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만에 FC서울 유니폼을 입은 한승규(27)가 자신을 따뜻하게 맞이해준 팬들에게 재치 있는 말로 고마움을 드러냈다.
한승규는 지난 6일 오후 7시30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강원FC와 '하나원큐 K리그1 2022' 8라운드 경기에 교체 출전해 1골을 기록, 팀을 패배 위기에서 구해냈다. 서울은 0-2로 끌려가다 나상호와 한승규의 연속골로 2-2 무승부를 거뒀다.
2020년 한승규와 서울은 첫 연을 맺었다. 당시 1년간 임대생 신분으로 서울 유니폼을 입고 뛴 한승규는 알토란 같은 활약과 남다른 팬서비스로 이목을 끌었다. 2년이 지난 2022년 서울로 완전 이적한 그를 팬들은 따뜻하게 반겼다.

강원전 후 취재진과 만난 한승규는 “오랜만에 상암에서 경기했다. 좋은 모습 보여드리고 싶었다. 흐름상 역전승을 거뒀어야 했는데 아쉽다”며 경기 소감을 먼저 전했다.
비긴 것에 대해선 아쉬움이 가득했지만, 팬들만 생각하면 고마움이 밀려드는 한승규다.
이날 한승규가 교체 투입되자 서울 팬들은 ‘벚꽃보다 기다린 한승규’라고 적힌 걸개를 내걸었다. 돌아온 한승규를 열렬히 반긴 것이다. 경기 종료 후 한승규는 팬들에게 인사하러 갔는데 역시나 걸개가 펄럭이고 있었다.
한승규는 “앞서 포항 원정 경기 때 걸개를 보긴 했다. 상암에서 보니까 색다르다”며 “팬분들이 많이 기다린 만큼 저도 좋은 모습 보여드리고 싶었다. (따뜻하게 맞이해주셔서) 감사했다”고 웃었다.
서울로 완적 이적한 후 드디어 첫 골을 터트린 한승규는 “상암에서 첫 득점을 신고하고 싶었다”며 “정신이 없어서 세리머니 생각은 많이 못했는데 팬분들은 많이 생각났다”고 말했다.

‘서울에 얼마나 오고 싶었냐’는 질문엔 “(전 소속팀) 전북 팬들에게 혼나지 않을까 싶다”고 운을 뗀 뒤 “나도 (서울 팬들을) 벚꽃보다 더 기다렸다”고 재치 있게 답했다.
그러면서 “서울에 있을 때 좋은 기억이 많았고, 집 같은 안정감과 반겨주는 기분을 느꼈다. 채찍질을 받을 때도, 칭찬을 받을 때도 있었지만 모두 그리웠다”고 고백했다.
2년 만에 신분 상승해 서울을 다시 찾은 한승규지만 최선을 다하고 싶은 마음은 과거와 현재 변함이 없다고 했다.
그는 “2년 전에 했던 말이 떠오른다. ‘임대로 팀에 합류했어도 서울에 소속된 선수라고 생각하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그때나 지금이나 (환경적으로) 많이 달라진 것은 사실인데, 과거 1년만 서울에 뛰었을 때도 팀을 아꼈다. (느끼는 건) 똑같다”면서 “이제 확실히 온 만큼 좋은 모습 많이 보여드리겠다”고 다짐했다.
현재 서울 상황이 좋진 않다. 한승규가 가까스로 강원전 무승부를 만들어 패배는 피했지만 7경기째 승리가 없다. 하지만 한승규는 긍정적인 미래를 내다봤다. 그는 목표를 묻는 질문에 “상위 스플릿에 진출해 ACL에 도전해보고 싶고, 서울을 원래 자리로 되돌려 놓고싶다”고 밝혔다. 물론 최대한 많은 경기에 출전하는 것을 0순위로 삼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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