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성은과 봅슬레이 국가대표 강한이 ‘금쪽 상담소’에 나와 오은영에게 힐링을 받았다.
15일 전파를 탄 채널A ‘오은영의 금쪽 상담소’에서 첫 번째 게스트로 나온 김성은은 “안 좋은 일이 생기면 다 내 탓 같다. 저에게만 해당하는 게 아니라 제 지인들에게도 안 좋은 일이 생기면 다 내 탓 같다. 감정이 불편한 상황을 너무너무 무서워한다”며 심적으로 불안한 상황을 토로했다.
이에 오은영은 “의미 있는 관계에선 내가 이 상황을 핸들링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그걸 못하면 내 탓이라고 생각하는 거다. 안 좋은 일이 생기면 사람들이 자신을 돌아보고 반성한다. 반사하며 자신을 들여다보는데 김성은은 심하다. 자체는 나쁜 게 아니다. 바보 증후군이 있다. 내 마음 안에서 처리가 안 되면 괴로운데 자책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성은은 과거 시트콤 ‘순풍 산부인과’로 전국민의 사랑을 받았지만 그만큼 힘든 어린 시절을 보냈다. 이에 오은영은 “사람들의 방어기제 중 하나가 내가 바보였지 자책하는 거다. 그런데 그게 깊어지면 우울해지고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준다. 배역인 미달이와 본연의 김성은을 아직도 구별 못하나 싶다. 역할 속 인물과 나에 대한 분리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김성은은 “미달이를 만나기 전 난 정말 내성적이고 낯가림 심하고 소심함 끝판왕이었다. 5회 방송분을 3일 동안 촬영한다. 엄마한테 너무 힘들어 못하겠다고 했다. 네가 직접 감독님한테 가서 말씀드리고 와 하셨다. ‘내가 갑자기 빠지면 스토리가 어떻게 될까’ 생각을 했다. ‘좀만 더 힘내자’ 생각하고 그냥 갔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그는 “외모 평가를 많이 들었다. 지금 봐도 얼굴에 왜 뭘 했을까 후회는 된다. 인정하는 부분도 있지만 밑도 끝도 없는 악플은 기분이 좋지 않다”며 “미달아 너무 고생 많았다. 덕분에 내가 얻은 좋은 것들이 많아. 살아있는 한 그 감사함은 잊지 않을 거야. 하지만 나는 나로서의 삶을 살아가야 하니까 여기서 작별 인사를 하도록 할게”라며 눈물을 흘렸다.

이어 보육원 출신인 25살 봅슬레이 국가대표라고 자신을 소개한 강한은 “부모에게 두 번 버림 받는 나는 누구일까. 1998년 1월 태어나자마자 버림 받아서 20년간 보육원에서 컸다. ‘아이콘택트’에서 만날 기회가 생겼는데 안 나오셨다. 두 번 버림 받은 거다. 부모님은 어떤 사람이고 나는 누구일까 궁금하다”고 고민을 밝혔다.
이어 그는 “SNS로 엄마가 먼저 연락 줬다. 잘 자라줘서 고맙다고, 전화로 울기까지 했다. 그런데 불안하고 무서워서 ‘아이콘택트’에 못 나온다고 하더라. 알고 보니 엄마가 14살에 절 낳았다더라. 새로운 가정을 꾸려서 절 못 만난다고 했다. 먼 훗날 친구처럼 만나는 날이 오지 않을까 편지를 주셨다. 이후로 연락이 끊겼다. 번호도 바뀌었다”며 낳아줘서 고맙다고 뜻밖의 인사를 했다.
이를 본 오은영은 “원망이나 미움을 감당하기 어려웠을 것 같다. 그래서 어머니에 대한 고마운 마음만 표현하는 거다. 자연스러운 감정을 지시해야 혼란스러움을 해소할 수 있다. 어머니를 미워해도 괜찮다. 그런다고 본인이 나쁜 사람은 아니다. 부정적 감정을 인식하고 바라봐라”고 지시했다.
사실 강한은 괜찮지 않았다. 그는 “보육원 퇴소 후 자립하면서 어려움이 컸다. 흰 도화지에 가운데 점 하나가 된 느낌이었다. 정신과도 직접 찾아가서 약을 먹게 됐다. 갑자기 우울해지고 나쁜 생각까지 하게 됐다. 훈련 갈 때 한 달치 약을 받는데 다 먹고 죽을까 싶었다. 너무 힘들어서 유서를 쓴 적도 있다. 늘 갖고 다닌다”며 덤덤하게 유서를 꺼냈다.
“저는 언제 죽을지 몰라서 미리 유서를 써둔다. 이걸 읽고 있다면 난 아마 세상에 없겠죠. 사람들은 어린 나이에 잘 컸다고 하지만 난 너무 힘들다. 우울증, 불안장애, 공황장애 여러 증상이 한번에 찾아오면서 버틸 수가 없다. 이제는 떠나야 할 것 같아요. 여러분 인생에서 강한은 잊어 주세요”라고 적힌 유서를 보며 많은 이들은 충격에 빠졌다.
오은영은 “25년간의 외로움과 아픔이 얼마나 컸을까. 어린 나이에 겪어내기 힘들었을 것 같다. ‘너라는 생명체가 소중했다, 널 낳았는데 난 15살이었다. 미안하다’ 이런 얘기를 엄마한테 듣고 싶었을 것 같다. 그리고 닮은 얼굴을 보고 싶었을 듯하다. 하지만 본인이 자기 삶의 주체가 돼 인생의 뿌리를 잘 내려야 한다. 주변인으로 살아갈 땐 자기자신을 부정하게 되니까”라고 다독거렸다.
그리고는 “자존감, 자긍심, 감정 조절 능력 등 스스로 습득한 심리적 자원과 외부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외부 자원이 풍부하지 않다. 하지만 후천적으로 넓혀나가자. 내가 강한의 외적 자원이 돼 드리겠다. 결혼하게 되면 상견례 자리에, 결혼식엔 어머니 자리에 앉겠다. 마음의 엄마가 돼 드리겠다. 누군가와 의논이 필요할 땐 나한테 연락하라”고 말해 강한을 미소 짓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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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오은영의 금쪽상담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