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폭 미투 연예계"…'니 부모 얼굴이' 설경구x천우희, 2022년 꼭 봐야할 사회고발극(종합)[Oh!쎈 리뷰]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22.04.19 08: 50

 명문 국제 중학교 학생 김건우가 같은 반 친구들에게 얻어맞고 ‘빵셔틀’까지 하다가 이들의 이름을 적고 투신한다. 건우는 의식불명 상태로 호숫가에서 발견되는데 그가 임시담임 송정욱(천우희 분)에게 남겼던 편지에는 가해 학생 4명의 이름이 적혀 있었다.(*이 기사에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바로 변호사 강호창(설경구 분)의 아들 강한결(성유빈 분), 병원 이사장(오달수 분)의 아들 도윤재, 전직 경찰청장(김홍파 분)의 손자 박규범, 한음 국제중 영어교사(고창석 분)의 아들 정이든이다. 사회적으로 명성이 높고 돈과 권력을 쥔 이들의 부모는 자신의 아이를 범죄 피의자로 만들지 않기 위해 작당회의를 하고, 유명 로펌 변호사를 만나 소송을 준비한다.
세상을 등진 건우의 임시담임 송정욱은 교사직을 내걸고 양심 선언을 한다. 그녀 덕분에 결국 건우 엄마(문소리 분)는 아들의 죽음에 대한 진실을 알게 된다. 온 세상의 눈과 귀가 국제 중학생 투신사건에 쏠린 가운데, 접견변호사 강호창은 아들을 위해 마지막 방법을 쓴다.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감독 김지훈, 제공 폭스인터내셔널 프로덕션 코리아, 배급 마인드마크, 제작 더타워픽쳐스 폭스 인터내셔널 프로덕션 코리아, 공동제작 주식회사 리버픽쳐스)는 스스로 몸을 던진 한 학생의 편지에 남겨진 4명의 이름, 가해자로 지목된 자신의 아이들을 위해 사건을 은폐하려는 부모들의 추악한 민낯을 담았다. 학폭 피해 학생들의 아픔과 고통을 담으면서도, 학폭을 덮으려는 가해자들의 관점에서 풀어낸 것이다.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는 과거부터 현재까지 꾸준히 이어지는 국내 학폭 문제를 세상에 드러내 해결할 목적으로 만든 일종의 사회고발 영화다. 지난 2012년 열린 제5회 현대일본희곡 낭독공연에서 상연됐던 연극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 및 동명의 일본소설을 각색해 한국영화로 리메이크했다. 연출은 ‘화려한 휴가’(2007), ‘타워’(2012), ‘싱크홀’(2021) 등의 영화를 선보였던 김지훈 감독이 맡았다.
영화는 명문 남중에서 벌어진 학생들의 따돌림과 폭행사건을 낱낱이 묘사한다. 학생들에게 ‘학폭은 절대로 저지르면 안 되는 범죄’라는 경각심을 일깨우고 ‘피해자의 트라우마는 평생 지울 수 없다’는 메시지를 남길 수 있을 것이다.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가 기존 학교물과 다른 점은 학폭 가해자와 그들 부모의 이중적 태도에 집중했다는 것이다. 내 아이가 학폭 피해자라면 세상이 무너질 듯 오열하며 가해자들을 처벌하겠다고 나서지만, 막상 내 아이가 가해자였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얼굴을 바꾸고 철없는 아이들의 다툼이라거나, 상대 아이가 이상하다는 궤변을 늘어놓는다. ‘내로남불’ 부모와 이해관계에 얽혀있는 어른들의 이중성을 주제로 삼고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 지난해 국내 배우들 및 인기 아이돌 가수들의 학폭 가해자이슈가 불거져 경각심이 커진 만큼, 관객들이 관심을 갖고 영화에 반응할 것으로 보인다. 개봉은 이달 27일. 러닝타임 1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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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영화 포스터, 스틸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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