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훈 감독이 일본 연극을 리메이크해 영화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를 촬영한 것에 대해 “처음 (일본)연극을 봤을 때 생긴 정서는 분노였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김지훈 감독은 20일 온라인을 통해 진행된 화상 인터뷰에서 “(피해)아이의 영혼이 무너지는 순간이 제게도 전해지면서 마음 속에 분노가 일었다. 그 마음은 이 영화가 탄생한 원동력이 됐다. 영화를 마치고 5년이 지난 현재까지, 아직도 제 안에 분노가 남아 용광로처럼 가득 차 있다”고 이 같이 밝혔다.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제공 폭스인터내셔널 프로덕션 코리아, 배급 마인드마크, 제작 더타워픽쳐스 폭스 인터내셔널 프로덕션 코리아, 공동제작 주식회사 리버픽쳐스)는 스스로 몸을 던진 한 학생의 편지에 남겨진 4명의 이름, 가해자로 지목된 자신의 아이들을 위해 사건을 은폐하려는 부모들의 추악한 민낯을 담았다. 학폭 피해 학생들의 아픔과 고통을 담으면서도 학폭을 덮으려는 가해자들의 관점에서 풀어낸 것이다.

김 감독은 이날 “영화를 만들고 나면 그 감정이 해소될 줄 알았는데 영화를 만들고 5년이 지난 현재까지 분노가 남아있다”며 “원작을 봤을 때 학폭을 가해자의 시선에서 바라봤다는 게 신선했다. 항상 저는 권선징악을 꿈꿨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연출자로서는 (학폭 가해자의 시선으로 바라본다는 게) 곤혹스럽고 고통의 순간이었다”고 연출 감회를 전했다.
원작의 메시지가 강렬하고 탄탄해서 리메이크를 결정했다는 김 감독은 “저는 원작을 살리면서도 한국적인 정서를 반영해 이야기의 얼개를 풀어갔다”며 “서사로서 참신했던 것은 앞서 얘기했듯 가해자의 시선으로 (학폭을) 풀어냈다는 거다. 가해자의 시선에 공감하고 싶지 않았고 그들의 시선을 캐치하고 싶지 않았지만. 그 안으로 들어가는 데 시간도 오래 걸렸고. 가해자의 마음으로 들어가는 게 제가 이 영화를 풀어가는 키워드였다. 그 시간들이 굉장히 길었는데 그게 곧 피해자의 마음이라고 생각해서 이해해 보려고 노력했다”고 연출 방향을 설명했다.(인터뷰②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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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주)마인드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