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고성환 인턴기자] 벤투호 원톱 자리를 둘러싼 황의조(30, 보르도)와 조규성(24, 김천상무)의 경쟁이 뜨겁다. 파울루 벤투 감독의 고민 역시 깊어지고 있다.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공격수는 오랫동안 황의조의 독차지였다. 황의조는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 게임에서 맹활약한 이후 대표팀 붙박이 원톱으로 자리 잡았다.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 최종예선 전까지만 해도 36경기에서 14득점을 터트리며 득점력을 제대로 뽐냈다.
그러나 최근 황의조의 발끝은 좀처럼 불을 뿜지 못했다. 최종예선 8경기에 출장했으나 모두 무득점에 그쳤다. 지난달 29일 UAE와 경기에서도 결정적인 슈팅이 골대에 맞는 등 불운까지 겹쳤다.

소속팀인 보르도에서도 마찬가지였다. 2월 랑스전 득점 이후 6경기 동안 득점을 올리지 못했다. 다행히 지난 10일 메츠를 상대로 시즌 11호골을 성공시키며 반등의 계기를 마련했다. 이날 황의조는 세레머니 과정에서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황의조가 주춤하고 있는 사이 신예 조규성이 빠르게 치고 올라왔다. 조규성은 지난해 전북을 떠나 김천 상무에 입대한 뒤 빠르게 성장했다. 김태완 감독 밑에서 피지컬과 함께 다양한 전술적 능력을 끌어올리며 이른바 육각형 공격수로 탈바꿈했다.
대표팀에서도 금세 적응했다. 조규성은 지난해 9월 레바논을 상대로 A매치 데뷔전을 치른 후 어느새 벤투호에 녹아들었다. 최종예선 2경기에서도 넓은 활동 반경과 포스트 플레이 등을 선보이며 진가를 증명했다. 특히, 자주 눈여겨본다는 해리 케인(토트넘)의 플레이처럼 내려와서 공을 받아주는 플레이와 영리한 패스로 손흥민과 좋은 호흡을 펼치기도 했다.
K리그에서 활약은 더욱 뜨겁다. 최근 4경기 연속 득점에 성공하며 9경기에서 무려 7골을 터트렸다. 인천의 무고사와 함께 득점 공동 선두에 올라있을 정도로 뜨거운 조규성의 득점 감각이다.
자연스레 확고한 주전이었던 황의조와 백업 공격수였던 조규성 간의 구도 역시 흔들리고 있다. 이제는 조규성이 선발로 출전하는 것이 어떠냐는 말까지 흘러나온다. 손흥민과 황희찬, 권창훈 등 다양한 득점원이 있는 대표팀인 만큼, 여러 역할을 맡을 수 있는 조규성이 더 적합할 수 있다는 의견이다.
그럼에도 벤투 감독이 황의조의 득점력을 포기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황의조는 벤투호 출범 이후 13골을 터트리며 최다 득점자에 올라있다. 소속팀 보르도에서도 리그 11골을 기록하고 있어 벤투 감독의 고민은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과연 카타르 월드컵서 대한민국의 최전방을 책임질 선수는 누가 될지, 벤투 감독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한 원톱 경쟁은 이제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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