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이 먼저다” 12년차 수비형 레프트의 헌신, 대한항공 비상 이끈다
OSEN 이후광 기자
발행 2022.04.06 08: 21

그야말로 잘 때리고 잘 받았다. 대한항공의 수비형 레프트 곽승석(34)이 공수 맹활약 속 챔피언결정전 1차전의 ‘언성히어로’로 거듭났다.
대한항공은 지난 5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1-2022 V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전 KB손해보험과의 1차전에서 세트 스코어 3-1로 승리했다. 이날 결과로 3전 2선승제로 축소된 챔피언결정전 기선을 제압하며 2년 연속 통합우승까지 단 1승만을 남겨두게 됐다.
최다 득점자는 외국인선수 링컨 윌리엄스(31점)였지만 ‘진짜’ 영웅은 곽승석이었다. 공격에서 72.22%의 높은 공격성공률과 함께 팀 내 두 번째로 많은 15점을 책임졌고, 수비에서도 팀 최다인 서브 리시브 29개와 디그 13개를 기록하며 득점 1위 노우모리 케이타의 고공 폭격을 무력화시켰다.

대한항공 곽승석 / KOVO 제공

곽승석은 경기 후 “1차전이 가장 중요한 경기였는데 이겨서 너무 좋다”며 “코로나19 휴식기 이후 컨디션이 안 좋았는데 차츰 회복을 하면서 후반기부터 공격이 잘 됐다. 그 때 느낌을 생각하면서 했다. 다행히 잘 풀렸다”고 흡족해했다.
곽승석은 동성고-경기대를 나와 2010-2011 신인드래프트서 전체 1라운드 4순위로 대한항공에 입단했다. 곽승석 하면 떠오르는 키워드는 ‘살림꾼’이다. 데뷔 후 지금까지 줄곧 코트 내 궂은일을 도맡으며 동료들의 활약을 뒷받침했기 때문. 수비상 두 차례 수상(2011-2012, 2013-2014), 역대 6번째 수비 5000개 성공 등을 통해 그가 밟아온 커리어를 대충 짐작할 수 있다.
이날 케이타 봉쇄 역시 베테랑 레프트의 헌신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곽승석은 “서브 리시브가 잘 됐을 때는 케이타를 막기 어렵다”며 “대신 우리가 서브가 강한 팀이라 상대 리시브 라인이 흔들릴 때 3인 블로킹과 후위 수비로 막고자 했다. 모든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비결을 설명했다.
대한항공 곽승석 / KOVO 제공
고비 때마다 나온 귀중한 백어택 5개의 공은 세터에게 돌렸다. 곽승석은 “(한)선수 형은 한 쪽으로만 치우지지 않고 루트가 많다. 연습 때 많이 맞춰봤는데 오늘 유독 내게 공을 많이 줬다”고 말하며 웃었다.
대한항공은 이제 7일 의정부실내체육관에서 열리는 챔피언결정전 2차전에서 승리하면 2년 연속 통합우승이라는 대업을 달성한다.
다가오는 2차전 역시 대한항공이 믿는 구석은 경험이다. 1차전에서도 챔피언결정전이 창단 후 처음인 KB손해보험을 상대로 2세트부터 시종일관 주도권을 잡았다.
곽승석은 “그래도 우리가 경험을 더 했기 때문에 그런 부분은 조금 유리하다”며 “체력이야 우리도 상대도 모두 힘들다. 체력을 뛰어넘는 경기를 할 필요가 있다”고 힘줘 말했다.
언성히어로를 넘어 본인이 챔프전의 주인공이 되고 싶지 않냐는 질문에는 “그런 생각도 해봤는데 일단은 팀이 먼저 우승하는 게 목표다. 개인적인 건 나중에 생각할 일이다. 또 내가 주인공이 되고 싶다고 될 수 있는 게 아니다. 우승이 먼저다”라고 팀퍼스트를 외쳤다.
포스트시즌만 39경기에 나선 베테랑 역시 2차전에서 우승을 확정짓고 싶다. 곽승석은 “개인적으로 무조건 끝내고 싶은 마음인데 마음대로 안 되는 게 스포츠다”라며 “그래도 일단 무조건 2차전에서 끝냈으면 좋겠다. 나뿐만 아니라 누구든 그런 생각을 할 것”이라고 우승을 꿈꿨다. /backligh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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