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 부모' 감독 "日세이고 작가, 원작 신경쓰지 말고 피해자 아픔 전하라고"[인터뷰③]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22.04.20 15: 10

 영화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의 김지훈 감독이 일본 연극 및 소설을 리메이크한 것과 관련, “세이고 작가님이 '원작은 신경쓰지 말고 피해자들의 아픔을 전하라'고 하셨다”고 전했다.
김지훈 감독은 20일 오후 온라인을 통해 진행된 화상 인터뷰에서 “(하타사와) 세이고 작가님이 제 영화 ‘화려한 휴가’를 보시고 마음이 움직였다는 말을 전해들었다. 직접 들은 건 아니다”라며 이 같이 밝혔다.
김 감독이 각색 연출한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제공 폭스인터내셔널 프로덕션 코리아, 배급 마인드마크, 제작 더타워픽쳐스 폭스 인터내셔널 프로덕션 코리아, 공동제작 주식회사 리버픽쳐스)는 스스로 몸을 던진 한 학생의 편지에 남겨진 4명의 이름, 가해자로 지목된 자신의 아이들을 위해 사건을 은폐하려는 부모들의 추악한 민낯을 담았다. 원작의 내용을 살렸지만 한국적인 문화와 특유의 정서를 반영해 보는 이들의 감정을 끌어올린다.

이날 김 감독은 “세이고 작가님의 말에 제가 ‘감사하다. 원작에 누가 되지 않도록 하겠다’는 말씀을 전해드렸다. 원작이 워낙 좋았기 때문에 저는 한국적인 정서만 반영하려고 했다”고 각색 과정을 설명했다.
김 감독은 그러면서 “작가님은 제게 저만의 상상력을 더해, (학폭) 피해 학생들의 아픔이 잘 표현됐으면 좋겠다고 하더라. 그 말씀이 제게 하나의 힘이 됐다”라며 “(극중 피해 학생) 건우가 어떻게 망가져 가는지 그려내려고 했다. 저는 그 아이의 영혼이 어떻게 무너지는지에 포커스를 맞춘 거다. 어떤 분들은 참혹하다,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라고 하셨지만 연출자 입장에서 저는 한 아이의 영혼이 무너지는 과정에 집중하려고 했다”고 연출에 중점을 둔 부분을 짚었다.
학폭 사건에 대해서 과거 회상 장면으로 그리고 싶지 않았다는 김지훈 감독은 “저는 (학폭을) 현재 진행형처럼 보여주고 싶었다. 물론 학폭 장면을 촬영하는 건 연출자로서 다시는 하고 싶지 않고, 상상하고 싶지도 않다. 다시 하라고 하면 못 할 거 같다”면서도 “영화적으로 하나의 장면을 만드는 게 연출자의 몫이긴 한데 상황보다 중요한 건 (인물이 느낀) 감정이라고 생각했다. 제가 가해자, 피해자의 감정을 온전히 느끼려고 하고 그걸 화면에 온전히 담는 게 가혹했지만 반드시 완성해야 했다”고 밝혔다. 개봉은 이달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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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주)마인드마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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