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공기살인’에 출연한 배우 서영희가 코로나 팬데믹을 겪으며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들의 상황과 심경에 이전보다 더 공감하고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심경을 전했다.
서영희는 8일 오후 서울 이촌동 용산 CGV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공기살인’의 언론배급시사회에서 ”이 영화는 코로나19 직전에 촬영을 마쳤다“며 ”이전에 이런 상황을 겪어본 적이 없어서 (연기를 하면서 피해자들의 상황을) 흉내만 냈던 것 같다”고 털어놓으며 눈물을 흘렸다.
서영희는 이어 “코로나19를 2년이 넘는 시간 동안 겪고 영화를 보니, 지금 느꼈던 감정들로 이 연기를 했었다면 피해자들에게 좀 더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 싶다”며 “코로나19를 겪고 나니 더 이해가 돼 죄송하다”고 말했다.

이날 서영희를 비롯해 조용선 감독과 윤경호, 이선빈 등의 배우들도 울컥하는 심경을 감추지 못했다.
‘공기살인’(감독 조용선, 제공배급 TCO㈜더콘텐츠온, 제작 ㈜마스터원엔터테인먼트)은 봄이 되면 나타났다 여름이 되면 사라지는 죽음의 병의 실체, 더불어 17년간 고통 속에 살아온 피해자와 증발된 살인자에 대한 진실을 밝히기 위한 사투를 그린 영화다. 서영희는 가습기살균제로 인해 사망한 여자 한길주 역을 맡았다.
조용선 감독은 “이 영화를 만드는 데 6년이나 걸렸다. 가습기살균제 참사 사건처럼 (영화에도) 슬픔을 다뤄야 하나 싶었는데, 저는 분노를 담게 됐다. 이게 내 얘기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다”라며 “남의 이야기가 아닌 우리의 얘기다. 많은 분들이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한길주의 남편이자, 의사 정태훈 역을 맡은 김상경은 “실제로 저는 아들이 2명이 있다. 첫째가 6학년, 작은 아이가 6살이다. 둘째가 아이가 이제는 아버지가 하는 일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그래서 (배우로서) 부끄럽지 않은 작품을 내놓자는 생각을 하게 됐다”며 “관객들이 아이들과 함께 극장에 나오셔서 보셨으면 좋겠다. 부끄럽지 않은 영화라고 생각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영화 '살인의 추억', '1급기밀' 등 실화를 다룬 영화에서 활약해온 김상경이 원인 모를 폐질환으로 가족을 잃고 사건에 뛰어드는 정태훈 역을 맡아 진정성 있는 열연을 펼쳤다.
변호사 한영주를 연기한 이선빈도 “힘든 시기에 이렇게 극장 개봉하게 된 만큼 저희도 한 목소리를 내보자 싶다”며 “영화가 나오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저희가 잊지 말아야 할 이야기로 생각하고 많은 관객들이 봐주셨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밝혔다. 한영주는 한길주의 동생으로 언니 사망의 진상을 밝히기 위해 고군분투 한다.


이어 이선빈은 “극이 주는 몰입감으로 인해 (영화를 보시면서) 감동도 얻어 가실 수 있다고 자신 있게 얘기할 수 있다. 많은 분들이 오셔서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태훈의 아내이자 영주의 언니 한길주를 소화한 서영희는 마음을 다잡은 후 “이제는 사회적 거리두기도 풀리고 있는데 극장에 나오셔서 봐주셨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서영희는 사건의 발단이 되는 인물을 맡아 현실감 짙은 연기로 공감을 더했다.
마지막으로 가습기제조사 오투의 서우식 과장으로 분한 윤경호는 “따뜻한 봄날, 보기에 유쾌한 영화는 아니지만 그럼에도 이 영화는 꼭 극장에서 봐주셨으면 좋겠다”며 “무엇보다 극장이 활성화 됐으면 좋겠고, 우리도 하루빨리 마스크를 벗고 살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윤경호는 사건의 키를 쥔 서우식 역을 입체적으로 소화했다.
영화 ‘소원’ ‘터널’의 원작자로 알려진 소재원 작가의 소설 ‘균’을 원작으로 한 ‘공기살인’. 여기에 조용선 감독은 자료 조사와 철저한 검수를 거쳐 시나리오를 완성했다고 한다. 사회적 문제를 다룬 또 한 편의 영화가 될 전망이다.
‘공기살인’은 오는 22일 극장 개봉한다. 러닝타임 108분.
/ purplish@osen.co.kr
[사진] OSEN 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