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하는 ‘코치K’ 감동의 마지막 인터뷰 “내가 원한 것은 선수들의 눈물”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22.04.04 12: 57

미국농구 역대최고의 명장이 역사속으로 사라졌다.
마이크 슈셉스키(75) 감독이 지휘한 듀크대 남자농구부는 3일 미국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 카이사르 슈퍼돔에서 개최된 ‘NCAA 토너먼트 파이널포 2022’에서 라이벌 노스캐롤라이나에게 77-81로 패해 탈락했다. 노스캐롤라이나는 5일 캔자스와 격돌해 우승을 다툰다.
‘코치K’는 농구감독으로서 이룰 것은 모두 이뤘다. 그는 1980년 듀크대를 맡은 후 42년간 통산 1129승을 거둬 NCAA 디비전1 최다승 기록을 경신했다. 그는 NCAA 토너먼트 파이널포에 역대최다13회 진출해 5회 우승을 거머쥐었다.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미국대표팀 경력도 화려하다. 그는 1984년과 1992년 ‘드림팀’ 미국대표팀 코치로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감독으로서 올림픽 금메달 3연패(2008, 2012, 2016), 세계선수권 금메달 2개(2010, 2014)를 따내며 정점에 섰다. 일일이 업적을 다 열거하기 어려운 그는 이미 2001년 농구명예의 전당에 헌액됐다.
감독으로서 마무리는 아쉬웠다. 코치K는 지난 3월 7일 케머론 인도어 스타디움에서 가진 마지막 홈경기에서 최고의 라이벌 노스캐롤라이나에게 81-94로 대패를 당했다. 두 라이벌은 NCAA 토너먼트에서 올해 처음 만났고, 이번에도 듀크가 졌다. 캐롤라이나 팬들은 “우리가 코치K를 은퇴시켰다. 결승에서 캔자스에게 져도 전혀 상관이 없다”면서 라이벌전 승리를 기뻐하고 있다.
코치K가 진정으로 원한 것은 또 한 번의 우승만은 아니었다. 파이널포에서 패한 뒤 듀크 선수들은 코트에서 뜨거운 눈물을 쏟아냈다. 코치K도 마지막 인터뷰에서 눈물을 보였다.
슈셉스키는 “내가 감독생활을 하면서 항상 시즌 마지막에 보고 싶었던 장면은 우리 선수들이 기쁨의 눈물이든, 슬픔의 눈물이든 다같이 우는 것이었다. 선수들이 모든 것을 쏟아냈다는 것을 알 수 있기 때문”이라며 눈물을 보였다.
이어 그는 “경기에 패한 뒤 라커룸에 갔을 때 선수들이 울고 있었다. 사실 내가 원한 장면은 아니었지만, 정말 아름다운 장면이었다. 우리가 얼마나 대단한 팀이고 내가 얼마나 선수들을 존경하는지 알 수 있었다. 선수들에게 ‘우리가 수비를 더 열심히 했어야 했어. 자유투를 하나 더 넣어야 했어’라고 말하고 싶지 않았다. 이기든 지든 함께 하자고 했다. 우리는 32승을 함께 했다”며 선수들에게 경의를 표했다.
이제 듀크대 감독직은 제자인 존 사이어 코치가 물려받는다. 그는 2010년 듀크대 주전가드로 활약하며 NCAA 토너먼트 우승을 이끌었던 코치K의 제자다. 사이어는 2014년부터 듀크대 코치로 부임해 지도자로서 스승의 모든 것을 물려받았다. 코치K는 코트를 떠났지만 듀크는 여전히 강하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더럼=서정환 기자 jasonseo34@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