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영(26·한국토지신탁)이 KLPGA(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 투어 시즌 2번째 대회에서 개인 통산 4번째 우승컵을 안았다. 겨울 내내 쉬지 않고 훈련한 결실을 시즌 초반에 거뒀다.
박지영은 17일 경기도 여주의 페럼클럽(파72/6,628야드)에서 마무리된 ‘메디힐-한국일보 챔피언십’(10억 원, 우승상금 1억 8,000만 원)에서 최종합계 18언더파 270타(64-68-69-69)로 우승했다.
2위인 이채은은 12언더파. 비교적 큰 타수차로 박지영이 우승을 거뒀다.

스코어에서 알 수 있듯이 이번 대회 박지영의 플레이는 압도적이었다. 1라운드부터 선두로 치고 나와 나흘 내내 한 번도 선두를 놓치지 않았다. 말이 쉽지 정말 하기 어려운 와이어투와이어 우승이다.
2015 시즌 신인왕으로 프로 생활을 시작한 박지영은 이번 우승이 개인 통산 4번째다. 2016년 S-OIL 챔피언스 인비테이셔널, 2018년 효성 챔피언십, 지난해 S-OIL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게 다다. 화려한 출발에 비하면 우승 기록이 단출하다.

그래서일까? 박지영은 지난 겨울 동계훈련에 주력했다. 대회를 중계한 SBS 골프와의 우승 인터뷰에서 박지영은 “동계 훈련을 쉬지 않고 했다. 1주일 내내 샷부터 퍼트, 웨지 정말 쉬지 않고 했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에서 박지영이 보여준 모습은 동계훈련의 연장처럼 보였다. 철저하게 자신과의 싸움을 펼치고 있는 모습이 중계 화면을 통해 확인됐다.
최종 라운드에서 박지영은 4번홀 보기로 시작했다. 불안감을 느낄 수도 있었겠지만 박지영은 “오히려 홀가분하게 다음 홀을 준비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추격자들과 타수차는 있었지만 자신과의 싸움이 시작됐다. 파3 8번홀 버디로 원점을 만든 뒤 13, 17, 18번 홀 버디로 ‘완결형’ 경기를 펼쳤다. 이날 나온 4개의 버디는 모두 보는 이들의 탄성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8번홀 5.7미터, 13번홀 4.6미터, 17번홀 4.9미터, 18번홀 6.2미터였다. 마지막홀에서 나온 버디를 지켜본 챔피언조 선수들은 기가 죽을 수밖에 없었다. 우승 퍼트도 제대로 할 수 없었지만 박지영은 지난 겨울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긴 스스로에게 주먹을 불끈 쥐어 보이고 있었다.

박지영은 “시즌 첫 우승이 비교적 일찍 나와 최대한 빨리 두 번째 우승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올해 창설대회인 ‘메디힐-한국일보 챔피언십’은 갤러리의 뜨거운 현장 응원 속에 열렸다. KLPGA 투어는 코로나19의 여파로 지난 두 시즌 동안 무관중으로 대회를 치렀다. /100c@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