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53회 그래미 어워드에서 최우수 연주음악편곡상 합창 부문을 수상한 '문명4' 주제곡 '바바 예투'는 대중들에게 게임에서 쓰이는 음악이 새로이 주목을 받는 계기가 됐다. 53년 그래미 어워드 사상 최초의 게임 음악 수상작이었기 때문이다.
'바바 예투'는 그 뒤로 한국의 지상파 방송이나, 라디오 프로그램, 합창단 공연 등 다양한 분야에서 쉽게 들을 수 있는 음악으로 자리 잡았다. 그래미 어워드 수상 이후에는 게임음악이 카테고리로 명시되면서 위상이 격상됐다.
과거 게임음악은 컴퓨터에 내장된 PC 스피커에서 나는 비프음이 전부이던 시절도 있었다. 이후 사운드카드와 외장형 스피커가 도입되고, 칩튠, FM 음원이나 MIDII 등 본격적으로 음악을 표현할 수 있는 기능들이 추가되면서 점차 활용의 폭을 넓히기 시작했다.

이후 대용량 CD롬의 등장으로 CD-DA 방식으로 녹음된 수록 음악의 게임내 포함이 가능해졌다. 압축 데이터 방식의 코퀄리티 음원도 등장하게 됐다. 최근 추세는 온라인 스토어의 다운로드 방식까지 등장할 정도로 눈부신 발전을 거듭해왔다.
한국 게임 업계에서 게임 음악은 굉장히 힘든 분야였다. 기획이나 프로그래밍, 그래픽에 비해 투자 우선 순위가 밀리는 경우가 많았다. OST는 고사 하고 '배경 사운드 트랙(BGM)' 조차 외면 받기 일수였다. 2000년대 이후에는 게임사들이 배경음악의 퀄리티를 신경쓰면서 게임 음악의 질이 현격하게 높아졌다.
OSEN은 게임 음악의 사운드 기획 전반에 대해 1999년부터 게임 음악 제작에 참여했던 창조공작소 신소헌 대표를 만나 들어봤다. 건축학도였던 청년 시절 그룹 사운드 음악에 빠져들어 음악에 입문했던 신 대표는 1997년 가요 음반의 프로듀싱과 작편곡을 했던 음악인이었다. 밀레니엄을 앞두고 게임산업개발원의 전신이라고 할 수 있는 한국게임종합지원센터 음향실에 입사하면서 음악인이 아닌 음악을 아는 게임인이 됐다.

2003년 시작된 대한민국 게임영상음악제에서도 총감독과 심사위원장을 맡았던 신 대표는 엔도어즈의 '군주' '타임엔테일', 에스이‘불멸의이순신’, 오투잼, DJ MAX, 한빛소프트‘탈’, 화랑’ 등 PC게임부터 모바일게임에 이르기까지 매년 최소 60타이틀에서 120여 타아틀에 달하는 게임에 음악과 사운드디자인 작업을 20여명 남짓 직원들고 함께 작업하고 만들어내고 있다.
신소헌 대표는 게임 사운드 기획을 게임 음악의 성패를 가르는 핵심 과제라고 설명했다. 게임 음악은 일반적으로 게임 개발의 50%~80%에 달하는 시점에 기획에 들어가게 되는데 게임 기획자, PM, 개발자들의 의견을 수렴해 작편곡을 담당하는 음악감독, 사운드 디자이너로 불리는 음향 감독, 성우녹음 디렉터들과 함께 호흡을 맞춰 게임 장르에 가장 잘 어울리는 음악을 만들게 된다고.
게임 음악이 눈부시게 발전하면서 게임 음악의 장르는 더욱 다양해 졌다. 오케스트라나 클래식 류의 음악이 삽입된 RPG 장르 뿐만 아니라 슈팅 게임의 경우 록과 일렉트로니카를 쉽게 들을 수 있다. 대전 액션 게임 장르의 경우에는 메탈 이나 전자음악을 접하게 된다. 스포츠 게임에서 들리는 현장음도 게임 음악의 일부다.
장르에 맞게 사운드에 영향을 주는 항목을 고려한다면 타켓 유저층의 나이나 성별, 게임의 세계관 정도. 짧게는 2주에서 한달, 길게는 반년에서 1년까지 게임 음악의 제작기간이 필요하다.
게임 음악을 제작하기 위한 가장 첫 번째 작업 과정이 바로 게임 사운드 기획이다. 게임에 필요한 사운드 디자인을 위해 가이드나 설명서를 만드는 과정인데, 신소헌 대표는 "기획 단계는 게임에 가장 잘 어울리는 완벽한 사운드 제작을 위한 필수 단계"라고 강조했다.
"유저층도 영향을 주는 주요 요소예요. 타켓의 나이층에 따라 여성향이냐, 남성향이냐를 가려야 해요. 그래픽이 10대 여성향인데 정물에 가깝냐, 귀엽게 그렸냐도 고려해야 해요. 정물이라면 실제 칼소리가 나야 하고, 귀엽다면 소리 역시 실제 칼소리가 아닌 귀여운 칼소리와 배경 음악도 훨씬 더 부드러워야 할 필요가 있죠."

이어 신소헌 대표는 게임 음악의 제작기간에 대한 설명도 덧붙였다. 10년 전과 비교해 예산의 증가는 큰 차이가 없다는 아쉬움도 전했다.
"또 다른 영향을 주는 게 제작 기간이랑 예산인데요. 제작 기간은 당연히 보통은 짧게 하는 경우는 2주에서 한 달 정도 걸립니다. 모바일 게임 캐주얼 게임 같은 경우는 급하게 하는 경우는 그렇고 길게 하는 경우는 6개월에서 1년까지 하는 경우도 있어요. 1년까지 하는 경우는 드물죠. 게임 음악은 게임 제작의 마지막 단계라 시간을 많이 주는 경우가 없어요. 3개월에서 6개월 정도 보통 그 정도 제작 기간을 가지고 있고요 그 다음에 예산인데요.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그렇게 크게 큰 차이가 없어요. 제일 중요하게 생각하는 곳도 있어요.(웃음)"
젊은 시절 대중 가요 프로듀싱을 할 정도로 실력있던 음악인 이었지만, 게임 음악을 접하면서 하룻 밤 15곡을 만들 정도로 일에 빠졌던 그는 어느덧 게임 업계에 발을 들인지 23년이 지났다. 신소헌 대표는 자신을 게임인이라고 소개하면서 게임 음악의 매력을 어필했다.
"이제는 제가 음악인이 아니라 게임인이라고 해야 할 것 같아요. 20년 넘게 게임 음악을 하다 보니 주변 지인들 조차 음악하는 사람 보다는 게임업계 분들이 더 많아요. 명함집을 보니 게임 업계쪽 분들 밖에 없어요(웃음). 실용음악과 강의를 나가서 큰 기획사 작곡가 선배들을 오랜만에 만났는데 그 분들이 나를 신기하게 볼 정도에요. 게임 음악, 게임 사운드 이펙트는 기획 프로그램 그래픽과 더불어 게임의 재미를 더하는 매우 중요한 요소 입니다. 아무 소리도 안나는 에니메이션을 관람하면 재미 없는것과 마찬가지죠.. 게임음아과 사운드 이펙트로 게임의 숨결을 불어넣고 살을 붙여야 유저들의 재미를 느낄수 있는 조작감 타격감등이 살아나고, 음악으로 게임의 전반적인 분위기와 암시 또한 전달 할수 있으니, 매우 중요하다 하다 하겠습니다. 그만큼 게임 음악과 사운드에 대해서 투자도 시간도 노력도 많이 할수 있는 .좋은 환경과 인식이 더 많이 좋아지기를 기대 해 봅니다." / scrapp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