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호가 수호했네" EXO 수호, 군백기 지나 다채롭게 물들일 'Grey Suit' [종합]
OSEN 연휘선 기자
발행 2022.04.04 16: 01

엑소(EXO) 리더 수호가 솔로 앨범 ‘Grey Suit’로 2년 만에 팬들 곁에 돌아온다. 
SM엔터테인먼트는 4일 오후 수호의 두 번째 솔로 미니앨범 ‘Grey Suit’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는 엑소 멤버 카이가 MC를 맡아 수호를 지원사격했다. 
수호는 2020년 3월 첫 미니앨범 ‘자화상’ 이후 2년 만에 선보이는 이번 앨범에서 전곡 작사에 참여하며 자신만의 감성을 담기 위해 노력했다. 이에 앨범에는 타이틀 곡 ‘Grey Suit’를 비롯해 ‘Morning Star(모닝 스타)’, ‘Hurdle(허들)’, ‘Decanting(디캔팅)’, ‘이리 溫 (Bear Hug, 이리 온)’, ‘75분의 1초(Moment)’ 등 ‘시간’을 테마로 한 6곡이 수록됐다. 

특히 이번 앨범은 수호의 소집 해제 후 첫 활동이다. 이에 수호는 “너무 보고 싶었다. 팬들이 너무 보고 싶었고, 대중 분들이 너무 보고 싶었다. 빨리 만나고 싶어서 소집해제한 날 12시부터 열심히 준비했던 것 같다. 데뷔 때도 떨렸지만 이건 또 새로운 시작이다. 어떻게 시작을 했는데 또 새로운 시작인지, 익숙해지는 구나 싶었는데 다시 새로운 시작이라 떨렸다. 또 저를 기다려주신 분들께 보답할 수 있는, 2년 동안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담은, 제 색깔이 많이 녹아져 있는 앨범이니까 많이 들어주시고 사랑해주셨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이에 수호는 “2년 동안 시간이 많았는데 그 시간을 바탕으로 작업했고 전곡 작사에 참여해봤다. 제가 복무 기간 중에 ‘모모’라는 소설을 읽었는데 그 책에서 영감을 받아서 작업해봤다. 시간의 중요성을 느끼면서 그 시간을 어떻게 앨범에 녹아내면 많은 분들이 공감하실지 고민을 많이 하며 작업했다. 소설에 회색 정장을 입은 신사들이 나오는데 그 신사들에 모티브를 얻어서 ‘Grey Suit(회색 정장)’을 떠올렸다. 사실 제가 ‘회색 정장’을 입지는 않는다. 그런데 2년 동안 제가 멤버들을 볼 때 여러 가지 활동도 하고 세상은 Full HD 컬러로 흘러가는데 나만 ‘회색 정장’을 입은 신사에 머물러 있는 것 같다고 생각했다”라고 밝혔다. 
정성껏 작업한 만큼 수호는 앨범 소개에 있어서도 신중을 기했다. 그는 “’모닝 스타’는 꿈에서 깨어나 재회를 기대하는 곡이다. 노래 인트로가 35초나 된다. 제가 복무 중에 꿈에서 콘서트를 하는 꿈을 꾼 적이 있다. 이상했다. 내가 사는 세상은 꿈에 있는데 현실은 아니었다. 그래서 역발상으로 지금 현재가 꿈이고 빨리 꿈에서 깨서 팬들을 만나고 싶다고 생각했다. 인트로 곡이라 제일 먼저 녹음했다.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이 곡을 제일 먼저 녹음하고 싶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허들’에 대해 수호는 “실제 도시 소음도 들어가 있고 눈을 감고 들어도 실제 상황이 보이게 작업했다. 허들이 장애물이지 않나. 시간이 장애물처럼 보였다. 이 시간을 뛰어넘고 싶다는 생각에 썼다. 제가 군복무 하는 동안 올림픽을 2개나 봤다. 그 중에 허들 뛰어넘기를 보는데 위험하기도 한데 그냥 달리는 것보다 장애물이 있으니까 격동적이고 더 집중하게 됐다. 그래서 제가 허들이라는 단어를 메모장에 적어놨다. 허들이 저한테는 시간이라는 생각에 작사를 해봤다. 이번 앨범에서 가장 신나고 비교적 가벼운 노래다. 타이틀과도 상반된 느낌이 많이 난다. 그래서 이 곡은 뮤직비디오도 촬영해서 7일에 공개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디캔팅'은 수호의 새로운 취미가 반영된 곡이었다. 수호는 “제가 2년 동안 새로운 취미가 생겼다. 와인을 마신다. 멤버들이랑 볼 때도 와인을 들고 가서 ‘이거 마실게’라고 한다. 와인을 공부하면서 ‘디캔팅’이 와인을 더 풍부하게 하는 작업인데 저한테 2년이라는 시간이 팬분들과 저 사이에 디캔팅처럼 서로에 대한 풍미가 더 깊어지는 시간이 아닐까 싶었다. 가사 중에 ‘I can’t deny’라는 부분이 있는데 ‘디캔팅’과 발음이 비슷하고 ‘디캔트’가 ‘de can’t’가 되는 것 같아서 작업했다. 가장 섹시하고 퇴폐미 가득한 곡”이라고 덧붙였다.  
그런가 하면 ‘이리 온’에 대해 수호는 “‘온’이 따뜻할 온, 한자다. 따뜻하게 안아주고 싶다는 뜻에서 써봤다. 이 곡 같은 경우 퇴근길, 하교길에 있는 사람들이 방황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은 적이 있다. 그런 분들을 한편으로 안아주고 싶다고 생각해 작사해봤다. 실제로 한 아이에게 불러주듯이 작사를 해봤다. 앞에 실로폰 사운드를 입혀서 조금 더 동화, 동요 같은 요소를 작곡가 분들과 이야기해서 넣어봤다”라고 말했다. 
마지막 수록곡 ‘75분의 1초’에 대해 수호는 “시계 초침 소리를 구현한 기타 사운드와 서정적인 멜로디가 돋보이는 락 발라드 곡이다. ‘75분의 1초’가 ‘찰나’라는 뜻이다. 불교용어로 가장 짧은 시간인데 콘서트 앵콜송도 지나고 마지막 피날레 때 느낀 감정을 가사로 써본 팬송이다. 이 순간은 항상 지나간다. 하지만 순간을 기억하려고 한다면 마음 속에 평생 이 찰나가 남을 수 있다는 뜻으로 팬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를 담았다. ‘사랑하자’라는 곡이다”라고 했다.
무엇보다 수호는 타이틀 곡 ‘그레이 수트’에 대해 “공허한 회색빛 시간을 지나 다시 만난 상대방을 통해 다채로워지는 감정ㅇ르 빛과 색에 빗대 표현한 곡이다. 클라이막스 수간에 수호가 ‘회색 정장’을 벗고 점점 다채로워지는 것으로 표현해서 작곡가 분과 작업해봤다. 앨범 기획 단계부터 제가 참여해서 정말 말하고 싶은 걸 담은 곡이다. 너무 뿌듯하고 자랑스럽다”라고 했다. 
2년 만에 소집해제 후 첫 앨범을 선보이며 부담도 있었을 터. 수호는 “부담은 사실 없다. 부담은 없고, 저는 제가 하고 싶은 음악을 할 수 있다는 것에 너무 행복했다. 2년 만에 제가 하고 싶은 말을 음악을 빌어서 전한다는 게. 그런데 하다 보니까 이걸 들을 팬들 마음을 생각하니까 갑자기 부담이 생겼다. 이번 앨범을 통해 사실 보여드리고 싶은 것은 수호만의 장르를 구축하는 게 보여드리고 싶은 모습이 아니었나 싶다”라고 말했다. 그는 “처음엔 하고 싶은 걸 하려고 했는데 하다 보니까 ‘뭘 더 좋아하시지?’라고 생각했다. 점점 저도 모르게 부담을 느끼고 있더라”라고 했다.
이어 그는 “1년 9개월이라는 시간이 저한테는 숙제였다. 이 시간을 어떻게 보내야 할지. 일기를 쓴 적도 있고 여러 가지 하고 싶은 말을 중구난방으로 썼다. 그러다 보니 ‘시간’에 집착했다. ‘시간을 어떻게 보내지?’라고 생각하다가 소집해제를 기다리면서 앨범을 어떤 식으로 만들어야 할지 고민하는데 2년 동안 하고 싶던 ‘시간’에 대한 테마를 잡으면 좋을 것 같았다”라고 했다. 
이번 앨범 작업 중 가장 신경 쓴 부분에 대해 수호는 “사소한 악기 사운드들에도 신경 썼다. ‘아’ 다르고 ‘어’ 다른 것처럼 똑같은 기타여도 하이 음역대가 담은 기타랑 로우 음역대 기타가 소리가 다르더라. ‘디캔팅’ 같은 경우도 하이 음역대 기타 소리가 나오니 잔이 찰랑거리는 듯한 느낌을 낼 수 있어서 디테일에 집착했다. ‘Grey Suit’에서는 처음에 잠긴 듯한 목소리로 녹음해서 디테일, 사소한 부분에 집중했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작업 만족도는 어땠을까. 수호는 “작사를 참여하면서 지난번에는 서른이 돼서 엑소 데뷔 후 10년에 대해 이야기해봤는데 이번에는 좀 2년이라는 시간에 대해 제 얘기를 하다 보니 고민을 많이 했다. 한 글자 한 글자 어떤 내용을 쓸지 고민을 하면서 힘든 시간도 있었다. 그렇지만 저랑 친한 분들도 계셔서 단어를 조합해서 만든 가사들이 무척이나 좋았다. 음악적으로는 앨범이 6곡이 나오니까 1번부터 6번 트랙까지 좀 유기적으로 담으려고 했다. 사람들마다 듣고 싶은 곡을 집어낼 수 있지만 1번부터 6번까지 듣기 마련이니까 유기적으로 이어질 수 있게 했다. 2번 트랙 아웃트로를 3번 트랙 작곡가 분들께 들려주면서 어울릴 법한 악기들을 찾아보는 식이었다. 책 한 권을 봐도 다 봐야 기승전결이 있지 않나. 그렇게 유기적인 앨범이니 1번부터 6번까지 다 들어봐 달라”라고 당부했다. 
그런가 하면 수호는 “쉬운 곡은 6번 트랙이었다. ‘75분의 1초’는 솔직히 제가 콘서트 때 했던 멘트, 멤버 얘기까지 포함해서 그걸 다 보고 일단 다 적었다. 거기서 이상한 말, 웃긴 말 빼고 진정성 있는 말들로 골라서 그 걸 추려놨다고 해도 됐다. 어려웠던 곡은 전부 다 어려웠다. 창작의 고통이 어려웠다”라며 멋쩍어했다.
수호는 “처음과 달라진 점은 제가 느끼기에도 성장을 했다는 거다. 엄연히 스스로만 느낄 수도 있는 건데 제가 뭐를 좋아하는 지 정확히 알게 됐다. 그 전에는 여러가지 음악을 듣고 저만의 재생목록이 있었는데 그 중에서도 제가 정말 좋아하는 것들의 공통점이 있더라. 1년 9개월 동안 음악을 많이 들으면서 정확히 제가 좋아하는 걸 표현할 수 있게 됐다. 그리고 제 색깔을 표현하는 건 ‘블루’라고 생각하는데 한편으로 우울할 수 있는데 그 안에 또 파도처럼 상쾌한 청량함도 담겨져 있다. 키워드를 꼽자면 ‘너 자신을 알라’, ‘수호 자신을 알다’ 같다”라고 자부했다.
더욱이 올해는 2012년 데뷔한 엑소의 데뷔 10주년으로 의미를 더하고 있다. 이에 수호는 “신기한 것 같다. 데뷔 초에 선배님들을 봤을 때 10년을 맞이하신 분들을 봤을 때 엄청 선배님이고 대단하고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 그런데 저희가 10주년을 맞이하니까 제 마음은 아직도 2년 차다. ‘으르렁’ 때 같다. 그런데 10주년이라고 하니 신기하고 믿기지 않는다. 저희가 10주년을 맞이한 건 오로지 ‘엑소엘(EXO-L)’이 있기 때문인 것 같다. 멤버들이 제 앨범을 듣고 ‘수호형 같은 음악 했네’라는 반응이 있었다”라고 했다. 
끝으로 그는 “ ‘수호가 수호했다’라는 말을 듣고 싶다. ‘수호스럽다’라는 말을 듣고 싶다. 성과는 누가 들어도 ‘수호 음악인데?’라는 말을 들을 수 있게 저만의 장르를 구축하는 게 행복이 아닐까 싶다”라고 했다. 
수호의 두 번째 미니앨범 ‘Grey Suit’는 오늘 오후 6시에 각종 음악 사이트에서 음원 공개된다. 타이틀 곡 ‘Grey Suit’ 뮤직비디오는 유튜브 SMTOWN 채널 등을 통해 동시에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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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SM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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