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해피엔딩’을 꿈꿨다.
그리고 자신감 넘치는 모습이었다.
이날만큼은 흥을 자제하는 모습이었다. 신중했고 진중했다. 팀에서 막내지만 리더 같은 모습으로 동료 선수들을 이끌었고 흥분한 감독을 다독이는 모습도 보여줬다.



그런 그의 눈가가 벌겋게 달아올랐다.
그토록 바라던 우승에 단 1점이 모자랐다.
역대 한 경기 최장 경기 시간 177분을 기록한 대혈투. 9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1-2022 V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전 3차전은 치열했다.
KB손해보험 ‘말리 폭격기’ 노우모리 케이타는 오늘도 제 몫을 다했다. 아니 폭발했다. 말 그대로 원맨쇼를 펼쳤다.

하지만 5세트 듀스 접전이 계속되던 21-22에서 후위 공격이 대한항공 곽승석의 블로킹에 막히며 승리의 여신은 케이타를 외면했다.
대한항공의 우승 환호 속에 케이타는 한동안 코트에서 일어서질 못했다. 동료 선수들의 위로도 아무 도움이 되지 않았다.

모든 것을 쏟아부었기에 더욱 아쉬운 결과였다. 케이타는 이날 57점을 기록하며 역대 챔피언결정전 통산 한 경기 최다 득점 기록을 갈아 치웠다. 이전 기록은 2011년 삼성화재 가빈 슈미트의 53점이다.
또 역대 한 경기 최다 공격 득점 54점으로 2014년 삼성화재 레오의 52점을 넘어섰다.
후인정 감독과 팀 관계자의 위로 속에 코트에서 일어난 케이타는 또다시 코트에 누워 수건을 얼굴에 감쌌다. 챔프전 MVP 링컨이 다가와 위로를 건네기도.


마음을 추스른 케이타는 아쉬운 준우승 시상식을 마치고 V리그 고별전일지 모를 코트를 떠났다.
비록 가슴에 별을 달진 못했지만 챔프전 가장 빛난 별은 누가 뭐래도 케이타였다.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