 내게는 큰 도전이었다”고 말했다.
▲ “채유진, 똑부러진 척 하는 여린 아이”
유라는 기상전문기자 채유진 역으로 분했다. 유라는 “(채유진은) 똑부러진 척 하는 여린 아이다. 기상청을 욕먹게 하는 기사를 쓰는 장면이 있는데 선배님이 쓰라고 할 때도 너무 억지같지 않냐고 하면서 공과 사를 구분하라는 말에 기사를 쓴다. 그 이후 진하경(박민영)과 한기준(윤박)이가 뭐라고 하면서 그날 저녁에 운다. 이 친구는 저지르긴 하지만 죄책감을 느끼는 인간미 있다. 맷집이 쎄지 않은데 쎈 척 한다. 팬더 같은 친구다”고 설명했다.
이어 유라는 “(나와 채유진이) 닮은 점은 초반에 한기준과 결혼 생활을 했던 부분이었다. 채유진이 싸우지 않을 때는 나름 착하다. 남편에게 애교도 부리고, 밝은 부분도 있는 건 닮은 부분이다. 다른 점은 내가 만약에 채유진이라면 대화를 좀 더 많이 했을 거 같다. 싸우기보다는 차분하게 대화로 풀었을 거 같다. 답답한 상황을 많이 만드려고 하지 않았을 거 같다”고 이야기했다.
기상전문기자를 연기했던 만큼 드라마 이후 뉴스를 보는 자세도 달라졌다는 유라다. 유라는 “기상청을 실제로 가보니까 신기하더라. 알지 못하는 일을 많이 하는 거 같아서 되게 많은 걸 깨달았다. 일기예보, 날씨 들을 때마다 ‘수고 많으시다’, ‘파이팅’하곤 한다. 쉽지 않은 일을 하고 계신다고 생각해서 나도 모르게 내적 친밀감이 쌓였다. 이제는 예보가 좀 틀려도 그럴 수 있지 싶다”고 웃었다.
▲ “사내 연애? 감정을 어떻게 막겠나”
‘기상청 사람들’이 사내 연애, 비혼주의, 이혼, 낙태 등 현실적인 문제를 다룬 만큼 유라도 느끼는 게 많았다. 유라는 이 가운데 소통을 강조했다. 유라는 “연기하면서 서로 대화가 부족하다는 걸 많이 생각했다. 대화를 많이 헀으면 갈등을 겪지 않았을텐데 했다. 캐릭터에 몰입하면서도 내 개인적인 생각을 할 수밖에 없더라. 채유진 뿐만 아니라 진하경이와 이시우(송강)도 그렇고, 대화를 좀 하지라는 생각을 하며 보게 되더라. 그래서 대화 이야기를 많이 한 것 같다. 최근에 나는 시청자 입장에서 보게 되니까 그런 생각을 최근에 많이 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결혼관이나 연애관이 바뀌진 않았다. 유라는 “작품 안에서 몰입은 하지만 내 실제적인 연애나 결혼관에 변화는 주지 않는다. 나는 나다”라며 “친구 같은 사람과 결혼을 하고 싶다. 평생 함께 해야 하는데 설렘이 빠져도 이 사람과 함께 있는게 즐거웠으면 한다. 서로 배려하는 결혼 생활을 꿈꾸고 있다. 아직은 상상이 가지 않는다. 요즘 결혼하면 어떠냐고 질문하곤 다닌다. 각각 다른 반응이긴 한데 그래서 더 느낀 건 정말 친구 같은 사람과 결혼하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특히 유라는 “생각이 게속 바뀌는데 36살에서 38살 정도에는 결혼을 하고 싶다. 마음 같아서는 35살에 하고 싶은데 막상 그 나이가 되면 결혼할 나이가 아닌 거 같다고 하더라. 그래도 ‘해야하나?’ 생각이 들면 할 수도 있을 거 같다”고 덧붙였다.
그리고 ‘사내 연애’ 키워드에 대해서는 “사랑이 마음대로 되느냐. 그 사람이 좋은데 조절이 가능할까 싶다. 결혼을 하지 않으면 헤어짐이 있겠지만 사랑은 해야하지 않겠냐. 헤어지면 힘들겠지만 그 순간의 불타는 감정을 어떻게 막을 수 있나 싶다”고 웃었다.
▲ “윤박이 한기준이라 다행…실제라면 윤박보단 송강”
유라는 한기준 역을 연기한 윤박과 호흡을 맞췄다. 유라는 “진짜 한기준이 윤박이어서 다행이었다. 신의 한 수였다. 윤박이 한기준을 연기해서 한기준이 그래도 웃기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했다. 덜 찌질해보였다. 윤박이 연기한 한기준이어서 유진이가 덜 화가 났을 거 같다. 윤박이 아니라면 아니면 더 싸웠을 거 같다”고 말했다.
현실적으로 부딪히는 모습들이 많이 나와 두 사람의 꽁냥거리는 장면은 상대적으로 적었다. 유라는 “채유진이 되어서 그 감정을 느끼고 하니까 스트레스가 있긴 하더라. 정말 화가 나기도 하고. 계속 싸우다보니까 그 장면마다 똑같이 싸우진 않고 다른 포인트를 잡아야 하는데 디테일하게 잡아보려고 했던 거 같다. 꽁냥 거리는 건 없어서 좀 아쉽긴 했다. 마지막회 꽁냥거림이 내게는 소중한 몇 안되는 해피한 장면이었다. 확실히 계속 싸우는 거만 있으니까 힘들긴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실제 유라라면 ‘비혼주의’ 이시우와 ‘속 터지는’ 한기준 중 누구를 선택할까. 유라는 “결혼에 책임감을 가지고 결혼 생활을 지켜낼 거 같은데 내가 결혼 전이라면 비혼주의 이시우의 마인드를 바꾸려고 했을 거 같다. 그래도 이시우에게 좀 더 끌리지 않았을까 싶다. 그래도 시우가 좀 더 끌릴 거 같다. 비혼주의는 바꿀 수 있으니까. 한기준도 바꿀 수 있긴 하지만 싸우는 게 싫다”고 웃었다.
▲ “연기에 더 욕심 생겼다”
‘기상청 사람들’ 채유진을 통해 인상 깊은 연기를 보여준 유라. 그는 “동료 분들이나 최근에 속눈썹 파마 하러 갔는데 드라마 잘 보고 있다고 해주셨다. 그런 말을 많이 들어서 실감을 하고 있다. OTT 순위권이 높아서 캡쳐해두고 그랬다. 굉장히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유라는 “‘기상청 사람들’을 통해 배운 것과 얻은 게 되게 많다. 많은 걸 배웠던 작품이다. 사람 간의 감정도 디테일하게 생각해본 것도 내게 많은 도움이 됐다. 일단 정말로 감독님의 섬세한 디렉팅에 많이 배웠다. 감사하다”며 “내게는 정말 소중한 작품으로 기억될 거 같다. 좋은 추억이자 경험인 작품이었다. 갈등이 많지만 대화를 통해 소통하고 갈등을 푼다. 성장기 드라마, 각각 다른 가정, 커플의 성장 드라마로 기억되길 바란다. 나름 그 안에 답답함도 있지만 따뜻함과 성장통 느낌이 있는 드라마다. 그래서 더 애정이 가고 재미있는 거 같다”고 말했다.
이제는 ‘배우’ 유라라는 말이 더 입에 붙지만, 유라에게 빼놓을 수 없는 키워드는 ‘걸스데이’다. 유라는 걸스데이에 대해 “어떤 것에 비유할 수 없을 만큼 내게 정말 중요한 걸스데이다. 아직도 너무 그립고 멤버들만 좋다면 나는 언제든지 콜이다. 나에게 걸스데이는 인생이다. 혜리 말대로 걸스데이가 없다고 내 자체가 없는 건 아니지만, 걸스데이는 내게 제2의 가족이다. 내 인생에서 정말 큰 축복 같다. 멤버들도 잘 맞고, 인복은 참 좋은 거 같다. 너무 행복하다”고 말했다.
‘기상청 사람들’을 마친 유라는 “차근차근 열심히 잘 쌓아가고 있지만 더 노력해야하는 거 같다. 이번 작품 계기로 더 느끼게 됐다. 채유진을 통해서 정말 더 욕심이 많이 생겼다. 그래서 더 많이 연구하고 노력해서 좋은 모습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하며 앞으로를 더욱 기대케 했다. /elnino8919@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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