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에 체력의 한계에 부딪혔다. '말리 특급' 노우모리 케이타가 그 동안 경험하지 못한 엄청난 고공폭격으로 KB손해보험에 첫 별을 안기는 듯 했으나 마지막 1점이 모자랐다.
KB손해보험 스타즈는 9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1-2022 V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전(3전 2선승제) 대한항공 점보스와의 최종 3차전에서 풀세트 접전 끝에 아쉽게 패배했다.
KB손해보험은 1차전 패배 이후 2차전을 승리하며 최종 3차전까지 끌고 왔으나 준우승에 머물렀다. 5세트 듀스 접전 끝에 21-23으로 패배했다.

케이타가 원맨쇼를 하다가 지쳤다. 21-21에서 케이타의 서브가 네트에 걸렸고, 21-22에서 후위 공격은 블로킹에 걸렸다. 지친 케이타틑 코트에 누워 잠시 동안 일어나질 못했다.
지난 2020-2021시즌 V리그 데뷔와 함께 남자부에 센세이션을 일으킨 그는 2년차를 맞아 한층 업그레이드된 화력을 선보였다. 지난 시즌도 활약이 돋보였는데 올 시즌 득점(1147점→1285점), 공격성공률(52.74%→55.51%), 서브(0.507→0.768)에서 다시 커리어하이를 쓰며 팀의 정규리그 2위를 이끌었다. 득점, 공격성공률, 서브 모두 1위였다.
한국전력과의 플레이오프를 거쳐 창단 처음으로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한 KB손해보험. 객관적 전력 상 지난 시즌 통합 챔피언 대한항공의 우위가 점쳐졌다. 국가대표 세터 한선수를 비롯해 MVP 정지석, 곽승석, 김규민 등 큰 경기 경험이 풍부한 선수를 다수 보유한 대한항공과 달리 KB손해보험은 경험이 부족한 철저한 언더독이었다. 특히 대한항공에 비해 토종 라인업의 뎁스가 현저히 약했다.

그러나 이 모든 예상은 케이타라는 한 명의 선수로 대등하게 접전을 펼쳤고, 우승의 문턱까지 갔다. 5세트 14-13에서 듀스를 허용해 결국 역전패 했다. 케이타는 챔프전 1차전에서는 27점-공격성공률 48.21%로 다소 몸이 덜 풀린 모습이었지만 2차전 35점-58.93%의 맹폭을 가하며 팀에게 봄배구 첫 승을 안겼다. 3세트 19-24에서 역전을 이끈 서브쇼는 이번 시리즈의 최고 명장면이었다.
마지막 3차전에서도 케이타의 존재감은 빛났다. 1세트 예열을 거쳐 2, 3세트에서 연달아 상대 코트를 폭격했는데 3세트 기록이 13점-공격성공률 92.31%에 달했다. 보고도 믿기 힘든 기록이었다.
케이타의 이날 기록은 57점. 언제나 그랬듯 양 팀 최다 득점을 책임졌다. 우승에는 실패했지만 케이타의, 케이타에 의한, 케이타를 위한 챔피언결정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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