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3월 일본전 0-3 대패는 ‘한국 사령탑’ 파울루 벤투 감독(53)에겐 힘들었던 기억 중 하나다. 하지만 꼭 나쁜점만 있는 게 아니었다.
벤투 감독은 지난 7일 오후 2시 파주 NFC(축구대표팀 트레이닝센터)에서 열린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결산 및 본선 조편성 관련 미디어 데이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벤투 감독은 지금까지 달려온 월드컵 여정을 돌이켜보며 그동안 하지 못했던 이야기를 풀었다.
![[사진] 일본전 대패 후 고개 숙인 한국 선수단 / 대한축구협회 제공.](https://file.osen.co.kr/article/2022/04/07/202204072100771761_624ed71be0c09.jpeg)
힘들었던 순간도 끄집어냈다. 벤투 감독은 “(지난해 3월 열린) 일본과 (친선)경기에서 0-3으로 졌을 때가 어려운 순간 중 하나였다”고 말했다. 한국이 한일전에서 0-3으로 진 것은 2011년 ‘삿포로 참사’ 이후 10년 만이었다.
뿐만 아니라 벤투 감독은 2차예선 레바논-북한전을 이겨내기 힘든 순간으로 꼽았다.
한국은 2019년 10월 평양 원전을 떠났지만 0-0으로 비겼고, 이어진 레바논 원정에서도 득점 없이 무승부에 그쳤다. 연속된 원정 무승부로 위기에 빠지기도 했지만 벤투호는 나머지 경기에서 승점을 쌓으며 2차예선을 조 1위로 통과했다.
이젠 웃으며 말할 수 있는 순간들이다. 벤투 감독은 “(앞서 언급된 힘들었던) 그런 순간들이 팀이 발전하는 계기가 됐다”면서 “(이런 것들이 쌓여) 팀 운영하는 방식에 믿음을 가지게 됐고, (최종예선) 조 2위로 본선을 빠르게 확정지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한국은 지난 1월 일찌감치 월드컵 본선행을 티켓을 따냈다.
![[사진] 미디어 데이에 참석한 파울루 벤투 감독 / 대한축구협회 제공.](https://file.osen.co.kr/article/2022/04/07/202204072100771761_624ed71c44d59.jpg)
더불어 최종예선도 돌아본 벤투 감독은 “전체적으로 좋았다. 마무리는 아쉬웠지만(아랍에미리트(UAE) 원정 0-1 패) 한 경기 때문에 예선이 좋지 않았다고 하긴 힘들 것”이라고 했다. 한국은 UAE와 최종전 패배를 빼곤 최종예선에서 단 한 번도 지지 않았다. 7승2무1패로 이란에 이어 조 2위로 최종예선을 마쳤다.
이제 카타르 본선 무대로 시선이 향한다. 4년간 한국을 지휘하며 산전수전을 다 겪은 벤투 감독은 이를 악물고 있다.
지난 2일 나온 카타르 월드컵 본선 조추첨에서 한국은 ‘포르투갈-가나-우루과이’와 H조에 묶였다.
벤투 감독은 "본선 무대가 그렇듯 어려운 조에 한국이 편성됐다. 본선에서 쉬운 조에 편성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 좋은 3개팀과 마주하게 됐다. 두 팀이 16강 진출에 가장 유리하단 평가가 있지만 우리도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해 경쟁할 것"이라고 했다.
위기를 극복하면서 팀 운영 방식에 확실한 믿음이 생긴 벤투 감독의 다짐엔 힘이 들어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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