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미란의 빈집살래2' 김남길이 아트 스테이를 미리 체험했다.
3일 방송된 MBC '라미란의 빈집살래2'에서는 '길스토리'의 대표 김남길이 완공된 아트 빌리지를 보러 통영으로 한달음에 달려온 가운데 아트 스테이를 미리 체험하며 감탄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앞서 김남길은 문화 예술인을 위한 비영리단체 '길스토리'의 대표로 경제적으로 어려운 예술가들이 편히 창작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자 통영을 찾아 예술가 마을을 의뢰한 바 있다. 라미란은 "김남길 같은 큰손을 위해 마련한 곳이 있다"며 6부지 8채의 폐가를 보여주었다. 이곳은 개인의뢰인에게 보여주기에는 스케일이 커 라미란이 아껴둔 곳.
"일단 보자"며 라미란과 건축가를 따라 나선 김남길은 웃음을 터뜨렸다. 8채는 서로 좁게 붙어있어 군락을 만들기에는 좋았지만 100년 넘게 방치된 곳으로 수풀에 가려져 있거나 허리를 굽혀 들어가기에도 낮은 층고가 그렇게 만들은 것. 김남길은 "내가 너무 쉽게 생각하고 내려온 것 같다, 인테리어를 잘 안다고 생각했는데 엄두도 안 난다"며 "지금이라도 도망가고 싶다"고 후회했다.

하지만 라미란은 "시즌1 때보다 상태가 좋다"며 "이래야 더 드라마틱한 변화가 있지 않겠냐"고 김남길을 설득, 건축가 고영성과 이성범 또한 "집의 뼈대는 살리면서 예술가들이 협업하고 쉴 수 있는 공간을 만들겠다, 한옥을 가져오면서 모던하게 설계할 생각이다"라고 전했다. 결국 김남길은 8채의 폐가를 아트 빌리지로 만들겠다고 결심했다.
10개월의 공사 진행기간동안 김남길은 드라마 촬영에 들어갔고, 공사현장에서는 여러 변수가 있었다. 폐가는 예상보다 상태가 더 좋지 않아 건축가들이 이전에 기대했던 대로 활용이 가능하지 않았다. 때문에 불가피하게 철거를 할 수 밖에 없는 상황. 이건 예상치 못한 변수여서 현장은 더디게만 흘러갔다. 뿐만 아니라 낮은 층고를 개선하기 위한 신축도 필요했다.
건축가들은 "집이 여러 채인 데다가 대지의 특성이나 고유성을 살리려다 보니 신경쓸 게 두 세 배가 되어서 힘들었다"며 예상보다 더딘 공사를 우려했다. 중간점검에 나섰던 라미란도 김남길에게 걸려온 전화에 잘 되고 있다고 거짓을 고한 뒤 "중간점검 오지 마시고 완공되면 오세요"라며 당부했다. 김남길은 완공이 되었다는 이야기를 듣고서야 통영을 찾았다.

김남길은 아트 빌리지에 들어서기 전 "제주는 추운데 여기는 따뜻하다, 제주 촬영 중에 아직 바다를 못봤다" 등 TMI를 남발하며 기분 좋은 설렘을 전했다. 이후 그의 눈앞에는 건축은 끝났고 조경을 비롯한 잔업만 남아있는 상태의 아트 빌리지가 보였다. 건축가는 김남길을 반기며 차례대로 설명해주었다.
가장 먼저 공유부엌을 둘러 본 김남길은 "생각보다 층고가 높아져서 좋았다, 개방감이 든다. 여기서부터 좋으면 어떡하냐"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어 김남길과 건축가가 향한 곳은 직원숙소. 직원들의 숙소는 각각 1인실로 크진 않지만 통창을 내 풍경을 끌어안으며 답답함을 줄였다. 바깥에 조명까지 완벽히 마치면 더 좋아질 거라고.
김남길은 "지금도 충분하다"며 만족, 스튜디오에서 이를 지켜보던 라미란과 김나영도 "일하러 가고 싶다, 알바라도" "취직하고 싶다" "복지가 너무 좋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그 후 예술가들이 묵을 아트 스테이를 둘러본 김남길은 "처음 겉에서 보이는 색감이 안정감을 줘서 정서적으로 편안함을 준다"고 평했다. 이곳의 인테리어는 안톤 허크비스트가 맡아 "강한 색을 쓰지 않고, 심플하면 좋을 것 같다"고 의도를 전한 바 있었다.

그는 "예술가들이 내부로 들어가면 각자의 영감을 펼칠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전체적으로 화이트 앤 우드 톤을 써 깔끔하면서도 단정하게 꾸몄다. 김남길은 "구조가 단순하다고 하시는데 막상 건물 안에 들어가면 다 다채롭고, 구조나 인테리어가 사색할 수 있게 만들어주어서 좋다. 그런 쉼이 창의력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평가했다.
이어서는 "제 집이 새로 생긴 기분이라 기분이 너무 좋아서. 그때와는 다르네요. 그땐 삭막했는데"라며 보기만 해도 배부른 대표자로서의 마음도 드러냈다. 김남길은 "여기에서 예술가분들이 전문적인 이야기를 공유해도 좋을 것 같고, 창작공간이라고 해서 너무 부담감 가질 필요는 없을 것 같아요. 새로운 창작을 하는 데에 이 공간이 도움만 되면 좋겠어요". 모든 곳을 둘러본 김남길은 "큰 집은 미술하는 분들이나 조각하는 분들이, 아기자기하고 분리된 공간은 글쓰는 분들이 쓰면 좋겠다"고 계획했다.
한편 35:1의 경쟁률을 뚫고 선정된 '빈집살래2'의 첫 의뢰인, 쌍둥이네 부부의 집도 이날 완공되어 공개됐다. 은행원, 간호사의 맞벌이 부부안 둘은 "도시에서의 삶이 위태로웠다. 무작정 시골에 와 살아보고 있다"고 밝힌 바 있었다. 이날 가족들의 집을 보기 전, 부부는 "안 믿겼어요, 너무 설레고. '진짜 우리 집이 맞나?' 감동이 밀려오고. 아무것도 없던 곳에서 정말 기적을 만들어낸 것 같아요"라고 감격했다.

쌍둥이네 집도 완공까지 예정보다 오랜 시간이 걸렸다. 다른 의뢰인의 부지를 철거하기 위해 중장비가 들어설 부지가 필요했는데 이 공간을 쌍둥이네 부지를 썼기 때문. 앞선 의뢰인의 의뢰가 끝난 뒤에서야 쌍둥이네 부부의 집을 만들기 시작했다. 그래서 7개월 전 이들이 중간점검을 왔을 때는 부지에 벽돌만 쌓여있고 아무 것도 없었던 것.
집의 곳곳을 살핀 남편은 2층 테라스를 특히 마음에 들어했다. 자신의 배가 항구에 들어오는 걸 집에서도 확인할 수 있을 거라는 게 이유. 전직 은행원이었던 남편은 시골에 정착하는 만큼 어업을 배우기로 했다. 그는 이날 굴 어업 체험에도 참가했다가 느린 손으로 응원을 받았다. 그래도 남편은 "처음 바다 왔을 때 너무 깜깜해서 제 앞날 같다고 했는데 지금 집중하고 보니까 어느새 해가 떴다. 정말 내 인생을 닮은 것 아닐까"하며 긍정적으로 생각했다.
건축가는 이전에 아내가 원했던 여유롭게 책을 읽을 수 있는 자기만의 공간, 남편의 취미를 위한 포켓공간, 그리고 한창 활동량이 많은 아이들이 집에서 뛰어다니고 숨바꼭질을 할 수 있도록 여러 재밌는 공간을 설계해 눈길을 끌었다. 남편은 "우리가 다 얘기했던 건데 찰떡같이 이렇게 만들어주시니까 너무 감동이다"라고 고마워했다.
스튜디오에서 이를 지켜보던 김나영은 "층간소음 걱정 없어서 너무 부럽네요. 뛰지 말라고 말하는 거 진짜 미안해요, 아이들한테도"라며 층간소음 문제에 깊이 공감했다. 김재관 전문가는 "28평 밖에 되지 않는데도 답답함보다는 작은 곳은 아늑함으로, 큰 곳은 호쾌하게 두 가지를 다 담은 집이에요. 성공한 집이구나 생각이 든다"며 칭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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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라미란의 빈집살래2' 방송화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